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바뀔 때마다 혁신 리셋" 쓴소리에 "공무원 일하는 방식 바꿔야"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 주제로 6개 부처 업무보고
이낙연 총리, 감사원 '적극 행정면책 제도' 확대 바람직
"혁신성장 성공, 기업가정신 발휘하고 정부가 도와야"
  • 등록 2018-01-24 오후 4:58:02

    수정 2018-01-24 오후 4:58:02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세종시 어진동 세종컨벤션센터에서 4차산업 혁명과 혁신성장을 주제로 열린 정부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정부와 민간이 함께 기업가 혁신가 정신을 함양해야 한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정부가 내버려둬야 성공한다는 얘기가 있다.” (박종한 카카오 모빌리티 이사)

24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 주제로 열린 2018년 정부업무보고에서 민간위원들은 격의없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민간위원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혁신이 리셋되어선 안된다”고 솔직하게 지적했고, 참석한 각 부처 장관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례답습에서 벗어나 혁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이날 업무보고에는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무조정실 6개 부처 장·차관과 청와대 반장식 일자리수석비서관, 홍장표 경제수석비서관, 하승창 사회혁신수석비서관,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 민간위원 9명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 공식사회 보신주의 타파.. ‘하얀 스케이트’식 혁신 주문

이 총리는 “공직사회의 전례답습주의와 보신주의 문화를 타파하지 않고는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에 접근할 수 없다”면서 공직풍토의 변화를 요구했다.

이 총리는 특히 “신임 감사원장님은 취임사에서 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다 생긴 잘못에 대해서는 면책하는 ‘적극 행정 면책’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시대의 요구에 맞는 감사정책 방향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의 언급은 신사업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를 받을 것을 우려한 일선 공무원들의 소극적인 자세가 기업의 사업 위축으로 이어져 혁신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2일 규제혁신 토론회에서 “공무원들이 신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다가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사후에 감사나 결과 책임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리는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이 성공하려면 기업인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고 정부가 그것을 도와야 한다”면서 “정부가 기업에게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은 바로 규제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하얀 스케이트’식 혁신을 통해 올해 3% 성장과 1인당 국민소득 3만2000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이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20~1930년대에 활동한 노르웨이 피겨 선수 소냐 헤니는 당시 관행이었던 검은 스케이트와 긴 치마 대신, 하얀 스케이트와 미니스커트를 입고 등장해 동계올림픽 3연패라는 기록을 썼다. 이후 파격적인 혁신을 뜻하는 말로 ‘하얀 스케이트’가 쓰이기 시작했다. 김 부총리는 “법을 고치기 전이라도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규제개혁을 하는 쪽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미래 신산업 규제, ‘법·제도-사례 접근’ 투트랙 혁파

정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미래 신산업 규제를 법·제도적 접근과 사례별 접근을 통한 투트랙(Two Track)으로 과감히 혁파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신산업 규제는 법·제도의 접근을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신산업과 신기술로 나온 제품과 서비스는 우선 허용하고 나중에 문제가 되면 규제하는 방식으로 법 집행 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신산업·신기술을 수용할 수 있도록 입법 방식도 포괄성·유연성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행정규제기본법 △정보통신융합법 △금융혁신지원법 △산업융합촉진법 △지역특구법의 규제 샌드박스 입법도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규제도 집중 혁파하기로 했다. 범정부 협의체를 통해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는 프로젝트의 규제 애로를 적극 해소하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가로막는 규제와 시장 진입제한, 소비자 편익을 저해하는 경쟁제한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국민생활 불편이 큰 분야를 중심으로 분야별 덩어리 규제를 정비하고 생활 속 국민불편 건의사항도 상시 접수·개선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 확대를 위해 하천수 사용허가권, 지구단위계획 변경 승인권 등 규제권한의 지방 이양도 추진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부담완화를 위해 규제 차등화를 추진하고, 생명·안전·환경 등 꼭 필요한 규제의 관리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총리는 규제 혁신을 위해 각 부처간 수시로 소통하고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베를린장벽보다 견고한 기존의 부처 간 칸막이를 그대로 두고는 융복합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없다”면서 “국무조정실과 경제장관회의의 사전조정 기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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