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유니콘 기업 삼성전자가 키운다

삼성 사내벤처 'C랩' 노하우 외부에도 개방
일반인도 1억원 지원..5년간 500개 발굴
"삼성, C랩 계기로 도전적인 문화 확산"
  • 등록 2018-10-17 오후 5:00:00

    수정 2018-10-17 오후 7:39:02

서울대-삼성전자 공동연구소에 위치한 C랩 팩토리에서 삼성전자 직원들이 3차원 프린터를 활용해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한국에서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기 위해 삼성전자(005930)가 팔을 걷어붙였다. 유니콘이란 빠르게 성장해 기업가치가 1조원에 이르는 스타트업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C랩’을 6년 동안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외부 스타트업에 전수하기로 했다.

◇외부인도 삼성전자 지원으로 창업하는 길 열려..15곳 선정

17일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발표한 경제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향후 5년간 500개의 사내외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200개는 삼성전자 내부에서, 300개는 외부에서 발굴해 국내 창업 생태계를 키운다는 복안이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이날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연구공원에 위치한 ‘서울대-삼성전자 공동연구소’ C랩 사무실에서 올해 삼성전자가 지원할 외부 스타트업 15곳을 발표했다.

15곳은 인공지능(AI)·헬스케어·가상현실/증강현실(VR/AR)·핀테크·로봇·카메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발됐다. 일반인 뿐만 아니라 대학생 창업팀도 2곳 포함됐다. 삼성전자가 외부 스타트업을 선발하기 위해 개최한 공모전에는 331개 스타트업이 몰렸다.

선발된 회사는 △원거리 물체를 원격으로 가상 터치해 움직임을 인식하는 ‘브이터치’ △스스로 학습해 발전하는 인공지능 API와 챗봇을 개발하는 ‘데이터리퍼블릭’△유아용 발달장애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두브레인’ 등이다.

삼성전자는 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뛸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선정한 스타트업에 1년동안 서울 우면동 삼성 연구개발(R&D)캠퍼스 공간과 1억원을 지원한다. 이번에 선발한 스타트업들은 다음달 입주해 삼성전자 회의실과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삼성전자 직원들이 디자인·기술·특허·세무 등 실무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CES·MWC와 같은 대형 글로벌 IT(정보기술) 전시회에 참가할 기회를 준다.

이재일 상무는 “유니콘 기업은 미국과 중국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한국에서도 한두 곳이 아니라 100개, 1000개의 유니콘이 나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가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삼성전자 공동연구소에서 사내벤처 C랩 진행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C랩 참여 직원 몰입도 높아..조직 전반에 ‘도전정신’ 확산

이달 말에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2개 과제가 독립(스핀오프)해 사업을 차린다. 독립하는 과제는 전기차를 자동으로 충전하는 자율주행 로봇 ‘에바(EVAR)’와 전신 마취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폐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호흡 재활솔루션을 개발하는 ‘숨쉬GO’ 두 곳이다. 지난 6년간 228개 과제가 C랩을 거쳤으며 삼성전자 직원 917명이 참여했다. 이가운데 34곳은 독립해 일자리 170개를 창출했다.

C랩 프로젝트는 2012년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문화를 회사에 확산하기 위해 시작했다. C랩 과제 가운데서는 삼성전자의 사업화와도 직결되거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과제도 등장했다.

저시력 장애인들이 더 잘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와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의 눈이 되어주는 소형 열화상 카메라 ‘이그니스’가 그 예다. 두 솔루션 모두 기존 1000만원을 호가하는 제품이 있었지만 C랩이 뛰어들어 100만원대 제품을 선보였다. 레저용 360도 카메라를 개발해 독립한 링크플로우는 보안용 웨어러블 카메라 시장까지 진출했다.

현업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C랩에 참여했다가 독립해버리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인력 유출이 아니냐는 시각도 일부에서는 제기된다. 하지만 C랩 프로젝트로 인해 조직 전반에 도전 정신이 확산됐다는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재일 상무는 “정해진 일을 잘하는 고(高)성과자 외에도 창의 인재가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현업 부서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자신이 낸 아이디어에는 2~3배의 몰입도를 보이는 인재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인재들이 삼성전자의 미래를 바꾸는 선봉장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C랩에 도전한 직원들이 1만명에 이른다. 남다른 도전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스핀오프하는 스타트업의 지분 15~25%를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투자한다. 다만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겠다고 계약서에 명시한다. 이재일 상무는 “나중에 삼성전자가 인수합병(M&A)를 제의할 수 있을 정도로 스타트업을 혁신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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