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發 금리 인상론 확산…시장금리 이틀째 급등(종합2보)

여권이 띄운 부동산發 금리 인상론
'최후의 카드'까지 꺼낸 文정권 의지
고민 큰 한은, 인상론 에둘러 반박
"집값 안정만 겨냥해 정책 못 한다"
시장, 연내 인상 가능성 '프라이싱'
3년 금리 1.9% 후반…이틀째 급등
  • 등록 2018-09-14 오후 5:30:38

    수정 2018-09-14 오후 5:30:38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여권을 중심으로 부동산발(發) 금리 인상론이 퍼지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불을 댕긴 이후 시장에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한은 중립성 침해 논란을 모를리 없는 당·정이 ‘최후의 카드’ 금리를 직접 띄운 것은 그 자체로 정권 차원의 의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특정 자산가격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조정은 부작용이 크다는 게 정설이라는 점에서 우려도 없지 않다. 한은도 이를 들어 에둘러 반박하고 있다.

◇“집값 안정만 겨냥해 정책 못 한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14일 이른 아침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화정책이 부동산 가격 안정만을 겨냥해서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경기, 물가와 같은 거시경제 상황과 부동산 가격을 포함해 금융 안정에 주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기준금리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부총재는 “요새 경제 상황이 상황인 만큼 여러분들이 금리에 대해 말하고 있고, 그런 의견들을 잘 듣고 참고하고 있다”면서도 “특별히 거기에 구애받지 않고 중립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이 총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데 동의한다”는 인상 압박성 발언에 따른 것이다. 부동산발 금리 인상론에는 사실상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전날 부동산 대책 발표 몇 시간 전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이같은 언급을 했고, 이는 독립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월권 논란도 낳았다.

통화정책이 집값을 잡을 수 있는 지는 논쟁적인 이슈다. 통상 기준금리 인상은 ‘크고 무딘 칼’로 여겨진다. 무차별적인 통화정책은 여러 곳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큰 칼이지만, 한 곳을 예리하게 찌르는 날카로운 칼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은과 채권시장의 오랜 관측에 따르면 현재 연 1.50%의 기준금리를 한두차례 인상한다고 해서 서울 집값이 잡힐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서울 부동산을 안정시키려 금리를 올리면 오히려 지방 부동산이 나락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다. 한 금융권 고위인사는 “중앙은행이 부동산에 대응하려면 금리의 상단을 염두에 두지 말고 계속 올리는 식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 자체를 꺾어야 한다”며 “경기 침체를 각오하더라도 부동산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판단일 때나 가능한 정책”이라고 했다.

다만 완화적인 통화 기조가 길어지고 있다는 현실론도 없지 않다. 금리 수준이 낮다보니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금융 불균형이 커졌다는 지적은 다수의 금통위원들도 공감하고 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총량은 어느덧 1500조원에 달했다.

윤 부총재는 “통화정책이 완화적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주택가격을 포함해 여러 자산가격에 상승 요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자산가격 경로를 통해 통화정책이 작동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주택가격 상승은 (완화적인 통화정책 외에) 수급 불균형과 특정 지역 개발 계획에 따른 기대 심리 등이 다같이 작용한 결과”라고도 했다.

한국은행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이번달 추이다. 지난 13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성 발언 이후 금리는 급등했다. 이틀 만에 1.8% 후반대에서 1.9% 후반대로 레벨을 높였다. 출처=마켓포인트


◇‘최후의 카드’까지 꺼낸 文정부 의지

여권에서는 이날도 금리 인상론이 계속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금리 문제는 신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금리가 낮아 시중자금이 떠돌아 다니면서 투기적 수요에 집중되고 있어 금리를 인상해 유동성을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번 정부 대책으로 안 되면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야권에서도 비슷한 언급이 나왔다. 기재위 소속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은 CPBC 라디오에서 “금리가 너무 낮아 사람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어 금리는 약간 올려야 한다”며 “금리를 높이면 가계부채가 많은 우리나라는 가계부담이 커지는 딜레마가 있어 보완책을 잘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채권시장의 인상 경계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 총리의 압박성 발언 이후 이틀째 시장금리가 급등했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3.9bp(1bp=0.01%포인트) 상승한 1.96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1.98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고채 5년물 금리도 전거래일 대비 4.1bp 오른 2.127%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프라이싱(가격 반영)이 이뤄지는 것 같다”며 “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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