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엔 투표용지 없다‥9억 유권자의 40일간 선거축제

11일부터 인도 총선 열려…5월 23일 개표
전자투표로 하루만 개표…뽑지 않을 권리도 인정
모디 총리 재선 여부 주목…여론조사는 NDA승 점쳐
  • 등록 2019-04-11 오후 6:24:17

    수정 2019-04-11 오후 11:24:41

△11일 인도 북쪽 지역 우타르프라데시에서 투표를 한 인도 여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인도 투표장에 들어가면 낯선 기계 하나가 눈에 띈다. 전자투표기(EVM·Electronic Voting Machine)이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버튼 옆에는 후보 이름과 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를 상징하는 도안이 그려져 있다. 유권자는 그것을 보고 버튼을 눌러 한 표를 행사하면 된다. 도안을 그린 이유는 아직 인도는 문맹률이 높아 글을 읽지 못하는 유권자를 배려하기 위해서다.

11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는 인도 총선에서도 EVM는 한몫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인도 총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참여하는 행사다. 13억 5000만 인구 가운데 18세 이상 성인남녀가 선거권을 가진다. 전체 유권자는 약 9억명, 투표소만 100만여곳에 달한다.

이날 첫 실시된 투표는 18일, 23일, 29일, 5월 6일, 5월 12일, 5월 19일 등 인도 전역에서 7번을 거쳐 진행된다. 개표는 5월 23일 단 하루이며 이날 차기 총리의 윤곽도 나온다. 9억명의 표를 하루 만에 개표 가능한 것은 바로 EVM을 사용한 전자투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EVM는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큰 시비 없이 활용되고 있으며 심지어 나마비아·부탄·네팔 등에 수출까지 한 인도의 발명품이다.

‘세계 최대(最大)이자 최고(最高)의 민주주의 축제’라고 불리는 인도 총선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눈에 띄는 것은 또 하나 있다. 바로 EVM 가장 아래쪽에 적힌 ‘NOTA’(None of the Above·찍을 사람이 없다)라는 문구이다. 정치권이 제대로 된 후보를 내지 못했다는 따끔한 질책이 담긴 의사표시를 투표지에 표기하는 것에 인도 정치권은 반발했다. 그러나 사법부가 ‘유권자의 아무도 찍지 않을 권리’를 인정하면서 2009년부터 명기됐다. 지난 2014년 총선에는 600만명이 NOTA에 표를 던졌다. 600만명의 회초리가 정치권에 가해진 셈이다.

지난 2014년 총선 투표율은 66%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투표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인 더한스인디아는 이날 투표지역인 우타르프라데시의 투표율이 투표 개시 4시간 만에 21%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수성에 들어가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그에 도전하는 라훌 간디 INC 총리의 얼굴이 10일 방강로르 한 상점에 전시돼 있다.[사진=AFP제공]
이번 선거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재선에 성공할 것인가이다. 인도 정당은 2019년 2월 말 기준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만 2143개가 등록돼 있을 정도로 종교·카스트·지역민족주의에 따라 난립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판세는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와 인도국민회의(INC) 간의 대결로 압축될 전망이다. 양당은 여러 정당과 연대해 국민민주연합(NDA)와 통일진보연합(UPA)로 세력 대결을 펼친다. 현재는 NDA가 하원 545석(대통령 지명 2석 포함) 가운데 340여석을 장악하고 있다.

2014년에는 BJP가 모디 총리의 개인기(Modi Wave)와 인도의 첫 수상 네루의 딸인 인디라 간디의 INC 사당화에 따른 염증으로 282석을 얻어 30년 만에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총선 사전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2014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이번에도 NDA가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로크니티 연구재단이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모디 총리의 재선을 지지하는 여론이 43%에 달했다. 이는 2014년 총선에서 NDA가 압승을 거뒀을 때 여론조사 결과인 36%보다도 7%포인트 높은 수치다.

모디 총리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그가 추진하는 모디노믹스의 연속성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모디 총리는 2022년까지 제조업 경제성장률(GDP) 기여율을 현재 16%에서 2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하에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화폐 개혁을 하고 해외 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대(對)인도 인수·합병(M&A) 투자 규모는 227억달러로 대중국 투자 금액(83억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8월 인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국기업의 적극적인 인도 투자를 강조하기도 했다.

과제도 만만치 않다. 취임 초기만 하더라도 인도경제를 새로운 경제로 끌어올릴 방법으로 각광받던 모디노믹스는 최근 들어 경제성장률 둔화와 4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실업률(6.1%), 농촌 경제 악화 등으로 공격받고 있다. 전임 정권에서 매년 3.6%에 달했던 농업 부문 성장률은 모디 총리 집권 이후 5년간 평균 2.5%로 떨어졌다. 인도 인구의 70%가 농업과 연계돼 있는 상황에서 이는 민심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블룸버그는 “인도 경제의 성장이 인도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번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도경제감시센터의 예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11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대다수 실업자는 가난하고 교육을 받지 않은 여성이었다.

2017년 12월 치러진 구자라트 주의회 선거에서는 BJP가 지난 선거보다 16석 떨어진 99석으로 신승을 거두면서 민심 이반이 실제로 확인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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