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덮친 시장]①이성적이라던 믿음의 붕괴‥시장을 덮친 공포

뉴욕증시 패닉..최대 낙폭 기록
공포지수 치솟아.."시장 급락 우려 투자자 많다"
한국시장도 동반 하락..공포 전염성 높아
달러·美국채·엔화·금 등 안전자산 선호 뚜렷
  • 등록 2018-02-06 오후 5:23:23

    수정 2018-02-06 오후 7:11:31

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주가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견고한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역대 최고치까지 오른 뉴욕증시를 향해 ‘비이성적 과열’이 아닌 ‘이성적 과열(rational exuberance)’이라며 칭송하던 장밋빛 낙관은 인간의 어리석음을 일깨우는 단어로 바뀌었다. 이유와 근거가 충분한 ‘이성적’ 상승장이라던 논리는 어느새 탐욕의 또 다른 단면으로 대체됐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하루 만에 1175.21포인트(4.6%) 하락한 2만4345.75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500포인트 급락했다. 하루 만에 지수가 이렇게 큰 폭으로 내린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최악의 폭락장인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때에도 하루 하락폭이 500포인트 정도였다.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가 ‘이성적’이란 수식어를 가려버렸다. 수수께끼처럼 오르지 않던 물가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자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은 닥친 현실이 됐다. 순식간에 공포가 시장에 퍼졌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이날 115.6% 급등해 37.32까지 치솟았다. 하루 상승률로는 역대 최고치다. VIX 지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급락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헤지를 많이 걸수록 지수가 높아지는 구조다. VIX 지수가 높아졌다는 건 시장이 급락할 것을 걱정하는 투자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공포는 전염성이 빠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의 변동성지표인 VKOSPI는 6일 39% 급등했다. 지난달 30일 이후 상승폭이 68%를 넘는다. 공포는 투매를 부른다. 코스피지수는 이날도 1.54% 떨어지며 사흘 연속 하락했고, 무서운 기세로 오르던 코스닥지수도 6거래일째 떨어졌다.

공포에 사로잡힌 투자자에게 위험자산은 가차없는 처분의 대상이다. 위험통화에 속하는 원화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원 상승한 1091.5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1098.6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11월21일(1099.9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다. 원화 가치의 하락은 특히 속도가 빠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신흥국들 중에서 시장 개방도가 높다”면서 “원화가 위험 선호 약화를 가장 빨리, 가장 많이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안전자산은 대접이 달라졌다.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강해지고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기축통화인 달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와 함께 확연한 상승 추세다. 6개국 주요 통화와 비교해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사흘 만에 1% 급반등했다.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미국 국채 가격도 큰 폭으로 뛰었다. 이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3.37bp(1bp=0.01%포인트) 하락한 2.7078%에 마감했다. 채권금리가 하락했다는 건 가격이 상승했다는 뜻이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값도 공포를 기반으로 상승 추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4월물 가격은 최근 5일간 0.2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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