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말 뿐인 방위산업 진흥 정책…업계의 '절규'

  • 등록 2018-12-05 오후 5:23:55

    수정 2018-12-05 오후 5:23:55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 헬기가 미군 CH-47헬기로 물을 뿌려 만든 인공구름 속을 비행하며 체계결빙 테스트를 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이데일리는 최근 4회에 걸쳐 ‘방위사업 패러다임을 바꾸자’라는 주제로 기획기사를 연재했다. 취재 과정에서 느낀 방위산업계의 목소리는 절규에 가까웠다. 업체들은 ‘어렵다’ ‘힘들다’ 정도가 아니라 고사할 지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방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고 해외에서 인정받을 정도로 산업 기반도 튼튼하다. 그런데 방위산업체 매출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국내 상위 10개 방산업체의 2017년 국내 매출은 전년도 9조278억원에서 7조9924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수출 역시 2조5223억원에서 1조5200억원으로 급감했다. 제도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방위산업은 정부가 유일한 공급자인 동시에 유일한 수요자다.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방위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산업 진흥과 수출 활성화를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말 뿐이다. 제도를 바꾸고 실제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은 없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방위산업 정책이 규제와 감독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이 ‘방위사업감독청’ ‘방위사업규제청’으로 불리는 이유다.

최첨단 기술이 융합되는 무기체계는 개발과 운용 과정에서 성능 부족과 결함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를 모두 방산비리로 몰아붙이고 제재만을 가한다면 방산업체의 설자리는 없어진다. 도전적 시행착오를 통해 경험을 쌓고 역량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영화에나 나올법한 최고 수준의 무기체계(ROC)를 요구하는 것도 문제다. 그러면서 기간과 예산은 ‘쥐꼬리’다. 개발의 완성도를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 우여곡절 끝에 무기체계 개발에 성공했더라도 야전 운용단계에서의 결함은 결국 방산업체 책임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 사업인데도 지체상금은 업체 몫이다. 정부 당국과 업체간 소송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현재와 같은 획일적 저가 경쟁 입찰 방식은 무기체계의 부실화만 초래할 뿐이다. 무기체계별 시장 규모와 전략적 중요성 등을 감안해 선별적인 경쟁 체제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다. 경쟁 방식도 최저가 중심에서 성능·기술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정부가 업체의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원가를 검증하고 수익률까지 결정하는 현재의 구조 하에서 산업 진흥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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