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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구조개혁이 늦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주요국들은 진지하게 구조개혁을 고려해야 합니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이 꼽은 세계 경제의 최대 당면과제는 ‘구조개혁’이었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BIS는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이다. 국제 통화와 금융 안정을 위한 국제협력기구로 1930년 헤이그협정에 의거해 설립됐다. 주요 60개국 중앙은행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회원국 경제규모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5%에 달한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이 생각하는 구조개혁은 ‘투자’와 ‘경쟁’으로 요약됐다. 그는 “구조개혁은 투자와 경쟁으로 생산성과 노동성, 효율성이 높아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쟁을 많이 하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지적은 한국 경제에도 주는 울림이 크다. 구조개혁이 사실상 정체 상태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자도 못 내는’ 좀비기업은 점점 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가 되지 않는 좀비기업은 전체의 20.3%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올랐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하회한다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아울러 미·중 무역분쟁 탓에 내년 세계 경기는 악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내년) 가장 영향을 크게 줄 것은 무역분쟁”이라며 “불확실성을 높이고 투자를 둔화시키며 소비 양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IMF는 연초만해도 내년 세계 경제가 3.9% 성장할 것으로 봤지만, 지난 10월에는 3.7%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지난 11일 스위스 바젤 BIS 본부에서 개최된 정례 BIS 이사회에서 신임 이사로 선출됐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3년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