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령 없어 위반 아니다"…구멍뚫린 현대엘리 `CB 콜옵션`

현대엘리 CB 콜옵션 부여..경제적 실질 BW 워런트와 동일
BW 분리발행 금지 vs CB 콜옵션 구체적 규정없어
금융당국 "대주주 경영권 강화 목적 조달 `부당`..입법 검토"
  • 등록 2018-11-19 오후 6:02:17

    수정 2018-11-19 오후 6:02:17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금융위원회가 최근 현대엘리베이(017800)터의 전환사채(CB) 콜옵션 거래와 관련, 법령 미비에 따라 법위반은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CB 콜옵션이 현정은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악용됐다”며 “금융당국의 소극적인 접근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은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목적으로 싼 값에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우회로에 대해선 입법으로 방지할 방침이다.

19일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6월 금융위에 현대엘리 CB거래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했는지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금융위는 “현행 자본시장법령은 전환사채 발행과 관련, 콜옵션 부여와 양도를 제한하는 별도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현대엘리는 지난 2015년 11월 2050억원 규모의 ‘제35회 무보증 사모 CB’를 발행하며 권면가액 40%에 해당하는 820억원 규모의 CB에 대해 콜옵션을 부여했다. 현대엘리는 지난해 1월 17일 콜옵션을 행사했지만, 같은 날 CB에 대한 매수청구권을 현정은 회장과 현대글로벌에 부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통상 발행된 CB에 대해 콜옵션이 행사되면 소각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같은 날 매수청구권을 부여해 820억원 규모의 CB는 소각할 수 없게 됐다.

향후 현대엘리 주가에 따라 현 회장 등이 현대엘리 보유 CB에 대한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현 회장 등의 현대엘리 지분율은 상당 폭 상승하게 된다.

경제개혁연대는 해당 계약이 경영권 강화를 위한 편법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외관상 CB의 콜옵션을 거래했지만, 사실상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워런트(신주인수권)를 발행·양도한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행 자본시장법은 사모 방식의 분리형 BW에서 워런트만 양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현대엘리가 법률을 우회해 CB의 발행과 거래만으로 법에서 금지하는 분리형 BW의 워런트를 양도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었다”고 비판했다.

금융당국은 현행법상 이를 판단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제개혁연대의 질의에 자본시장법 시행령, 감독규정, 고시 등 다 검토했지만 사모 CB 콜옵션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서 규율하는 조문이나 규정 자체가 없었다. 해석하기 위한 근거법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상법상 발행절차에도 문제가 없다는 게 금융위의 분석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관련법안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들은 “국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국회는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탈법행위로 규율해 향후 금융당국이 적극적 제재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줄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78% 오른 9만5100원에 장을 마쳤다. 그동안 부담이었던 금융위의 조사 결과, 위법성이 없다는 유권해석이 나오면서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CB에 대한 콜옵션 부여를 전면 금지할 경우 부당한 규제가 될 수도 있다”며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목적으로 부당하게 싼 값에 자금조달하는 부분 등에 대해 해외사례 등을 검토해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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