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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벨스키 어도비 CPO(최고제품책임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자리를 가득 메운 1만4000여명의 관객들은 일제 환호했다. 그는 만면에 미소를 띄운 채 “앞으로 어떤 기기든 매체이든, 우리가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어도비의 연례 최대 행사 ‘어도비 맥스 2018’은 역대 최대 관객이 몰렸다. 전세계 80개 미디어를 비롯해 각국 인플루언서(SNS상에서 영향력있는 사람), 유튜버 등이 세계 각지에서 몰려들어 그 어느 때보다도 성황을 이뤘다.
어도비, 본격적인 모바일화의 서막 올려
어도비 맥스는 디자이너, 사진작가, 동영상 제작자 등 시각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장 가고 싶어하는 행사 중 하나다. 이 자리에서 어도비는 최신 제품을 공개하고 관련 산업을 조명하는데, 16회째인 올해는 아이패드용 포토샵을 공개함으로써 어도비 프로그램의 ‘모바일화(化)’를 본격적으로 알렸다.
어도비가 그동안 선보였던 ‘포토샵 스케치’ 등은 그 자체로 역할을 하기보다는 보조적인 개념이었다.
이번에 공개된 아이패드용 포토샵은 구동이 간편하고, 모바일에 맞춰 아이콘을 작게 만드는 등 디테일에 신경쓰면서도 손가락으로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터치와 수정이 쉽고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저장해 데스크톱PC에서도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어도비가 포토샵 프로그램을 모바일로 옮기는 데는 애플과의 협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드웨어의 발달 없이 소프트웨어만 발달해서는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 어도비는 ‘거의 30년 분량의 코드를 아이패드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필 쉴러 애플 마케팅 책임자는 이날 기조연설에 깜짝 등장해 “애플이 지난 몇년간 A시리즈 칩과 CPU·GPU 성능을 높인 아이패드 프로 라인을 내놓은 것은 창의적인 업무 과정에 아이패드의 진화가 필수적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아이패드용 포토샵은 현재 포토샵 이용자들 뿐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업무 과정을 원하는 새로운 창작 세대들에게 어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도비는 아이패드용 포토샵을 2019년 출시할 계획이며 점차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플랫폼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어도비는 이날 디바이스에 관계없이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는 작업을 더 쉽고 빠르게 만들어주는 모바일 앱 ‘프로젝트 제미니’도 함께 공개했다. 역시 내년에 아이패드용부터 출시되며 안드로이드OS로 확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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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는 지난 2016년 발표한 AI(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프레임워크 ‘어도비 센세이’에 기반한 포토샵과 라이트룸, 인디자인, 일러스트레이터, 어도비XD 등 CC(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전반의 대대적인 업데이트도 함께 발표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작업 과정을 최소화하고 창의력 발산에 모든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디자인은 ‘내용 인식 맞춤’ 기능이 추가돼 이미지를 지능적으로 탐지하고 자동으로 이미지 프레임에 맞춰주거나 잘라낼 수 있다. 캐릭터 애니메이터에는 ‘캐릭터라이저’가 추가돼 모든 스타일의 초상화를 생동감있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변형시켜준다.
대니얼 다비 어도비 선임 프로덕트 매니저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그래디언트(gradient) 색상 표현을 예로 들며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융통성이 부족한 것이 그래디언트”라며 “일러스트레이터에 추가된 ‘프리폼 그래디언트’ 기능을 사용하면 복잡한 그래디언트도 더 쉽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창작을 향한 열정’에는 한계와 장벽이 없다. 전문가이든 학생이든 일반인이든, 언제 어디서나 영감을 얻을 때마다 태블릿으로, 스마트폰으로 창작의 불을 태울 수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기술과 도구들이 창작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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