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잡기 나선' 사우디, 유가하락에도 재정지출 늘려

  • 등록 2018-12-19 오후 4:51:36

    수정 2018-12-19 오후 4:51:36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사진=AFP)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재정적자에도 내년도 재정 지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유가 하락에 부담이 크지만, 올해 초 도입한 시민 생계수당(cost-of-living allowances) 제도를 유지하는 등 각종 수당을 지급해 왕실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에 대한 지지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사우디 재무부는 2019년 예산안 내 정부지출 규모를 1조1060억리얄(약 331조7000억원)로 전년 대비 7% 확대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 9월 제출된 예산안과 같은 수준이다. 10월 이후 두 달 사이 국제유가는 40% 가까이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재정 지출 규모를 오히려 늘린 것이다.

사우디 왕실은 올해 1월부터 지급 중인 시민 생계수당은 물론 왕족수당, 공무원이나 군인에게 지급되는 연금 수당, 사회보장연금수당 등을 폐지하지 않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수당을 10% 더 주기로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사우디가 수당을 폐지하면 내년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이를 달성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진 상태다. 사우디 재무부는 이번 지출로 내년 재정수지적자는 GDP 대비 4.2%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결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왕실과 빈살만 왕세자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특히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해 빈살만 왕세자에 비난이 몰리고 있는 것을 의식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카슈끄지 사건에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책임이 있다고 비난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상원은 또 예멘 내전에 개입하는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중단할 것을 권고하는 결의안도 56 대 41로 통과시켰다.

터키 검찰의 발표에 따르면 카슈끄지는 지난 10월2일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그를 기다린 사우디 ‘암살조’에 의해 살해됐다. 그러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사우디 정부도 살해 사실은 시인했으나 누가 지시했는지는 입을 다물고 있다.

상원의 발표에 대해 17일 사우디 외교부는 “미국 상원의 결의안을 거부한다”며 “(이 결의안은) 근거 없는 주장과 혐의에 기반을 둔 것”이라면서 “사우디의 지역적, 국제적 역할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한편 최근 국제 유가는 두 달 새 40% 가까이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64달러(7.3%) 내린 46.24달러를 기록했다.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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