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해 봉산탈춤보존회장 "탈춤에 대한 관심 반가워…풍자 함께 즐겼으면"

봉산탈춤 전수자…봉산탈춤보존회 이끌어
1970~80년대 대학가에 탈춤 붐…"지금은 거의 사라져"
"무형유산 보존·인력 양성 등 체계적으로 이뤄지길"
  • 등록 2022-12-01 오후 8:05:00

    수정 2022-12-01 오후 9:25:14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탈춤의 미학은 해학과 풍자예요. 시대에 맞는 풍자가 덧입혀져서 요즘 사람들도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성해 봉산탈춤보존회 회장은 “탈춤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반갑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의 탈춤’은 지난달 30일 모로코 라바트에서 개최된 제17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가 최종 결정됐다. 탈춤은 종묘제례, 판소리 등에 이어 한국의 22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 회장은 1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등재로 인한 일시적인 관심이 아니라 앞으로도 탈춤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성해 봉산탈춤보존회 회장(사진=봉산탈춤보존회).
한국의 탈춤은 무용, 음악, 연극의 요소가 모두 들어 있는 종합 예술로 평가받는다. 탈을 쓰고 노래하는 ‘가면극’에 가깝다. 부조리한 사회 문제나 도덕적 모순 등 어려운 주제를 해학과 풍자로 풀어낸 조선 후기 대표적 민중예술로 꼽힌다. 등장인물의 성격을 과장해 재미를 자아내면서도 화해의 춤으로 마무리한다.

“우리나라의 탈춤은 북청사자놀음, 양주별산대놀이, 고성오광대,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지역의 특색을 담은 언어와 춤으로 전승돼 왔어요. 가령 사찰이 많은 경기 지방의 탈춤은 파계승을 통해 승려들의 타락을 풍자했죠.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이나 동남아 지역에도 탈춤이 있는데 모두 자연발생적으로 탄생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어요. 이러한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것은 뜻깊은 일이에요.”

탈춤은 관객의 동조와 야유를 극적 요소로 활용한다. 사회성이 짙고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서 1970~80년대 대학가에서도 탈춤이 크게 주목받았다. 김 회장은 “1970년대 초 대학가에서는 학생들이 탈춤을 배우고 추는 등 일종의 붐이 일었다”며 “예전에는 대학마다 탈춤 동아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봉산탈춤’의 공연 모습(사진=봉산탈춤보존회).
‘한국의 탈춤’은 국가무형문화재 13개와 시도무형문화재 5개로 구성돼 있다. 국가무형문화재인 봉산탈춤은 황해도에서 추던 탈춤의 하나로 춤사위가 크고 활달하다. 몰락한 양반, 하인, 무당 등이 등장해 재담과 노래를 부른다. 익살과 해학을 통해 현실을 폭로하고 권선징악을 보여주기 때문에 누구나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옛말이 있어요. 옛 법을 새로운 것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뜻이죠. 최근 탈춤 기획 공연이 있었는데 춤을 추다가 탈을 벗고 이야기도 하는 식으로 창의적인 형식을 선보였어요. 젊은 관객들도 재밌게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시대에 따라 관객이 달라지기 때문에 공연 형태도 달라져야 해요. 원형 그대로의 전승도 필요하고 새로운 형태의 공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에요.”

봉산탈춤 이수자인 김 회장은 앞으로 탈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탈춤이 좋아서 계속 해왔지만 탈춤만 해서는 먹고 살기가 팍팍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관심도 불러일으키고 정부 차원에서도 무형유산 보존과 인력 양성 등에 제도적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봉산탈춤’의 공연 모습(사진=봉산탈춤보존회).
‘봉산탈춤’의 공연 모습(사진=봉산탈춤보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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