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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GM, 4월에 법인 분리 의사 밝혀”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에서 가진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한국GM이 4월 말 경영 정상화 협상 마지막 날에 R&D 법인을 분리하겠다는 의사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당시 한국GM과의 계약서에 법인 분리를 금지하는 조항을 담았어야 한다는 정무위원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회사의 경영 판단에 해당할 수 있는 잠재적인 사안을 모두 구체적으로 계약에 넣고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저희가 논의 사항이 아니라고 거절해서 계약서에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산은이 손을 놓고 있다가 한국GM의 ‘산은 패싱’을 자처했다고 비판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생산 공장이 있는 국가로부터 지원을 뽑아내고 법인을 분할 매각하는 것이 GM 본사의 전략”이라며 “협상할 때 법인 분리를 알았다면 명확하게 계약서에 담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태옥 의원(무소속)은 “산은이 국민 혈세를 엄청나게 투입하면서도 한국GM의 법인 분리에 대한 법적 검토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은 무능과 무책임”이라고 했다.
한국GM은 앞서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 회사의 R&D 조직을 떼어내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산은은 한국GM이 법인 분리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고 자료 제출 요구 등을 무시한다며 주총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법원이 기각했고, 노조 저지로 주총 참석조차 못 했다. 한국GM 노조는 R&D 법인 분리가 자동차 생산 공장 폐쇄와 GM 본사의 ‘먹튀’를 위한 사전 절차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산은, 법인 분할금지 소송 검토…‘먹튀’설엔 선 그어
이 회장은 “한국GM의 법인 분리에 대한 비토권 적용 여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본안 소송에서 다뤄보려 한다”며 “법인 분리가 강행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법인 분할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것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비토권을 가진 주총 특별 결의 사항 17개에 한국GM의 법인 분리 금지도 포함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날 국감장에 출석한 최종 한국GM 부사장은 “이번 법인 설립은 주주인 산은의 거부권 행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이 회장과 최 부사장은 모두 한국GM의 법인 분리가 이른바 ‘먹튀’라는 노조 등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법인 분할이 회사에 이익이 될 수도 있는 만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GM의 자산가치가 많이 남아있다. GM 본사가 의도적으로 4조원의 손실을 보면서까지 먹튀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최 부사장도 “법인 분리가 한국 시장 철수와 연관 없느냐”는 의원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며 “장기 정상화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