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평택 공장의 휴대전화 생산물량을 베트남 하이퐁과 브라질 상파울루 등지로 대거 옮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구광모 LG 회장 취임 이후 과감하게 단행된 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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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그간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 생산을 한국·중국·베트남·브라질 등 네 곳에서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 공장에서 인건비 등 각종 비용부담이 상승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고, 이에 결국 물량 이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측은 아직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노조 등에서 전해진 바에 따르면 6월 말 이후 평택공장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 인원 규모는 700여명 수준으로, 오는 26일 관련 설명회가 예고됐다. 희망퇴직 절차도 다음달 초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희망자는 청주나 창원 등 다른 지역 공장 이동을 신청할 수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의 부진은 계열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패널 제조사인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애플 아이폰 시리즈의 물량에 실적이 좌우된다. LG화학의 소형 배터리 사업 역시 LG전자보다는 외부 고객사의 물량에 의해 실적이 움직인다고 증권가는 해석한다.
‘16분기 연속 적자 전망’ 대외요인에 오너 결단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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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2016년 조성진 부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이후 원가 절감과 인력 재배치 등 경영 효율성 강화 방안을 추진해왔다. 권봉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 2월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MC사업본부 인력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이런 기조가 계속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과거 2~3년간 품질수준 개선, 제품이나 기술 플랫폼 정형화 작업을 하면서 예전에 많은 인원이 해야할 일을 적은 인원으로 가능하게 기반을 확보했다”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내부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시장 자체의 성장 정체 속에 직격탄을 맞은데다, 근로시간 조정과 급여 상승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점이 크게 작용해 결국 국내 공장 축소·철수로 이어지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LG그룹이 구광모 회장 체제를 맞이해 단행한 사업구조 재편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적자가 계속되지만 융·복합시대 중요한 요소로 포기할 수 없는 스마트폰 사업의 생존을 위한 결단이라는 해석이다. LG그룹에서는 구 회장 취임 이후 LG전자의 연료전지 사업 철수와 LG화학의 전자소재 사업 보강, 서브원 일부사업 매각 등을 진행한 바 있다. 특히 국내 생산공장 철수는 오너의 결단이 필요했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