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물가도 오름세…금리 인상론 힘받나

수입물가지수 46개월새 최고
공급비용 증가가 물가상승 원인
국제유가 한달 만에 6.5% 급등
가계에서 소비 늘어난 건 아냐
"1% 안팎 낮은 근원물가 주시를"
  • 등록 2018-10-16 오후 6:45:00

    수정 2018-10-16 오후 6:45:00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국제유가의 예상밖 급등에 수입물가가 거의 4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일상에서 접하는 소비자물가도 더 오를 여지가 커졌다는 평가다.

수입물가지수 46개월새 최고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9월) 수입물가지수는 90.69로 전월(89.38) 대비 1.5% 상승했다. 2014년 11월(91.23)이후 3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출입물가지수는 수출·수입 상품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다. 수출 채산성 변동이나 수입 원가 부담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한은이 매달 이를 측정해 공표한다.

지난달 수입물가가 오른 건 국제유가 때문이다. 국내 수입 비중이 높은 두바이유는 지난 8월만 해도 배럴당 평균 72.49달러였다. 그런데 지난달 77.23달러로 전월 대비 6.5%나 상승했다. 두바이유는 국내에 수입되는 원유의 85% 안팎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국내 수입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석탄·석유제품(3.9%)과 광산품(5.2%)의 수입물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각각 6.7%, 6.1% 오른 부탄가스와 천연가스(LNG)가 대표적이다. 대형 승용차(0.8%)와 프로판가스(3.4%) 가격도 상황은 비슷했다.

수입물가는 앞으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유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두바이유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배럴당 80달러대를 넘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79.30달러로 소폭 하락했지만, 언제든 80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 대체재 성격의 셰일오일의 존재로 인해 60달러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일각에서는 100달러 전망마저 나온다.

소비자물가도 점차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수입물가 상승→원가 인상 반영→생산자물가 상승→소비자물가 상승 등의 경로를 통해서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수입물가는 한두달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로 1년 만에 최고치 상승했는데, 그 이상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김근영 한은 물가분석부장은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완만한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미국 텍사스주의 한 지역에 위치한 원유 시추기. 사진=연합뉴스


가계에서 소비 늘어난 건 아냐

상황이 이렇자 저(低)물가가 기준금리 인상을 제약하는 기류는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통화정책 목표치(2.0%)에 다다른 상황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예상을 뛰어넘은 ‘서프라이즈’였다”며 “물가 부담이 완화된 점은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 ‘10월 인상론’이 부쩍 많아진 것도 물가 영향이 있다.

문제는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공급 충격만으로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최저임금과 국제유가의 예기치 못한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 우려다.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은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demand-pull inflation)과 달리 총수요의 증가를 수반하지 않는다. 가계가 지갑을 열어서 물가가 상승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중 석유류·농산물 제외지수(근원물가)가 1.2% 상승하는데 그친 게 방증이다. 물가의 기조적인 오름세로 판단하기 애매할 수 있다.

금융권 한 고위인사는 “(1% 안팎으로 떨어진) 이례적으로 낮아진 근원물가 흐름을 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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