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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회담 실패, 2대 주주 이탈에 이어 회사가 대규모 전환사채(CB) 발행까지 결정하자 결국 물량받이가 된 것 아니냐는 우려다. 대규모 투자를 기대했던 짐 로저스는 현재 고작 2000주의 아난티 주식을 매입했을 뿐이다. 금액으로는 약 4000만원이다.
18일 아난티 주가는 전일 대비 1.7% 하락한 1만4850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CB 발행 공시의 여파로 전날 5%대 급락에 이어 이틀째 약세를 이어간 것. 아난티 주가는 지난 1월 23일 고점을 찍은 뒤 두달여 만에 반토막이 났다.
한때 2조5000억원을 넘어섰던 시가총액도 1조2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1조3000억원 이상의 시총이 증발하는데 석달이 채 걸리지 않은 셈이다. 짐 로저스 합류 이전까지만 해도 아난티 주가는 1만원 전후에 머물며 시총도 8000억원대에 불과했다. 이후 세계적인 투자자가 들어왔다는 소식에 주가가 단기간 3배나 뛰었지만 잇단 악재가 터지면서 주가 상승분을 지켜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아난티가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신규 리조트에 투입될 사업비가 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아직 투입해야 할 자금이 더 남았기 때문이다. 아난티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568억원에 불과하고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6억원에 그친다.
앞서 2대주주인 중국민생투자유한공사(CMIG)는 지난달 22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보유주식 1206만주(14.65%)를 처분했고 아난티 주가도 급락한 바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분을 팔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히다가 주가 급등을 이용해 돌연 차익 실현에 나서자 먹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난티 주가는 그 즈음 북미 간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끝나면서 크게 빠진 상태였다. 여기에 대규모 투자를 기대했던 짐 로저스가 약 4000만원 규모로 주식을 매수했다고 공시하자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더욱 커졌다.
그러던 중 이번에 대규모 자금조달 이슈마저 불거지자 주주들은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투자자는 “짐 로저스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는 격한 표현을 내놓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돌발 악재가 연거푸 터져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실망을 넘어 회사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