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첫 실형' 이윤택, 징역 6년…法 "영향력 악용해 상습범행"(종합)

사회적 영향력 악용해 여배우 5명 25차례 걸쳐 성추행
'미투 운동' 기소된 안희정·안태근·고은 등 가운데 첫 실형
피해자 측 "법원, 피해자 거절의사보다 동의 여부 초점 두길"
  • 등록 2018-09-19 오후 4:08:11

    수정 2018-09-19 오후 4:08:11

극단 단원들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유사강간치상)로 구속기소된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후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자신이 대표로 있는 극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미투(MeToo) 운동’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중 처음으로 선고된 실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황병헌)는 19일 유사강간치상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씨에 대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프로그램 이수, 10년간의 아동청소년기관 취업제한 등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자신의 권력을 남용한 것과 동시에 피해자들이 소중한 꿈을 이루기 위해 이씨의 지시에 복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결과 피해자들에게 수치심과 깊은 좌절감을 안겨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씨는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작가와 연출자로 큰 명성을 누리며 극단을 창단해 단원뿐 아니라 연극계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자신의 절대적 영향력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성추행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들 대부분이 별다른 사회경험 없이 오로지 연극인의 꿈을 이루를 위해 이씨의 지시에 순응했다”고 판단했다.

이날 이 전 감독에 대한 선고는 미투 운동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 가운에 처음으로 선고된 실형이다. 미투 운동으로 알려진 성폭력 의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53)를 비롯해 안태근 전 검사장(52·사법연수원 20기), 고은 시인(86) 등이 있다.

안 전 지사는 지난달 1심에서 “위력은 인정되지만 행사하지는 않았다”며 무죄 선고를 받았다. 안 전 지사의 재판은 검찰의 항소로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에 배당됐다. 안 전 검사장은 성추행 및 인사보복 혐의로 재판 중에 있고, 고은 시인은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전 감독에 대한 재판에서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공동변호인단은 이날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판결은 미투 최초의 유죄 판결일뿐 아니라 상습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명숙 변호사는 “(이번 판결을 통해) 법원이 미투 사건에서 유죄 여부를 피해자의 거절 의사가 아닌 동의 여부를 가지고 판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연희단거리패 창단자이자 실질적인 운영자로 배우 선정 등 극단 운영에 절대적 권한을 가진 점을 이용해 2010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여성 배우 5명을 2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6년 12월 여성 배우의 신체 부위에 손을 대고 연기 연습을 시켜 우울증 등 상해를 가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는 재판 과정에서 이에 대해 “독특한 발성 훈련법”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윤택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연극연출가 이윤택 성폭력 사건 1심 선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