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수사권 조정…정면충돌한 문무일, 미소 지은 민갑룡(종합)

9일 사개특위 출석한 검찰총장·경찰청장…표정 확연히 갈려
날선 답변 주고받은 문무일 “수사권조정-자치경찰 동시에”
“文 국정철학 동의하나” 질문에는 “사법은 檢 독자적 부분”
민갑룡 “수사권조정안 긍정적…사법·행정경찰 분할은 반대”
  • 등록 2018-11-09 오후 7:29:18

    수정 2018-11-09 오후 7:29:48

문무일 검찰총장이 9일 오전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검경수사권 조정이 국회에서 본격 논의를 앞둔 가운데 문무일 검찰총장과 민갑룡 경찰청장의 표정이 극적으로 엇갈렸다. 문 검찰총장은 검찰 내부 분위기를 반영하듯 여야 정치권과 정면충돌했지만, 이미 정부안에 상당부분의 의견이 반영된 민 경찰청장은 편안한 표정으로 소신을 밝혔다.

문 검찰총장은 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출석해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검찰의 의견을 제시할 기회가 없었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폈다. 지난 6월 정부는 경찰에 1차적 수사권 및 수사종결권 부여 등 현 검찰권한 축소를 골자로 하는 수사권 조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문 검찰총장은 이날 의원들과 언쟁 수준의 날선 답변을 주고받으며 수사권 조정은 자치경찰제 도입, 사법경찰 및 행정경찰의 분리와 연계해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수의 의원과 발언시간이 초과돼 마이크가 꺼질 때까지 답변을 나눴다.

그는 “정부 합의안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한 것은 수사권 조정 논의는 형사사법 시스템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며 “수사권 조정이 자치경찰제하고 연계한다고 했고 사법경찰의 단절에 관해 얘기하기로 했는데 그건 다른 데 위임해버렸다”고 주장했다.

문 검찰총장은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임명권자이자 검경수사권 조정을 추진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며 ‘국정과제와 국정철학 이해하나’라는 질문에 “철학적으로 따진다면 상당부분 공감한다”면서도 “저희는 (행정분야가 아닌) 사법 분야에 있기 때문에 사법부분은 저희의 독자적인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문 검찰총장이) 답변과정 속에서 너무 침소봉대해 판사가 없어도 된다느니 검경이 아예 합치면 된다드니 하는 발언을 극단적으로 하는 것은 여전히 검찰이 오만하다는 생각”이라며 “검경수사권 조정 안할 테니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만 하자고 청와대와 밀약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든다”고 공격했다.

이에 문 검찰총장은 “검찰이 직접수사를 해서 국민들께 바람직하지 않았던 모습을 여러 번 보여드린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경찰수사에 대한)민주적 통제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런 구조를 다 같이 가야 문제라는 취지에서 말씀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문 검찰총장은 공수처 도입과 관련해서는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박영선 사개특위 위원장이 문 검찰총장에게 물을 권하며 “쿨다운 하실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또 백혜련 의원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서 제일 강성 발언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온건한 태도를 유지했던 문 검찰총장이 정면 출동을 피하지 않은 것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발언에 자극을 받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 장관은 전날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문 검찰총장이 검경수사권 조정 합의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의 질의에 “검찰검찰총장이 여러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검찰총장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사안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9일 오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출석,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반면 민 경찰청장은 검경수사권 조정 정부안에 대해 만족을 드러냈다. 그는 “(합의과정에) 참여는 안했지만 의견은 전달했다”며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수평적 협력 관계를 대전환하면서 경제와 균형 원리 있도록 한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호평했다. 또 법무부 장관과 완전히 의견이 대립했던 문 검찰총장과 달리 민 경찰청장은 상위기관인 행정안전부의 김부겸 장관과 소통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민 경찰청장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수사지휘권은 수사와 기소를 결합시키는 핵심적 장치로 언제든지 경찰수사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며 “(수사지휘권을 없애면) 수사기소와 결합이 없기 때문에 분리가 돼서 수사기관대로 기소기관대로 개혁을 해낼 수 있는 그런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15만명에 달하는 경찰의 뛰어난 정보력과 수사권 독점이 결합될 경우 또 다른 무소불위의 권력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찰이 국민의 통제를 받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경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인권위 현장인권상담센터를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아예 국가 인권위 분소가 들어와 통제했으며 좋겠다”며 “저희가 권한을 남용할 생각을 엄두도 못 내게 통제해줄 것을 간청한다”고 답했다.

민 경찰청장은 이날 자치경찰제 도입에 대해서는 찬성했으나 행정경찰과 사법경찰의 분리에 대해서는 강력한 반대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행정경찰 사법경찰 분리를 이야기하는데 수사하지 않는 경찰은 더 이상 경찰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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