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기업평가는 웹세미나를 통해 두산그룹의 크레딧 이슈를 점검했다. 두산그룹의 신용도를 좌우할 두산중공업이 신규수주 부진과 주력사업인 석탄발전과 원자력의 매출 감소로 실적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김동혁 한기평 기업본부평가3실 수석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6년 이후 수주잔고 감소 추세를 이어왔다”며 “지난 2016년까지 2조원 가량을 유지했던 석탄발전 매출은 2017년부터 감소해 2조원을 밑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석탄발전과 원자력 발전설비용용량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1%도 채 안되며, 국내의 경우에도 2023년까지 성장률이 3% 수준에 마무를 전망이다. 그마저도 신규발주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이후 신고리 원전 공사가 마무리되면 원자력 매출은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더불어 수익성이 좋은 원자력 매출 감소는 영업이익 감소를 가속화할 수 있다.
해외 원전 수주 전망도 불투명하다. 김 연구원은 “영국에서의 원전 수주는 장기 지연될 전망이며, 인도에서도 내년 이후로 연기될 것”이라며 “단기간내 해외 원전 수주는 어려워 보일뿐더러 수주가 이뤄지더라고 양호한 수익성을 내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5월 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우선주를 제외하면 5400억원 규모로 여기에서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3000억원을 제하면 실제 유입되는 자금은 2000억원 규모다.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187.8%로 추정되는 부채비율은 155.9%로, 차입금 의존도도 39.0%에서 35.4%로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올해 유상증자를 통해 다소 개선되는 재무구조가 내년에는 실적 부진으로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김 연구원은 “내년 이후 영업실적 저하로 차입금 의존도는 다시 상승 추세를 보여 40%를 웃돌 전망”이라며 “내년부터 스텝업 조항이 시작되는 373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도 감안할 경우 차입금 의존도는 보다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또 매출 감소에도 미청구공사가 증가하고 있으며, 매입채무 증가가 지속되고 있고 1000억원에 불과한 시가총액 대비 여전히 높은 두산건설의 장부가치(9000억원) 등이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는 진단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업황 고점이 지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올해에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굴삭기 수요 감소가 제한적이며, 구조조정으로 이익기반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14년 6조원이 넘었던 차입금을 지난해 말 기준 4조2688억원으로 줄였으며, 장기채 발행 증가로 상환부담도 축소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재무구조 개선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나, 계열사 지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실적 및 재무구조 전망이 좋지 않아 계열사 대부분 2년 내 등급하락 요인을 터치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적인 노력이 없다면 신용등급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