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세’ 손학규, 선거제 개편 관철 위한 단식 선언…승부수 통할까

“민주주의 위해 살아왔다…일흔 넘어 무슨 욕심 있겠나”
손 대표 측근 “끝장 보는 분…병원 실려갈 때까지 강행 우려”
밖에선 “쉽지 않은 싸움…대표 리더십 재평가 기회될 수도”
  • 등록 2018-12-06 오후 6:10:44

    수정 2018-12-06 오후 6:10:44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선거제 개편과 내년 예산안이 함께 갈 때까지 단식하겠다. 안된다면 저는 의회 로텐더홀에서 제 목숨 바치겠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6일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1947년생으로 올해 72살인 정치원로 손 대표의 단식 결정에 당 의원들은 만류했지만, 손 대표는 뜻을 꺾지 않았다.

손 대표가 단식투쟁이란 카드를 꺼내든 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제 개편 논의는 뒤로 미룬 채 내년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그간 손 대표는 내년 예산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편을 동시 처리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날 거대 양당의 합의로 선거제 개편 논의가 기약없이 미뤄질 것을 염려한 손 대표가 단식으로 관철시키려고 나선 셈이다.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니 올해로 정치인생 26년째인 손 대표는 과거에도 정치적 위기에 처했을 때 몇 차례 정치적 결단을 내린 적이 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현 한국당)을 탈당, 대통합민주신당(현 민주당) 창당에 합류해 대선에 도전했다 낙선한 그는 강원도 춘천 칩거를 택했다. 당적을 바꾼 데 대한 비난 여론에 직면했던 그는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2년여 뒤 정계 복귀의 부담을 덜어냈고, 민주당 대표로 재기할 수 있었다.

2014년엔 7.30 재보궐선거에서 경기 수원병에 나섰다가 패배하자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군의 만덕산에 들어가 칩거 생활을 했다. 지난해 10월 칩거생활을 마친 그는 국민의당 창당에 합류, 다시 한번 대선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번엔 선거게 개편을 위해 단식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꿈쩍 않고 있는 까닭이다.

손 대표는 “저는 민주주의를 위해, 민생과 평화를 위해 살아왔다고 자부한다”며 “정계 은퇴했다가 다시 나온 것도, 제왕적 대통제이 폐해를 극복하고 합의제 민주주의를 하자, 정치 구조를 바꾸자는 의도에서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오늘 야합은 민주주의의 부정”이라며 “의원 30명인 우리 당이 뭘 할 수 있겠나. 참담한 심정이다. 이제 나를 바칠 때가 됐다. 나이 일흔 넘은 제가 무슨 욕심을 갖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의 한 측근은 “함부로, 쉽게 이런 결정을 내리는 분이 아니다”라면서 “한번 결정한 뒤엔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 병원에 실려갈 때까지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측근은 “민주당과 한국당은 급할 게 없잖나”라며 “건강한 분이지만, 걱정”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손 대표의 과거와 달리 이번은 상대가 있는 게임에서 승부수를 던진 셈인데 쉽지 않은 싸움”이라며 “굉장히 넘기 힘든 도전을 하고 있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소수정당의 절박성은 이해가 가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개혁은 국민적 합의 과정이 부족하다는 반론도 있고, 예산안과 동시 처리는 시간상 촉박해 국민적 시각에선 투쟁 명분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손 대표가 바른미래당 대표로서 다소 유약한 리더십을 보여왔는데, 이제 결기의 리더십을 보이는 건 파격적”이라며 “손 지사 리더십의 재평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밖으로는 거대양당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해도, 안으로는 대표로서 존재감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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