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8년 치 회계장부 엎을뻔"…감사리스크 휘말린 한미약품

  • 등록 2020-01-29 오후 7:49:14

    수정 2020-01-31 오후 6:06:54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시가총액 기준 제약·바이오 업계 3위인 한미약품(128940)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008930)가 지난 8년간의 회계장부를 뜯어고칠 뻔 했다. 새로 선임한 외부감사인 한영회계법인이 과거 회계처리에 문제 제기를 했기 때문이다. 새 감사인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회계 당국의 판단을 요구했고, 당국이 한미 측에 유리한 판단을 내리면서 대대적인 장부 수정 위기에서는 벗어났다. 하지만 회계 개혁으로 감사가 깐깐해지면서 새 감사인이 과거 회계처리를 문제 삼는 경우가 늘 것으로 보인다.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을 수 있고 거래정지, 주주총회 무산 등 후폭풍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린 정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질의회신연석회의’에서는 한미사이언스가 제출한 연결대상 범위와 관련한 질의서를 심의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가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연결대상으로 삼고 있는 자회사는 온라인팜, 에르무루스, 일본한미약품, 한미유럽, 한미(중국)유한공사 총 5개사다. 그런데 한영회계법인은 주요 자회사인 한미약품을 연결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질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이를 받아들이면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2011년 이후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모두 수정해야 한다. 이들 재무제표에 ‘적정’ 의견을 내준 안진회계법인, 삼일회계법인 역시 책임 논란에 휘말린다. 이에 양측은 좀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왔다. 한미약품그룹 입장에서는 대형 감사 리스크가 불거진 셈이다. 이날 연석회의에서 역대 주주총회 의결 결과만 갖고 지배력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이 나면서 한미약품그룹은 일단 한숨 돌렸다.

그러나 상장사들 사이에서는 비슷한 사례가 잇달아 나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회계개혁으로 회계법인의 책임도 커진 만큼 전기 감사인의 회계처리를 놓고 리스크를 지지 않기 위해 문제 제기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회계법인이 ‘비적정’ 감사의견을 표명하는데 큰 거리낌이 없어진 것도 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한미약품을 종속사가 아닌 관계사로 유지했던 건데 새 감사인이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회계 당국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한 것”이라며 “그동안 K-IFRS 등 회계관련 제도에 순응해 잘 따라왔는데 제도변화로 인한 리스크를 기업이 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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