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경찰이 워마드 운영자만 체포 나선 이유

워마드 편파수사 반대 청와대 청원 반나절만에 6만 동의
워마드 운영자 비협조로 수사 지지부진.."음란물 방조"
“일베 운영진 수사 협조적…음란물방조로 보기 어려워”
박카스 할머니·선화여고 성폭행 예고 등 검거해 처벌
일베·워마드 폐쇄 요구도..방심위 "기본권 침해 우려"
  • 등록 2018-08-09 오후 2:46:15

    수정 2018-08-09 오후 3:38:48

지난 8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워마드 편파수사하지마라’ 청원글(사진=청와대 사이트 캡처)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사이트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 중이다. 지난해 2월 남자 목욕탕 불법촬영 사진을 게시하도록 방조한 혐의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경찰이 편파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반발이 거세다. 일간베스트 등 과거 문제가 됐던 사이트는 방치한 채 워마드만 수사하는 건 성차별이란 주장이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워마드 편파수사하지 마라’는 청원글에는 오후 2시 30분 현재 5만8252명이 동의했다.

◇ “일베 운영진 수사 협조적…음란물방조로 보기 어려워”

일간베스트와 워마드는 각종 혐오 게시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대표적 사이트다. 일간베스트는 혐오글이나 불법게시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이트의 원조격이자 단골 손님이다. 일간베스트는 △여성혐오 게시물 △세월호 유가족 폭식투쟁 조롱 △여아 희롱 △길거리 불법촬영 △반려견 수간 추정 사진 등을 게시해 물의를 일으켰다.

워마드는 일간베스트 미러링(상대방 행위를 따라 하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표방하고 있다. 최근 △천주교 성체 훼손 추정 사진 △성당 방화 예고 △남자아이 살해 예고 글들이 잇따라 게시해 말썽을 빚었다.

일부 여성들은 워마드와 일간베스트 모두 불법 게시물을 게시하고 있는데도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서만 강제수사를 벌이는 것은 편파수사라고 주장한다.

경찰은 일간베스트 운영진과 달리 워마드 운영자가 불법게시물 사건과 관련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을 뿐 편파수사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워마드는 서버가 미국에 있고 해외에 거주 중인 운영자도 경찰의 협조 요청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음란물유포방조죄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건 운영자가 방조한 증거 등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반면 일간베스트의 경우 서버가 국내에 있고 운영자도 불법 게시물이 올라오면 이를 삭제하고 회원자격을 박탈하는 등 어느정도 자정 노력을 하고 있고 수사에도 협조적이어서 음란물유포방조죄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찰은 일간베스트 운영진의 협조를 얻어 불법촬영물 등을 게시한 회원을 여럿 검거했다. 최근엔 ‘박카스 할머니와 성매매를 했다’는 글과 함께 노년여성의 주요 신체 부위가 그대로 노출된 사진 4장을 게시한 혐의로 20대 남성을 검거했다.

또 지난 2월에는 선화예고 학생을 납치 및 성폭행 하겠다는 글을 올린 30대 남성 일간베스트 회원을 검거했다. 해당 남성은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에 앞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모욕하는 글이나 합성사진을 올린 회원들을 체포하기도 했다.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 몰카 사건 피해자가 남성이어서 경찰이 이례적으로 강경한 수사를 한다고 주장하는 시위대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워마드, 운영자 비협조 불법게시물 수사 제자리걸음

반면 워마드는 운영자의 비협조로 인해 불법게시물 수사가 제자리걸음이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고려대 남자화장실 불법촬영 사진, 서울 구로 경찰서는 문재인 대통령 나체 합성사진, 서울 영등포 경찰서는 남성 누드모델 불법촬영 사진, 부산 동래 경찰서는 유치원생 남아와 천주교 성당 등을 대상으로 테러 예고 사건을 수사중이나 진척이 없는 상태다.

유일하게 검거에 성공한 게 홍익대 누드모델 불법촬영 사건이지만 이 역시 워마드와 별개로 현장수사에 힘입어 범인을 잡았다. 검찰이 워마드 회원인 여성모델 안모씨를 구속기소하자 남성 몰래카메라 범죄에는 관대한 수사당국이 여성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반발이 일었다.

페미니즘 단체 ‘불편한 용기’ 주최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가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수사에 착수하는 것 자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수사기관도 나름의 신빙성 있는 증거를 확보해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것인 만큼 혐의에 대해 억울한 점이 있다면 조사 과정에서 해소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사 착수하는 것 자체를 막는 것은 불거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 일베·워마드 폐쇄 주장도…“헌법상 기본권 보장 위배 우려”

사회적 물의를 지속적으로 일으키는 일간베스트나 워마드를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이트 폐쇄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일부 불법 게시물을 문제 삼아 사이트를 폐쇄하는 건 헌법이 명시한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할 수 있다며 조심스런 입장이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가안전과 사회질서, 공공복리를 위한 시민의 기본권 제한은 ‘필요한 경우에 한해’ 이뤄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방심위 관계자는 “일간베스트나 워마드 모두 상시·집중 모니터링 대상이어서 모든 게시물을 전수로 조사한다”며 “전체 게시물 중에 70% 이상이 유해하다고 판단되면 폐쇄 심의 대상이나 전체 게시물을 유해 게시물 비중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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