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브로맨스에…바빠진 시진핑

中, 평화협정 지지 이유는 주한미군·사드 철수…北, 美에 요구 없어
北美에 집중된 주도권 뺏으려 6자회담으로 논의틀 확대 모색
  • 등록 2018-04-26 오후 3:39:03

    수정 2018-04-26 오후 3:39:03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매우 열려 있고 매우 훌륭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쩍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김 위원장을 ‘미치광이’, ‘리틀 로켓맨’이라 칭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다. 김 위원장 역시 이달 초 평양을 극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대해 극찬하고 있다. 그런데 양국이 가까워지자 단단히 긴장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중국이다.

26일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바짝 긴장한 모습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아사히신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평양에 방문하기로 했지만 북한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달 문화사절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이 같은 의사를 전했지만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을 우선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이 급하게 시 주석의 방북 의사를 타진한 것은 주한미군 주둔 문제에 따른 중국의 입장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뀌게 되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주축으로 한 유엔군의 역할도 없어진다고 보고 있다. 논리적으로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것. 게다가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역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더 이상 한반도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한미군과 사드를 철회하는 것은 중국이 평화협정을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달 초 평양을 방문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주한 미군 철수에 대해 요구하지 않았으며 한국의 대북 특사단에도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예년 규모로 진행되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북한의 정확한 속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요구보단 북미수교나 경제원조를 먼저 제시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데다 미국과의 간격을 좁히기 시작하자 중국은 당황한 모습이다. 북한이 미국식 자본주의 체제를 바로 도입할 가능성은 없지만 적어도 북미관계가 북중관계 보다 가까워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게 중국의 입장이다.

시 주석은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후 이른 시일 내에 직접 평양을 방문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정확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늦어도 북한의 건국기념일인 9월 9일 이전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선 주변국들의 뜻을 모아야한다’는 논리로 주도권을 잡을 채비를 하고 있다. 평화체제 논의 테이블을 자신들이 의장국으로 있는 ‘6자회담’으로 해야 한다는 게 중국의 계획이다.

실제로 중국은 이달에만 두 차례 러시아와 외교장관회의를 가졌는데 두 차례 모두 한반도 문제가 주요 의제로 올라갔다.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주변부 신세가 돼버린 러시아 역시 6자회담을 통해 발언권을 확보하려고 하는 만큼 중국에 지지 의사를 보내고 있다.

한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양국 관계는 급격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이 아직 북한을 100% 믿진 못한다”며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거듭 밝히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정일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지난달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신화통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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