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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은 늘었는데 이익은 37%↓..삼성전자만 60%↓
코스피 상반기 실적의 가장 큰 특징은 매출액이 전년동기와 비슷한 수준임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절반 가량 감소했다는 점이다. 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이 코스피 상장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보니 작년까지만 해도 반도체 덕분에 웃었다면 올해는 반도체 때문에 이익 감소폭이 더 커졌다.
한국거래소 등이 발표한 12월 결산 연결재무제표 기준 코스피 상장회사 574개사(642개사 중 금융업, 신규상장 등 68개 제외)의 상반기(1~6월) 매출액은 988조원으로 전년동기보다 0.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5조원, 37조원으로 무려 37.1%, 43.0%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실적악화 정도는 더 심각하다. 상반기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낸 679개사의 매출액은 582조원으로 2.4%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3조원, 30조원으로 44.3%, 39.5% 줄었다. 거의 절반 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세계 교역량 감소 등이 반도체 가격이나 국제유가 등 상품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며 “판매 물량보단 가격 쪽에 영향을 미치면서 매출액보다 영업이익률에 더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의 1등 공신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제외하면 매출액은 더 증가하고 영업이익 감소폭은 크게 줄어든다. 매출액(866조원) 증가율은 2.9%로 늘어나고 영업이익(40조원)과 순이익(25조원) 감소율은 각각 14.5%, 27.9%로 떨어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할 때보다 감소율이 절반 가량 줄어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작년 상반기 40조4500억원에서 올 상반기 14조8300억원으로 무려 63.3%나 급감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이들 회사가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6.2%에서 26.9%로 줄었다.
하반기 영업익도 20% 감소 전망..삼성전자 실적 회복은 변수
암울한 기업 실적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 3곳 이상 158개 코스피 상장사의 하반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7조5579억원으로 전년동기(72조8000억원)보다 20.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2년물 금리가 역전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데다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등으로 실적 추청치는 계속 하향조정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실적 감소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하반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보다 1조7400억원 감소했다. 기존 추정치 대비 3% 가량 낮아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업 실적 전망에 대한 신뢰도가 높진 않다. 이상재 팀장은 “기업 실적이 바닥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며 “실적 개선을 기대할 만한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그나마 4분기 중후반이나 내년 1분기쯤에는 역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완화되면서 영업이익 감소폭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