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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프로포폴 투약 의혹, 병원장 입건 등 경찰 수사 착수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이 제기된 서울 강남구 청담동 H 성형외과 원장이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22일 입건됐다. 다음 날 경찰은 해당 성형외과를 약 8시간 넘게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병원에 관련 자료 임의 제출을 요구했지만, 병원이 이를 거부하자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경찰은 병원 진료기록부 등 병원 컴퓨터에 있는 관련 자료를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병원 진료기록부를 통해 환자의 내원 현황과 병명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탐사보도 전문 매체 뉴스타파는 제보자 A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사장이 2016년 1∼10월 H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상습투약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A씨는 해당 병원의 전직 간호조무사로, 경찰은 지난 23일 A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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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로울 것 같았던 경찰 수사가 난관에 봉착한 것은 병원의 마약류 관리대장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부터다.
지난 25일 뉴스타파는 해당 성형외과에서 마약류 관리 대장을 조작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A씨가 취재진에 제출한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2016년 당시 직원들끼리 나눈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난 몰라, 마약 장부 파업’·‘못해, 힘든 정도가 아니라 수량이 맞지 않는다’ 등 마약류 관리대장 조작이 이뤄졌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뉴스타파는 또 이 사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내성이 생겨 약물이 과도하게 투약되고 있다는 취지의 대화내용도 보도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지난 23일 압수수색한 병원 자료와 제보자 A씨의 카카오톡 내용을 확인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경찰이 확보한 자료에는 마약류 관리대장이 포함되지 않아 제대로 된 수사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보통 마약류 관리 대장의 보관 기간은 2년인데, 이미 2년이 지난 해당 자료는 폐기된 것 같다”며 “마약류 관리 대장은 디지털이 아닌 수기로 작성하는 경우도 많아 ‘디지털 포렌식’ 등 방법으로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약류 관리 대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조작 의혹도 쉽게 수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