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제약 주권에서 배우는 클라우드 디지털 주권의 중요성

  • 등록 2018-09-18 오후 3:10:22

    수정 2018-09-18 오후 3:10:22

황재훈 연세대 경영학부교수
[황재훈 연세대 경영학부 교수]일부 선진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들은 자국의 제약산업 기반이 무너져 제약주권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제약산업 육성에 실패한 필리핀 같은 국가는 필수 의약품을 대부분 수입해 세계 평균치보다 15배 비싼 가격으로 구입한다. 지난 2009년 필리핀 내 필수 의약품 가격을 50% 인하하는 의무적 가격인하 정책을 실시하려 했으나 이또한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당시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에게 로비를 하면서 무마됐다. 때문에 필리핀 등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국내 학생들은 상비약을 챙기는 것이 필수사항이다. 자국에서 생산되는 약이 없고 전부 수입에만 의존하다 보니 조류독감·사스·메르스 같은 의료재난 발생 시 ‘타미플루’ 등의 필수의약품을 구하지 못해 수십명의 국민들이 희생됐다. 자국의 제약사 없이 제약주권을 지키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4차 산업혁명의 원유이자 토지 역할을 하는 클라우드 산업도 이와 유사한 위기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빅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이 서비스 활용해 국가와 경제 등이 돌아간다. 그러나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상위 사업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IBM 같은 외국계 기업이다. 국내 IT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삼성SDS나 SK C&C, LG CNS 같은 시스템통합(SI)업체들도 자체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지 않고, 외국계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해 파는 수입 도매상 역할을 할 뿐이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외국계 클라우스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국내 자체 클라우드의 경쟁력이 사라지게 되고, 필리핀 제약주권 사례와 같이 좀비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 페이스북코리아가 개인정보 유출 건과 관련된 국내 피해자 수가 약 8만5000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실태조사에 나섰지만 아직 이렇다 할 보상 계획 등이 없는 상태다. 전 세계적 파문으로 번진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있어 국내 이용자에게만 신속한 대처방안을 내놓을 리 만무하다.

드론,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의 근간이 되는 클라우드 산업도 이동통신망 같이 국가에서 기간산업으로 보고 안전장치를 두고 보호·육성해야 한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정부의 보호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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