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위 혁신안 발표 "국가예술위원회로 확대 개편해야"

지난 정권서 블랙리스트 실행 기관 비판
민간위원 참여 '아르코 혁신 TF' 구성해
조직 및 사업 분야 총 23개 혁신의제 제안
"현장과의 소통 문제 함께 풀어나가겠다"
  • 등록 2018-05-24 오후 6:19:55

    수정 2018-05-25 오전 7:02:36

아르코 혁신 TF 위원장을 맡은 김기봉 예술위원이 2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집 다목적홀에서 연 ‘아르코 혁신안 공청회’에서 인사말과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 실행 기관으로 비판을 받아온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가 국가예술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예술위는 2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집 다목적홀에서 ‘아르코 혁신안 공청회’를 열고 지난 1월 발족한 ‘아르코 혁신 TF’를 통해 논의해온 예술위 혁신 방안을 공개하고 예술계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공개한 혁신안은 크게 ‘조직’ 분야와 ‘사업’ 분야로 나눠 총 23개(조직 분야 10개·사업 분야 13개)의 혁신 의제로 구성됐다.

매년 2000억 원 가량의 문예기금으로 예술인과 단체를 지원해온 예술위는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를 통한 검열과 지원 배제를 이행해 예술계의 신뢰를 잃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 1월부터 아르코 혁신 TF를 운영하며 혁신 방안을 모색해왔다. 김미도 연극평론가, 김상철 예술인소셜유니온 운영위원, 김진하 전시기획자, 김하은 문화예술대책위 공동대표, 문동만 시인, 민정연 공연기획자 등 6명의 외부 민간위원과 예술위 위원 4명, 사무처 직원 4명 등 총 14명이 TF에 참여했다.

이날 발표한 혁신안에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제도개선 권고안으로 제안한 ‘국가예술위원회’ 내용이 포함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예술정책 기능을 현장 예술인이 참여·결정하는 ‘국가예술위원회’로 이관하는 것이다. 현행 15명인 예술위 위원규모를 지역별·장르별·분야별 위원으로 대폭 확대하고 의결 권한을 지닌 대의원과 위원장을 선출하는 내용도 함께 담았다.

문체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새 정부 예술정책 중 일부 내용도 혁신안에 포함됐다. 예술위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위원장 호선제 실시와 함께 현재 문체부 장관에게 임명권이 있는 위원추천위원회 구성 권한을 예술위로 이관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고갈 위기에 처한 문화예술진흥기금에 대한 재원 확보를 위해 문체부의 단순수탁 및 지정교부 사업도 재정비하기로 했다. 블랙리스트로 문제가 됐던 심의제도도 혁신하기 위해 사후평가의 적극 활용과 심의 결과에 대한 메타평가 도입을 제안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문체부-예술위 간 수평적 협력관계 제도화 △예술위 정책 결정 과정 중 예술현장 의견 수렴 제도적 장치 마련 △지원절차 및 정산서류 간소화 △장르·분야별 최저임금 및 공정단가 기준 마련 등을 혁신안에 담았다.

예술위는 지난 17일 블랙리스트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으나 예술가들로부터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공청회에서도 블랙리스트에 대한 예술위 위원과 직원들에 책임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TF에 참여한 나종영 예술위원은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의) 거취를 밝히기는 아직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이 혁신안이 백퍼센트 받아들여질 수 있도로 환골탈태의 자세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송형종 예술위원도 “어떻게든 혁신안을 실현시키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아르코 혁신 TF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현장 의견을 반영해 최종 보고서를 6월에 열릴 위원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문체부와 협의를 거쳐 혁신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혁신안 모두가 실제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문체부가 국가예술위원회 신설 대신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한국예술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상황이라 향후 진통도 예상된다.

아르코 혁신 TF 위원장을 맡은 김기봉 예술위원은 “예술 현장 없이는 존재할 이유가 없는 예술위가 현장과의 관계를 끊은 것이 바로 블랙리스트 사건”이라며 “지금 예술위의 위기는 예술위 스스로 불러들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사과는 잘못에 대한 솔직한 인정과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응당한 징계와 처벌이라는 현장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현장과의 소통이라는 과제를 예술계 현장도 함께 풀어나가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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