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신뢰성 `의문` 아시아나항공, 등급 강등 현실화하나(종합)

BBB- 투자적격 최하단 위치..하향시 1조 ABS 조기상환 트리거 작동
한신평·NICE신평, 등급 하향검토 와치리스트에 올려
충당금 이견 탓..재감사 결과 주목
  • 등록 2019-03-22 오후 6:33:09

    수정 2019-03-22 오후 6:33:09

아시아나 항공기.(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재은 이명철 기자]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아시아나항공(020560)의 등급강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아시아나항공항공 감사인인 삼일 회계법인은 감사의견 범위제한을 이유로 `한정`(비적정) 의견을 냈다. 이에따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아시아나항공을 오는 25일 관리종목에 지정한다. 매매거래는 26일에 재개된다.

신용평가사들은 감사의견 `한정`으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의 회계 신뢰성에 의문이 생기고 있다며 이날 일제히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을 등급하향 검토대상에 올렸다.

현재 `BBB-`로 투자적격 최하단에 위치한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1조원 수준인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조기상환 트리거가 작동해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회사측은 악화된 확정 결산 재무제표보다 `한정`의견으로 올해 결산까지 시간을 벌고자 한 의도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유가증권 상장 규정상 감사의견 `한정`을 받더라도 관리종목 지정 외엔 별다른 조치가 없다. 다만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 신평사, 발빠른 하향검토 대상 등재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이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영향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장기 신용등급은 `BBB-`, 단기 등급은 `A3-`다.

박소영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이날 아시아나항공이 공시한 2018년 결산 감사보고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한정’으로 표명되면서 회계정보에 대한 신뢰성이 저하됐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공시를 통해 “운용리스항공기의 정비의무 관련 충당부채, 마일리지이연수익의 인식과 측정, 당기 중 취득한 관계기업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 에어부산의 연결대상 포함여부, 연결재무정보와 관련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수석연구원은 “결산 재무제표상 영업실적과 재무상태가 회사측이 발표한 2018년 잠정실적 대비 큰 폭으로 저하된 만큼 외부감사인의 한정의견 표명과 더불어 아시아나항공의 회계정보 신뢰성에 상당한 의문을 제기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외부감사를 거친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459억원으로 잠정 실적(1289억원) 대비 830억원이나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25억원 흑자에서 12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잠정 2.1%에서 3분의 1수준인 0.7%로 추락했다.

이강서 나이스신평 수석연구원은 “2018년 결산 재무제표 감사와 관련해 ‘한정’의견을 부여한 데 따라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린다”며 “국내 2위의 대형항공사이나 국내외 경쟁심화로 장단기노선 전반에 걸쳐 사업 경쟁력 약화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1월 28회 이데일리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 현재의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워스트레이팅)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자료:한국신용평가
◇ 단기차입금 1.2조 여전히 `부담`..그룹 지원여력 `부족`

아시아나항공은 2017년 말 단기차입금 잔액이 2조원에 달해 유동성 우려가 불거졌고, 지난해 4월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회사측은 2018년 중 CJ대한통운 지분 매각(1566억원), 금호사옥 매각(2444억원), 항공기 선급금 반환(약 3000억원) 등을 통해 차입금을 전기말대비 9000억원가량 감축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순차입금은 3조368억원으로 2017년말(3조9310억원)보다 8942억원(22.7%) 줄어들었다. 순차입금은 2015년 4조3874억원을 고점으로 서서히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2017년말 720.2%에서 623.3%로 낮아졌고, 차입금의존도 역시 2017년말 56.9%에서 지난해 9월말 45.9%로 1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말 4.4%에서 9월말 3.5%로 0.9%포인트 떨어졌다.

이와 관련 차입금 절대규모는 줄었지만 질적 구성 측면에서 원리금 분할 상환 부담이 생기는 금융리스 차입금과 주요 노선의 현금흐름이 담보로 제공되는 유동화 차입금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박 수석연구원은 “만기구조가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단기성차입금이 약 1조2000억원으로 단기 상환부담이 높고, 유동화차입금에 대한 레이팅트리거(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BB+이하로 하락할 경우 신탁 조기지급 사유가 발생) 존재도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잠재적 부담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자산유동화증권(ABS) 잔액은 9843억원에 달한다. 회사채와 전환사채 등을 포함한 사채잔액은 1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이 수석 연구원은 “지난해 적극적인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차입금 규모를 줄였으나 미래 재무적 융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은 그룹내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룹 차원의 지원 여력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충당금 이견 커..악화된 감사보고서 보단 `한정`이 낫다?

코스닥 작은 기업도 아닌 유가증권 상장 대기업인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감사의견 비적정이 나온 것은 신(新)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외부감사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감사인측이 더 큰 충당금 규모를 반영하라고 요구하면서 이견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충당금의 경우 감사인이 요구한 추가 인식 수준이 900억~1000억원대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그동안 매년 인식해오던 충당금의 수준보다 과도하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감사보고서를 볼 때 회사와 충분히 협의할 수 있었음에도 ‘한정’ 의견이 나온 것은 재무구조 개선의 절박함을 방증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충당금이나 유무형자산 공정가치 손실 등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는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라며 “회사 입장에서는 감사의견 비적정 가능성까지 감수하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1조원에 육박하는 ABS의 조기상환 트리거 발생 등을 막기 위해 2019 회계연도 감사보고서 제출까지 시간을 벌려고 한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재감사를 통해 해당 사유를 해소함으로써 ‘적정’을 받겠다는 방침이지만 결국 기업의 회계 신인도에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한 회계학과 교수는 “정비충당부채나 마일리지 같은 항목들은 매년 해당 업체들의 회계 처리에 있어 이슈가 발생하는 항목들”이라며 “의견 불일치가 나타날 수 있음을 알고도 방치했다는 것은 결국 기업의 회계처리에 대해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신평사들은 향후 재감사에 따른 감사의견, 주요 재무제표 수치 변경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며 신용등급에 반영할 방침이다. 박소영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유동성 위험 확대수준과 유동성 대응 능력을 최우선순위로 모니터링하고 재감사를 통해 확정되는 영업 및 재무실적의 기존 수치대비 변동폭과 그 원인을 파악해 동사의 사업 지위, 수익, 이익창출력, 재무안정성 등을 전면 재검토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이데일리

  •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
  •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김형철
  •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