콘텐츠 투자 늘었는데 게임 투자는 오히려 줄고 있다

  • 등록 2018-12-13 오후 5:18:05

    수정 2018-12-13 오후 5:48:00

△ 케이엔투자파트너스 박형택 이사 (사진: 게임메카 촬영)


최근 게임업계, 특히 중소 게임사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투자를 받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모바일게임이 뜨던 2010년 초반만해도 투자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렸지만 지난 몇 년 간 게임에 대한 투자가 말라붙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게임에 대한 투자는 정말로 줄었을까?

이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12월 13일 서울 홍릉 한국콘텐츠진흥원 인재캠퍼스에서 열린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에서 케이엔투자파트너스 박형택 이사는 산업별 벤처캐피탈 신규 투자 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게임 투자는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2014년에는 1,762억 규모였으나 2015년에는 1,683억 원,2016년에는 1,427억 원까지 떨어졌다. 하락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17년에는 1,269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올해 10월까지 집계한 게임 투자 규모는 1,060억 원이다. 박형택 이사는 “올해 연말까지 하면 1,200억 원 규모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을 보인다. 하지만 2014년에 1,700억 원 정도였던 게임 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라고 말했다.

△ 산업별 벤처캐피탈 신규 투자 현황을 보면 게임 투자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박 이사가 더욱 더 우려한 점은 콘텐츠산업 전체 투자는 늘어나는데 게임 투자는 줄어들고 있다는 지점이다 그는 “영상, 공연, 음반 쪽은 같은 기간 동안 점진적으로 투자 규모가 성장하고 있음에도 게임 투자는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 피부로 느꼈던 ‘게임 투자 감소’는 사실이었던 셈이다.

게임은 대표적인 수출 산업이다. 최근에는 ‘배틀그라운드’를 앞세운 블루홀이나 ‘검은사막’을 위시한 펄어비스가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주며 두 회사 모두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 중 펄어비스는 올해 코스피 상장에까지 성공했다. 또한 국내 게임 시장과 수출 규모도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다시 말해 게임산업 자체는 아직도 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게임 투자는 줄어들고 있는 것일까? 박형택 이사는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산업 기반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이사는 “매출과 수출은 늘고 있지만 게임업체와 종사자 수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여기에 셧다운제, 게임중독법, 1% 징수법 등 여러 부처에서 각종 규제가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 지난 몇 년 간 산업 기반이 약해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 다른 이유는 ‘게임’ 자체가 투자 시장에서는 애매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형택 이사는 “게임산업은 문체부가 예산 일부를 투자하는 ‘문화콘텐츠투자조합’에도 속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맡은 ‘디지털콘텐츠투자조합’에도 속한다. 여기에 재창업을 지원하는 ‘재기지원펀드’에서도 투자 대상으로 이야기되고 있으며 중소기업벤처부가 하는 중소기업 펀드에도 속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어떻게 생각하면 여러 군데에서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 어디에서도 메인이 아니다. 어느 쪽도 게임을 메인 투자 대상으로 보지 않는 양날의 검과 같은 모습이 있다”라며 “다만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정부가 참여하는 모태펀드 투자 재원 중 게임에 포커스를 맞춘 ‘게임산업 전문 출자 사업’이 2013년 후 5년 만에 부활했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 여러 군데에서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게임을 메인으로 한 곳은 많지 않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줄어든 게임 투자도 저예산 게임보다 100억 이상 예산이 들어간 대작에 더 많은 금액이 갔다. 게임업계와 마찬가지로 게임 투자에서도 양극화가 일어난 셈이다. 박형택 이사는 “게임 투자는 100억 이상 대작과 20억 미만 저예산 게임 제작사로 양분화됐다”라며 “투자되는 금액은 대작이 월등히 높다. 제작 예산이 100억이라면 20억, 30억 정도 투자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저예산 게임사는 5억 수준이다. 저예산 게임사에 투자되는 건수가 많다고 해도 금액은 절대적으로 적다”라고 전했다.

△ 게임 투자 경향을 보면 저예산 게임보다 대작에 투자금이 몰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앞으로도 게임 투자는 계속 감소할까? 박형택 이사는 앞으로는 투자가 조금은 활성화되리라는 희망이 보인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2017년에 펄어비스와 블루홀이 큰 성과를 보여주며 게임 투자에 대한 호의적인 시선이 생기고 있다”라며 “여기에 VR, AR,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을 비롯한 4차산업혁명이 디지털콘텐츠 가치를 증가시킬 기술로 평가되고 있는데 그 중심에 있는 게임이 가질 미래발전에 대한 비전은 좋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앞서 이야기한 신기술을 바탕으로 게임업체와 종사자 수 역시 2012년에서 2013년 수준으로 회복하리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영화를 비롯한 다른 콘텐츠보다 게임은 해외 수출에 유리하기 때문에 ‘게임 투자가 확대된다’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현재보다는 투자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보인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투자를 좀 더 쉽게 이끌어낼 수 있을 만한 팁은 없을까? 센트럴투자파트너스 박영찬 이사는 ‘지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영찬 이사는 “VC를 만날 때 우리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를 가지고 가야 한다. 매출, 이익, 거래액, 사용자 수까지 4가지 지표가 한 달에 3배수로 증가했을 때 한 분기 정도 성장률이 어느 정도인지 검증하고 이를 그래프로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센트럴투자파트너스 박영찬 이사 (사진: 게임메카 촬영)


팀 구성 및 플랫폼도 살펴야 한다. 박영찬 이사는 1년 이상 사업을 진행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5인 이상은 생존에 좋아 보이지 않는다. 게임 핵심 요소는 5명이면 충분히 만들 수 있기에 상용화 전에는 5명이 넘게 팀을 키우지 않는 것이 맞다”라며 “그동안 투자를 해보니 부분유료화 모바일게임은 생존에 부적합하다. 웬만하면 모바일을 하지 말 것을 권유하고 싶다. 짧은 시간에 돈을 끌어모으기는 좋지만 IP 파워가 없으면 오래 살아남기 힘들다”라고 밝혔다.

본 기사는 게임전문매체 게임메카(www.gamemeca.com)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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