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많던 ‘국립대 기성회비’ 폐지···등록금은 ‘그대로’

국회 본회의 기성회비 대체할 국립대학회계법 통과
기성회비, 대학회계로 통합 뒤 등록금과 같이 징수
국립대 등록금 인하 효과 없어 일부 학생들 ‘반발’
예산운영 투명성 담보할 재정위원회 설치는 긍정적
  • 등록 2015-03-03 오후 6:44:17

    수정 2015-03-03 오후 6:44:17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법원으로부터 징수 근거가 없다고 판결 받은 국립대 기성회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를 대체할 ‘국립대학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안(국립대학 회계법)’이 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납부하는 국립대 등록금에는 인하효과가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 국립대 국고·기성회비 ‘대학회계’로 통합

이날 통과된 국립대학 회계법은 일반회계와 기성회회계를 ‘대학회계’로 통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반회계는 국립대에 지원되는 국고로 구성되며, 기성회회계는 학생들이 낸 기성회비로 운영돼 왔다.

국립대 기성회비는 1963년 처음 도입됐다. 대학들이 재정난을 겪자 정부가 문교부 훈령을 제정, 이를 근거로 대학별로 기성회를 조직하고 회비를 거둘 수 있게 한 게 시초다. 이후 1999년 사립대에서는 기성회비가 공식 폐지됐지만 국립대에서는 오히려 몸집을 불려왔다.

2013년 기준으로 국립대 연 평균 등록금(399만원) 중 기성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2%(327만원)다. 수업료는 18%(72만원)에 불과하다. 국립대 예산 총액(7조8200억원)에서 기성회비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도 17.1%(1조3423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법원은 국립대 기성회비에 대해 “법적으로 징수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2012년 8개 국립대를 시작으로 모두 55건의 기성회비 반환청구 소송이 제기됐는데 법원은 기성회비의 징수근거를 인정하지 않았다. 관련 소송에는 41개 국립대 졸업생과 재학생 2만2000여명이 참여했다.

◇ 학생들, 승소에도 등록금 인하효과 못 거둬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국립대학 회계법은 그간 징수근거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온 ‘기성회비’를 명목상 폐지한 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기존에 부과하던 기성회비를 사실상 수업료와 통합해 학생들에게 고지하기 때문에 등록금 인하 효과는 없다. 국가의 재정투입을 확장하는 대신 문제가 되는 회계만 통폐합했기 때문이다.

이에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등은 지난달 24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기성회비를 합법화 하는 국립대학 회계법에 반대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대 기성회비 반환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음에도 등록금 인하 효과를 거두지 못한 데 따른 반발이다.

다만 대학마다 교내 재정위원회를 설치토록 한 점은 성과로 꼽힌다. 국립대 총장이 예산을 편성하지만, 재정위에 예산을 심의·의결할 권한을 줬기 때문이다. 재정위원회는 각 대학의 자체규정에 따라 12명 안팎으로 꾸려지는데 교수·직원·재학생 대표가 각각 2인씩 총 6명이 참여하도록 의무화했다. 위원회 구성 중 교수·직원·학생 위원이 50% 이상 참여하도록 규정해 국립대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 재정위 설치 의무화 대학운영 투명성 기대

기성회 소속 직원은 기성회회계 폐지에 따라 퇴직 후 대학회계 직원으로 신규 채용된다. 현재 전국 39개 국립대의 기성회 직원은 5536명이며 이 가운데 1942명이 정규직이다. 이들은 대부분 고용승계를 보장받지만 기존 기성회계에서 받던 급여보조성 경비가 사라진다. 이 때문에 정규직 기성회 직원의 경우 임금 삭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국립대 교직원의 경우 2013년부터 기성회비 수입에서 지급되던 급여보조성 경비가 모두 폐지돼 1인당 평균 1000만원의 연봉 삭감을 경험했다. 기성회 직원들도 이번 통과로 대학회계직원으로 편입돼 1인당 770만원의 연봉삭감이 예상된다.

◇ 성범죄 교원 징계시효 5년으로 연장

이날 국회는 국립대학 회계법 외에도 △대학도서관진흥법안 △유아교육법 개정안 △교육공무원법 개정안 △사립학교법 개정안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등 모두 10개 교육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가운데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은 성범죄 교육공무원의 징계시효를 기존의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한 게 특징이다. 사립학교 교직원도 성범죄 관련 징계시효를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성범죄 교원에게 피해를 입은 학생이 본인의 졸업이나 진로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제때 신고를 못한다는 지적을 고려해 징계시효를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유아교육법 개정안은 유치원비 인상률 상한제가 골자다. 대학 등록금처럼 유치원비 인상을 규제하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 사립유치원의 무분별한 유치원비 인상을 막기 위해 최근 3개연도 평균 물가상승률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치원비를 올릴 수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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