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학계, `제로페이` 향해 십자포화…"문제투성이"

이경전 경희대, 교수 9일 은행회관서 추계학술대회 주제발표
"제로페이, `수익모델 부재` `QR결제 쏠림` `게이트키핑`"
  • 등록 2018-11-09 오후 5:00:00

    수정 2018-11-09 오후 5:00:00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신용카드학계가 내달 중순 시범운영을 앞둔 ‘제로페이’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경전(사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대책과 카드산업 이슈’를 주제로 열린 ‘2018 한국신용카드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제로페이를 ‘총체적 실패’ ‘문제투성이’로 규정했다. 제로페이는 QR코드를 활용한 계좌이체 방식의 간편결제로, 연 매출 8억원 이하 가맹점에 결제 수수료를 ‘제로(0)’로 적용한다.

우선 제로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이 교수는 “정부가 가격에 개입하려는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제로라는 것은 ‘레토릭’이라기보다 사기에 가깝다. 정말로 제로를 지향한다면 다른 수익모델을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역시 “수수료 제로는 은행과 결제업체로 이체수수료와 시스템운영비를 전가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 교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시 소상공인 66만명이 모든 결제를 제로페이로 할 경우 은행이 포기해야 하는 수수료는 연간 약 760억원이다.

QR코드 결제로 쏠림을 유발했다는 문제도 있다. 서 교수는 “카드사들이 제로페이 도입에 대한 대응책으로 QR코드 결제를 경쟁적으로 도입했지만, QR코드 결제는 기술차별화 요소가 없어 중복투자만 유발했다”며 “애꿎은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인 ‘저스터치’가 시장에서 사장돼 매몰비용만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보안문제도 제기됐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비용 발생을 최소화하는 건 카드사나 밴사를 우회하는 스티커 방식”이라며 “고정형 QR코드는 상대적으로 보안에 더 취약하다. 중국의 경우 고정형 QR코드 결제횟수를 제한하거나 일시적으로 결제를 차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근 부정결제 사고가 대부분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에서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도 이 교수는 카카오페이와 BC카드의 시범운영 불참을 예로 들며 “정부가 게이트키퍼가 돼 (입맛에 맞는) 사업자를 선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교수도 “정부가 가맹점 모집에 관여함으로써 사실상 가입을 강요하고 있다”며 “도가 지나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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