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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미 협상 속도 내…2차 정상회담 조기 추진 의지
현재 중국에는 북미 협상의 ‘키맨’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북한의 대미 실무협상 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체류 중이다. 이들은 모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측과의 사전 협상과 조율 작업을 위해 미국으로 향하거나 제3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우선 김영철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고위급 접촉을 위해 17일 베이징을 경유해 워싱턴으로 향할 것이란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15일 먼저 베이징에 도착한 최선희 부상은 17일 오후 스웨덴행 직항 비행기 표를 산 것으로 확인돼 스톡홀름에서 미국 등과 1.5 트랙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6월 첫 북미정상회담 때도 회담에 앞서 뉴욕에서 만나 의제를 조율하는 등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최 부상 역시 비공개, 1.5트랙 접촉 등을 통해 북미간 의사를 타진하고 실무 소통을 담당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최 부상이 스웨덴 스톡홀름 회의에 참석할 경우 작년 8월 임명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처음 대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톡홀름 회의는 북핵 6자회담 참가국 당국자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1.5트랙 회의로 북한 대표가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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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비핵화-상응조치 합의…북미 정상 결단하나
미국이 북측의 제재 완화 요구에 대북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는 듯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북한 역시 협상의 진전을 위해 미국의 상응조치라는 전제 하에 선제적인 비핵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북측이 지난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상응조치를 전제로 한 영변 핵시설의 폐기·검증 등 일련의 조치를 내놨으나, 미국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동안 미국의 제재 완화 없이는 먼저 움직이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던 북한이 한발 나아간 태도를 보일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서두를 것 없다’는 태도였던 미국이 협상에 어떻게 임할 것인지도 이번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미간에는 워낙 불신의 골이 깊고 험하기 때문에 누구도 먼저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그것을 넘어서 합의를 이루는 순간 생각보다 (협의) 진전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고 봤다.
북한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로는 △동창리 엔진시험장 검증 △영변핵시설 동결 및 폐기, 검증 △ICBM 폐기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미국의 상응조치로는 △인도적 지원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종전선언 △관계정상화 등이 예상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답은 나와 있고 미국의 답이 나올 차례다. 서로 교환하는 것이니까 미국이 내놓는 것에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 보따리도 상응하게 동시 교환이 될 수가 있다”며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북미간에 대체적인 협의나 일정이 잡힌 것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