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發 거래절벽…양도세 때문에 못팔고, 보유세 부담에 못사고

부동산 시장 '춘래불사춘'
稅 부담에 거래절벽 지속
"거래시장 냉각…속도조절 해야"
  • 등록 2019-03-14 오후 6:10:00

    수정 2019-03-14 오후 7:09:11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정병묵 김기덕 경계영 기자] “봄은 왔는데 부동산 시장은 겨울이 계속된다.”

서울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 공시가격이 12년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새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나 고가주택(시세 9억원 이상 1주택자)자들이 집을 팔려면 양도세를 내야 하는데,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세 부담이 늘어나 팔기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14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전국 1339만가구(아파트 1073만가구, 연립·다세대 266만가구)의 ‘2019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서울이 14.17% 올라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2007년 집값 폭등으로 28.4% 뛴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전국은 작년보다 5.32% 오르며 전년(5.02%) 대비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전국 9.13%)에 비해 인상률이 다소 낮은 편으로 공동주택은 단독주택에 비해 그동안 실거래가격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좀 더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매물 잠김 현상 봄에도 계속될 것”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고가 공동주택의 현실화율을 높이는 동시에 중저가 주택의 시세변동률 내에서 공시가격을 산정해 가격대 간 불균형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서민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지만 이에 따라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집을 팔게 하려고 핀셋 규제를 계속하고 있지만, 양도세 부담에 오히려 매물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보유세 부담에 집을 사려는 사람도 없어 거래 중단 사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562건으로 작년 2월(1만1111건)보다 86%나 감소했다. 역대 2월 거래량 중 가장 낮은 수치다. 2월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폭도 1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새해 들어 집값이 급락을 거듭하며 매물 잠김 현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현재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는 물건은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았던 것들”이라며 “아주 싼 급매물이 여럿 나오지 않는 이상 1~2월보다 거래가 늘 순 있어도 반등 수준은 아니다. 집 매물이 쏟아져 나오기가 구조적으로 더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들은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증여나 처분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 센터장은 “고가주택 보유자는 부부 공동명의로 세부담 분산을 꾀하는 등 부부 간 증여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고가주택이 많은 곳은 그만큼 자산가들도 많은데 이들은 본인 집은 결국엔 오른다는 학습효과가 있어 매도보다는 부담부 증여를 택하는 다주택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봤다.

거래 위축에 따라 일부 지역은 집값 하방 압력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거래량도 지역별로 양극화가 심하다 보니 시장이 위축된 지역에서 가격 하방 압력이 더 강력할 것”이라며 “그런 지역에서는 가격 조정 폭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가격 인상 ‘속도 조절’ 필요”

일부 전문가들은 공시가격을 시세에 맞게 반영하는 현실화도 중요하지만 시장에 주는 파장을 줄이기 위해 인상할 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주택시장 변동성을 공시가격에 얼마나 담는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은 이미 다주택자가 소유한 주택 비율이 전체의 50%정도인데 매매거래의 큰 주체가 되는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 때문에 시장에서 공급자 역할을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 공시가격은 건강보험료 산정, 기초노령연금 수급대상자 결정 등의 복지행정과 재건축 부담금 산정 등 다양한 행정분야에 활용되니 만큼 부동산 자산 비중이 큰 고령 은퇴자의 과세부담 체감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고가주택, 다주택 보유자의 이의 신청이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에 공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최정 확정안은 아니다. 1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열람 및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이후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4월 30일 최종 결정·공시될 예정이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이데일리

  •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
  •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김형철
  •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