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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최근 2조원 규모의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를 품은 CJ제일제당(097950)이 이번엔 ‘푸드테크(Food Tech)’ 투자에 나선다.
18일 금융감독원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푸드테크 펀드’에 15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펀드는 총 152억원 규모로, CJ그룹 계열 벤처캐피털(VC)인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그동안 농식품 및 신수종 사업 등에 투자하는 펀드에 수십억원의 자금을 대면서 간접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에는 신사업 육성을 위해 그 규모를 늘려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CJ 측은 이번 출자가 “통상적인 신사업 발굴 및 유망 벤처 투자의 일환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이번 펀드의 주 투자처가 ‘푸드테크’인 만큼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대표적인 푸드테크 기업으로는 음식 배달 분야의 배달의민족·요기요, 식재료배송 분야의 헬로네이처·마켓컬리, 맛집 정보 추천 분야의 망고플레이트 등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인터넷과 모바일기기의 대중화와 더불어 결제·배송 등 각종 인프라를 기반으로 높은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이 보통 계열 VC를 일종의 ‘리트머스’로 활용해 관련 사업에 간접적으로 투자한 뒤 M&A 등을 통한 해당 시장 진출을 검토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CJ제일제당 역시 이 같은 새로운 시장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통 식품제조업체가 기존 유통망이나 상품을 통해 거둬들이는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가 아니고 한계가 분명한 상황”이라며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