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정치인·작가·방송인 이은 유시민 변신…정치재개 나설까

국회의원·장관·작가·사외이사 이어 노무현재단 5대 이사장
“재단, 추모에 무게 실었다면 이젠 노무현 정신 확산해야”
柳 “선거 출마 절대 없다” 못 박았지만 여전한 정계 복귀설
전문가 “이사장직 수용, 정치복귀 상황도 감당해야 하는 것”
  • 등록 2018-10-15 오후 5:30:49

    수정 2018-10-15 오후 6:15:57

2003년 4월 국회 본회의장에 국회의원 선서를 하기 위해 들어가는 유시민(맨 왼쪽). 2006년 2월 보건복지부 장관 취임식에서의 유시민(사진 가운데). 지난해 10월 알쓸신잡 2 제작발표회에서 발언하는 유시민.(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5대 이사장’으로 15일 공식 취임했다. 정치인에 이어 작가 겸 방송인으로 맹활약했던 그는 ‘재단 이사장’이란 독특한 이력을 한줄 더 추가하게 됐다. 유 이사장은 이날 정계복귀를 일축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노무현 재단이 여권 핵심 정치그룹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여전히 정계복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국회의원·장관·작가·사외이사 이어 재단이사장 변신한 柳

유 이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신수동 노무현재단 강의실에서 열린 이·취임식을 통해 공식 취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넥타이를 맨 유 이사장은 전임 이사장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나란히 행사장으로 들어왔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친노(盧)진보 성향 지식인으로 평가받는 유 이사장은 다양한 재주만큼 많은 이력을 가졌다. 대학 때는 민주화운동에 투신했고 1988년 당시 초선의원이었던 이해찬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독일 유학 후에는 작가, 시사평론가로 활동했으며 2000~2002년까지 MBC 토론 프로그램인 ‘100분토론’ 사회자를 맡기도 했다.

유 이사장이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한 것은 2002년 절필을 선언한 이후다. 그해 개혁국민정당 창당을 주도한 유 이사장은 2003년 경기도 고양시 덕양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16대)에 개혁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17대에는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겨 재선에 성공했다. 2003년 첫 국회 등원 때 벌어진 일명 ‘백바지 사건’은 그의 자유분방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흰색에 가까운 베이지색 면바지에 노타이 차림으로 국회의원 선서를 하기 위해 본회의에 출석한 유 이사장은 동료 의원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유 이사장은 다음날 정장을 입은 후에야 의원 선서를 마칠 수 있었다.

유 이사장의 정치인생 절정은 2006년 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약 1년4개월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재임할 때다. 유 이사장에 대해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열린우리당 내에도 반대 여론이 컸지만, 노 전 대통령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하지만 장관을 끝으로 유 이사장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중도 사퇴했고,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010년 경기도지사 지방선거에 나와 김문수 지사에게 패했다. 대통합 진보정당인 통합진보당을 창당했으나 비례대표 후보 부정경선 사건의 영향으로 탈당했고 결국 2013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정계를 은퇴한 유 이사장은 작가·방송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청춘의 독서’, ‘국가란 무엇인가’, ‘나의 한국 현대사’, ‘어떻게 살 것인가’ 등 다양한 베스트셀러를 내는 한편 ‘썰전’, ‘알쓸신잡’ 등 다양한 방송에도 출연했다. 최근에는 전남 향토기업인 보해양조의 사외이사를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다양한 경험을 살려 노무현재단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지금껏 재단이 노 전 대통령 추모 및 애도에 무게를 실었다면 이제는 노무현의 생각을 널리 확산시키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정파 울타리를 넘어서서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와 번영, 사회 정의의 실현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기꺼이 껴안을 수 있도록 (재단을)발전시켜 나가야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 후임 이사장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이사장 이·취임식에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사진 = 연합뉴스)
◇ 柳 “공직선거 출마 절대 없다” 못 박았지만 여전한 정계 복귀설


유 이사장은 이날 이취임식과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수차례 “임명직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제 인생에는 절대 없을 것임을 분명하게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정계복귀설에 대해 미리 확실한 선을 그은 것이다. 또 “며칠 간 언론 기사를 보니 ‘의지의 문제가 아닌 상황의 문제’라고 하는데 분명히 말하지만 정치는 의지의 문제”라며 “어떤 상황이 요구해도 의지가 있어야 한다. 공직선거 출마 또는 공무원이 될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사장직을 강권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 대표 역시 “항간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지만 제 생각으로는 유시민은 작가라고 생각한다”며 “유 이사장의 (작가로서의) 활동자체가 소중하기 때문에 하고 싶어 하는 뜻을 존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재단 이사장의 정치성과 상징성을 고려할 때 그의 정계복귀를 여전히 예상하기도 한다. 재단의 역대 이사장은 한명숙 전 총리(초대)와 문재인 대통령(2대), 이해찬 대표(4대) 등으로 현 정부와 여당의 주역들이다. 이사장직을 맡으면 친노 핵심 지지층이면서 동시에 민주당 핵심 지지층을 상대로 대외활동을 많이 하게 된다는 점도 복귀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또 친노 핵심 중 뚜렷한 대선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정계복귀를 점치는 요인이다. 이날 유 이사장은 이취임식을 마친 후 바로 이 대표와 함께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이사장직을 수용했다는 자체가 정치로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도 감당해야 하는 것”이라며 “유 이사장이 개인의지로 정계복귀를 거절할 수 있었다면 친노 세력의 가장 대표성을 가진 이사장직을 끝내 안 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 역시 개인 의지로는 현실정치를 하고 싶지 않았으나 상황을 거스르지 못했다”며 “유 이사장 본인이 아무리 개인의지를 강조한다고 봐도 정치적으로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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