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PO 나선 제약·바이오 11개사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증시에 입성한 제약·바이오 종목은 11개로 전년동기 6개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났다. 지난해말 바이오 열풍을 타고 연초 엔지켐생명과학(183490) 오스테오닉(226400) 등 4개가 한꺼번에 몰렸다. 그러나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둘러싼 회계논란이 불거지면서 바이오 업종도 침체기를 겪었다. 지난 3~6월 세종메디칼(258830) EDGC(245620) 등이 띄엄띄엄 증시 문을 두드리던 바이오 업종은 하반기 들어 아이큐어(175250)를 시작으로 상장 러시가 재개됐다.
조정기를 거치던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새로 증시에 입성한 종목들도 좋은 흐름을 가져가고 있다. 하반기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올릭스(226950) 한국유니온제약(080720) 등 4개 종목의 평균 공모가대비 주가수익률은 39.3%에 달한다. 아이큐어의 주가가 공모가를 11.5% 밑돌고 있으나 패치형 치매치료제 개발 기대에 지난 18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올릭스와 한국유니온제약 주가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올릭스의 경우 보스턴 바이오메디컬 출신의 웨이 리 최고개발책임자(CDO)를 영입한 것이 주가 급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웨이 리 최고개발책임자는 다음달 미국 보스턴 지역에 설립될 올릭스의 미국 지사를 총괄하며 기술이전 등 사업 개발을 담당한다.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지침발표로 ‘불확실성 해소’
더불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이 발표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될 전망이다. 신약은 임상 3상부터 연구개발비 자산화 처리가 가능하고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1상부터 가능하게 됐다. 금융감독원의 테마감리 결과 나타난 연구개발비 자산화 오류는 기업 스스로 수정할 수 있도록 경고나 시정요구 등의 계도조치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투자자를 보호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마련해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승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임상 1상부터 자산화를 가능하게 하면서 제약·바이오 업종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특히 상장유지 특례를 통해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실적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투자심리 개선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주요 제약·바이오주가 이날 상승세를 이어갔다. 차바이오텍(085660)은 상장유지 특례 적용시 관리종목에서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20% 넘게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도 4% 넘게 올랐으며 신라젠(215600)은 5달여 만에 주가 10만원을 넘어섰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공모 시장 분위기가 다소 침체됐으나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인 90개 이상의 기업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대기하고 있다”며 “주가수익률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 연말까지 IPO 물량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