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發 악재, 유가 다시 불붙이나

反정부 언론인 암살 의혹받는 사우디
美 "사실일 땐 가혹한 형벌" 위협
  • 등록 2018-10-15 오후 5:09:34

    수정 2018-10-16 오전 10:20:49

WTI 최근 가격 추이[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내달로 예정된 미국의 대(對)이란 원유수출 금지 제재 복원을 앞두고 올랐던 국제유가가 잠시 숨을 고르더니,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라는 새로운 복병을 만났다. 사우디 비판 언론인 실종 사건이 유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 선물거래소(ICE)의 브렌트 12월물은 한국시간으로 15일 오후 4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13% 오른 81.4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배럴당 0.37달러(0.5%) 상승한 71.34달러를 기록하며 사흘 만에 반등했다.

이란 제재로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이달 초 국제 유가는 4년래 최고 수준까지 오른 상태였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시작했다. 여기에 내달부터 이란 석유 수출을 금지하는 2차 제재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란의 원유 수출로 세계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이 컸다.

그러나 최근 세계 공급량을 좌우하는 석유수출국기구(오펙·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지난 9월 알제리에서 열린 공동감산점검회의(JMMC)에서 일부 증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달 들어 유가는 안정세를 되찾는 모습이었다. WTI도 지난 3일 76.41달러를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주만 주간 기준으로 4% 하락했다. 오펙은 월간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오펙의 하루 산유량은 전월대비 13만2000배럴 증가한 328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사우디발 소식에 유가가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던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는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뒤 행방불명됐다. 당시 영사관에서 나오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아 터키 측은 카슈끄지가 살해됐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우디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에 대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가혹한 형벌’을 줄 것이라고 위협했다. 14일에는 사우디 정부가 공식 성명을 통해 “사우디의 경제력은 세계 경제에 영향력이 크고 필수적”이라면서 위협에 더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응수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유가 방향의 칼자루를 쥔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의 태도에 따라 유가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사우디는 1970년대 이후 석유를 서방세력에 대한 경제적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해왔으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자국에 대한 경제 제재 가능성에 대해 먼저 언급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의 알아라비야 투르키 알다킬 총책임자는 이날 칼럼을 통해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에 제재가 가해지면 세계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 “사우디 원유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면 유가는 배럴당 10달러 또는 200달러, 심지어는 두 배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샤오 국태군안선물 에너지 담당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란 수출량 감소 우려 속에 치솟던 유가가 최근 안정세를 되찾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며 “사우디가 실제로 어떤 대응에 나설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언제든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을 보여준 만큼 원자재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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