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우려에도 제한적 원격의료 물꼬 튼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의료사각지대 중심 원격의료 허용 강조
복지부도 검토…의사협회 등 의료계 반발 커 19년간 논의 제자리
  • 등록 2018-12-20 오후 4:01:28

    수정 2018-12-20 오후 4:01:28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정부가 의료계 반발 등으로 제자리걸음을 지속하고 있는 원격의료 도입에 시동을 걸었다.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의료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도입할 계획이지만 이를 계기로 원격의료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제한적인 원격의료 도입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오지의 국군 장병이라든가 도서 벽지 주민, 원양어선 선원들처럼 의료 접근이 제한된 의료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먼저 원격의료를 도입할 수 있다며 원격 의료 규제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8월 여야 원내대표에 원격 의료에 대한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등 원격 의료 필요성에 대해 강조해왔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에 대한 원격의료를 검토하고 있다. 원격의료는 PC나 스마트폰 등 IT기기를 활용해 의사가 환자와 직접 만나지 않고 진료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 의료법상 원격 의료는 불법이다. 현재 의료법에서는 원격의료를 의사나 한의사, 치과의사 등 의료진끼리 자문을 구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제외한 의료 행위는 불법으로 규정한다.

정부는 그동안 원격의료 규제 완화를 꾸준히 시도했으나 매번 실패했다. 2000년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후 19년째 시범사업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의료법을 개정해 원격의료를 허용하기 위한 움직임이 세 차례 있었으나 국회에서 번번이 무산됐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가 의료사고에 대한 우려,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릴 수 있다는 걱정 등을 내세워 원격 의료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환자의 상태를 진료하고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의사가 환자와 대면해 진료하는 것이 가장 기본 원칙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원격의료는 국내 의료 산업 발전과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미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 여러 나라가 원격 의료를 도입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연평균 45%씩 성장하고 있다. 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원격 의료를 허용하면 전국에서 836만명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보다 편리하게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중증 장애인 등 역시 혜택을 볼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 사각지대에 원격의료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제도적 안전장치를 우선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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