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PC방 살인’ 김성수, 어떻게 사형 면했나

法, 나이·전과·성장 등 배경과 대법원 양형기준 종합적 고려
유가족 측 "상해치사도 징역 45년인데 잔혹한 살인이 징역 30년밖에 안돼"
  • 등록 2019-06-04 오후 5:22:43

    수정 2019-06-04 오후 5:45:52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 씨가 치료감호소로 이동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2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양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법원이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피고인 김성수(30)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김성수가 반성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성장 과정에서 학교 폭력 등으로 우울감에 시달려왔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검찰이 구형한 사형을 선고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에 피해자 유가족 측은 “김성수에 대한 형량이 너무 적다”는 반응을 보였다.

法, “권고 형량 범위·유사 사건 판례 등 종합적 판단”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 이환승)는 4일 오전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열고 살인 혐의를 받는 김성수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공동폭행 혐의로 기소된 동생 김모(28)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80회 이상 흉기로 찔러 잔혹하게 살해해 극단적인 생명 경시 태도가 드러난다”며 김성수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판과정에서 범행을 인정한 점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면서 반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이 성장 과정에서 겪은 가정 폭력과 학교 폭력 등으로 인해 만성적 우울감과 불안 등에 시달려 온 점 △이러한 정신적 문제가 일부 이 사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 이유로 들었다. 이와 함께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 기준에 따른 권고 형량 범위와 유사 사건의 하급심 판례와 양형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다.

사형선고, 2014년 총기 난사 임병장이 마지막…“사형에 신중한 기존 판례 영향 미쳤을 것”

일각에서는 재판부가 김성수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기존 판례들에 비춰봤을 때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2014년 6월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총기 난사로 5명을 사망케 한 임 병장이 마지막이다. 임 병장은 국내에서 61번째 사형수로 알려졌다.

임 병장의 사형 선고 이후 3년 8개월 만에 일명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딸의 친구인 중학생 A양을 성추행하고 살해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결국 지난해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재판부가 사형 선고에 신중해진 이유는 국제 사회가 사형제도를 점차 폐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연합(UN)은 전 세계 국가들에게 사형제도 폐지를 권유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에서 사형제도가 존재하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뿐으로 전해졌다.

사형제도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고 법원의 잘못된 판결의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례로 8명이 사형을 당한 1975년 인혁당 사건의 경우 2007년과 2008년 재심에서 이미 사망한 피고인들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그러나 재판부가 “이번 사건은 사회 일반에 커다란 충격과 공포를 줬다”며 “유족은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줄 것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힌 것 치고 양형이 적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이번 사건은 원한관계나 치정, 보복 등의 범행 동기가 없었고 김성수와 피해자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는 점에서 대중에게 큰 충격을 줬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상가 한 가운데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수십 회 찌른 김성수의 잔혹한 살해 방식도 논란이 됐다.

피해자 유가족 측의 법률대리인 김호인 변호사는 “재판부가 김성수에 대한 선고를 내리기 전 동생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것을 보고 적은 형량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도 낮은 형량”이라며 “상해치사도 징역 45년을 받은 판례가 있는데 PC방 살인 사건은 잔혹한 범행임에도 그보다 못한 형량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