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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선로전환기의 고장이 애초 시공 초기부터 잘못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개통 이후 유지·보수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명확하지 않아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시공 주체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운영사인 코레일 사이의 책임 소재도 확연히 갈릴 전망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11일 강릉선 KTX 열차 탈선사고와 관련해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 전체회의에서 “현재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에서 사고 원인에 대해 아직 조사 중인 단계”라며 “다만 지금까지 자체 조사한 결과 선로전환기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로전환기는 열차가 다른 선로로 전환할 때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기기다. 분기기(선로전환기와 궤도를 바꾸는 역할)를 움직여 선로를 바꾸는 방식이다. 강릉선 KTX 탈선 사고가 난 분기지점 선로는 21A, 21B 두 개로 나뉘는데 열차가 진행하는 방향과 신호가 가리킨 선로 방향이 달라 어긋나며 탈선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장관은 “(사고 선로전환기)회선을 누가 언제 열어봤는지 기록이 있어 유지·보수 문제인지, 착공 상의 문제인지 구분될 것“이라며 ”다만 1년이 넘는 기록이다보니 이를 조사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토위 현안질의 전체회의에서는 KTX 강릉선 탈선 원인을 놓고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 간 미묘한 책임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정인수 코레일 부사장은 사고 원인에 대해 “탈선사고 원인은 선로전환기 표시회로선이 반대로 연결된 시공 불량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신호계전기실 단자 내 표시회로선 연결 오류로 인해 P21BD 정보가 P21AD로 표출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22일 KTX 강릉선 개통 이후 지금껏 사고가 없다가 이번에 고장 문제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정 부사장은 “철도 개통 이후 지금껏 두차례 선로가 밀착이 안되는 불일치되는 현상이 생겼지만 센서가 자동으로 인식해 선로를 밀착했다”며 “이처럼 일시적으로 장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복구되기 때문에 문제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번 사고는 장애가 자동으로 복구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선로전환기에 이상 기록이 뜬 패턴 등을 분석해 유지·보수 면에서 과실이 없는지 조사하는 한편 선로전환기 초기 설계나 납품, 설치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도 함께 들여다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