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대북 제재, 北 경제에 어떤 악영향 미칠까(종합)

北 관료들 "대북 제재 익숙…아무런 영향 없다"
"대북 제재로 석탄·섬유업 직격탄 불가피" 관측
'대북 유류 제공 제한' 조항도 北 경제에 악영향
北 가정 내 석유 에너지 수급도 불균형 커질 듯
  • 등록 2017-10-25 오후 6:12:47

    수정 2017-10-25 오후 6:12:47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제재에는 오래 전부터 익숙해져 있다. (북한 경제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북한이 잇단 대북(對北) 제재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북한 관료들이 독일의 ‘포커스 온라인’, 네덜란드의 ‘NRC 한델스블라트’, 우크라이나의 TV ‘주간 팩트’ 등 유럽 기자들과 인터뷰하면서 밝힌 내용이다.

김상후 북한 북남경제협력분과 과장과 김웅호 정치경제분과 과장, 김준루 연구소장은 “원자재 수입을 차단한다고 해도 우리에게는 아무 영향을 못 끼친다”면서 “우리가 중국에 석유 수입을 의존한다고 해서 피해를 당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체적인 친환경 디젤 기술을 개발하려 한다”며 ‘자급자족’을 강조하기도 했다.

과연 그러할까. 최근 제6차 핵실험 이후 UN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한 이후 북한 경제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북한 경제가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북중(北中) 무역이 주춤해질 경우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의 대외 무역에서 북중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93%에 달한다.

北 석탄·섬유산업 타격 ‘불가피’

25일 국회예산정책처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수출 품목 중 단연 1위는 석탄(11억8090만달러)이다. 전체의 44.9% 비중이다.

△남성재킷(1억5770만달러) △남성코트(1억5220만달러) △수산물(1억4070만달러) △여성코트(1억355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석탄과 섬유가 북한 경제를 이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주목할 건 두 산업 모두 제재 대상이라는 점이다. 먼저 섬유다. 이번 제재에 새로 추가된 게 북한의 모든 직물과 의류의 완제품과 부분품 수출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대북 제재를 이행하면서 북한의 섬유제품 수출량이 감소하게 되면, 북한은 생산을 유지하는 것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의 수입 지형도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 북한의 섬유 수출 방식은 대략 이렇다. 중국 섬유업체로부터 원자재를 공급 받은 후, 완제품을 다시 중국으로 수출하는 임가공 형태다. 북한이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이 나일론, 폴리에스테르류의 직물(1억7570만달러)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북 제재가 본격화하면 섬유 수입부터 감소할 수 있는 것이다.

김정환 예정처 경제분석관은 “앞으로 북한 섬유산업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석탄산업은 이미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이 앞선 대북 제재 결의 2321호를 이행하면서다.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북한의 대중국 무연탄 수출액은 2억2000만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4억8000만달러)과 비교해 반토막 이상 급감했다.

이는 북한 경제 전반에도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3.9%로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그 중 가장 두드러졌던 게 광업(8.4%↑)이다. 북중 무역이 사실상 끊기면 석탄 생산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전체 대외 무역에서 차지하는 북중 무역의 비중 추이다. 최근 북중 무역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했고, 지난해 93%까지 증가했다. 출처=통계청·국회예산정책처


“원유 끊기면 군사력 약해질 수도”

이번 제재안에 ‘대북 유류 제공 제한’ 조항이 새로 들어간 것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UN의 세관 통계인 UN컴트레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석유 수입량은 27만9000톤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은 원유 도입량의 대부분을 군수산업과 기간산업, 수송·운송업 등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장 이 분야에서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정환 분석관은 “석유를 쓰는 산업 분야의 생산과 군사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가를 통한 공식 경로 외에 시장을 통한 비공식 석유 유통도 수급 불균형이 심해질 전망이다. 판매상들을 중심으로 석유제품 가격 상승 기대에 따른 공급 물량 축소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북한 가정은 석유류 사용 비중이 남한보다 높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2011년 기준 북한 가정의 에너지 소비량 중 석유류의 비중은 22.5%로 남한(17.3%)보다 컸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