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pick]화웨이 때렸는데…美농가 '의문의 일패'

저가 화웨이 장비 금지..美농가 통신망 비상
일부 美농민, 트럼프에 반기…내년 재선가도 '빨간불'
  • 등록 2019-05-20 오후 4:55:23

    수정 2019-05-20 오후 4:57:40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공격’이 미국 농가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CNN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두(콩), 옥수수, 밀 등 미국산 농산물을 겨냥한 중국의 보복관세 및 구매 주문 취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농가에 또다른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美농가 통신망…저가 화웨이 장비 일색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이 제조한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구체적으로 기업명을 거론한 건 아니지만 사실상 화웨이를 겨냥한 조치다. 그런데 엉뚱하게 미국 농가에 불똥이 튀고 있다.

AT&T, 버라이즌과 같은 미국 대형 통신사들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지만 농촌 지역에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들 지역에선 소규모 지역 통신사 또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는데, 주로 화웨이가 만든 저가형 송·수신기를 쓰고 있다.

CNN은 “농촌 지역은 화웨이가 만든 값싼 송·수신기에 의존하고 있다. 날씨 등의 이유로 기존 기기가 망가지거나 오작동을 일으켰을 때 새로운 화웨이 장비나 부품으로 구입·대체할 수 없다면, 농가 지역의 비용 지출이 크게 늘어나고 네트워크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화웨이 장비를 다른 회사 제품으로 대체하면 추가 비용 발생은 불가피하다. 화웨이 장비를 계속 쓰더라도 관세 또는 화웨이의 가격 인상 리스크에 지속 노출된다.

CNN은 “네트워크가 다운되면 (긴급 상황 발생시) 911에 전화조차 걸 수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사진=AFP)


美농민들 “더는 희생할 수 없다”…트럼프에 반기

미국 팜벨트(농장지대) 지역은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이다. 미국 농민들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경쟁자들을 압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믿고 그에게 표를 던졌다. 덕분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두·돼지고기를 많이 생산하는 상위 10개주 가운데 8곳에서, 수수 최다생산 10개주 중 7곳에서 각각 승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약속대로 무역전쟁 방아쇠를 당겼다. 주요 타깃은 중국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중국은 보복으로 맞섰고 미국 농업 분야가 가장 큰 피해를 봤다.

특히 대두의 경우 미중 무역전쟁 발발 전인 2017년까지만 해도 미국이 중국에 수출한 물량이 전 세계 대두 교역량의 60%를 차지했다. 단일 농산물 기준으로는 압도적인 규모다. 하지만 지난해 수출 물량은 전년대비 49% 급감, 반토막이 났다.

이런 상황에서 화웨이 때리기에 나선 미국 정부에 농민들은 또다른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세전쟁 피로감에 지칠대로 지친 미국 농민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만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내년 재선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대두 농장을 운영하는 존 웨슬리 보이드 주니어는 이날 CNN에 “농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그는 농민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옥수수와 대두를 경작하는 크리스토퍼 깁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해서 그에게 투표했지만, 그의 관세정책은 나를 비롯한 농민들을 해치고 있다”면서 “이제는 트럼프 열차에서 내리겠다”고 거들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애국주의(America First)는 나같은 사람, 아니 최소한 나에게는 ‘조용히 하라’는 식이다. 희생을 요구한다. 하지만 나는 결코 조용히 있지 않을 것이다. 내 사업과 가족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미국 대두협회의 존 헤이스도퍼 회장도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농촌 지역의 정서가 하루가 다르게 험악해지고 있다. 인내심이 약해지고 경제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관세부과에 따른 수개월 간의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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