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夢 Vs 아메리카퍼스트…글로벌 패권다툼 치열

中 제2회 일대일로 포럼 개막…美견제 불구 대흥행
美, 경제식민지 우려 주장, 화웨이처럼 설득력 얻지 못해
제3국에겐 美보호무역주의 압박도 마찬가지
亞개도국 우려는 中·美 택일 딜레마 가능성
  • 등록 2019-04-25 오후 8:47:46

    수정 2019-04-25 오후 8:47:46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김은비 인턴기자] 세계 1·2위 경제대국(G2) 간 경제 패권 다툼이 치열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워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추구한다면, 시진핑 주석의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를 앞세워 ‘중국몽(夢)’을 실현한다는 게 목표다.

목표를 실현하려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미국과 중국 모두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다. 유럽과 아시아 등지의 국가들은 어느 쪽에 줄을 서야 할지 강요받게 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일대일로에 대해 개발도상국을 빚더미에 빠지게 한다는 이른바 ‘채무함정론’과 ‘인도태평양 전략’을 병행하며 견제해왔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이 일본, 호주, 인도 등 아시아 주요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인도양·태평양에서 자유와 법치 등을 확립하겠다는 내용이다. 미국 해외민간투자공사(OPIC)가 지난해부터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캐나다 등과 에너지·교통·여행·기술 인프라 공동투자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도 이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 정부는 올해 10월부터 OPIC 투자 한도를 290억달러에서 600억달러로 대폭 확대하는 등 견제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의 채무함정론은 화웨이 견제가 실패한 이후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 앞서 미국은 화웨이 장비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5G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사실상 강요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아예 쓰지 않겠다고 한 곳은 일본과 호주 외엔 없다. 화웨이가 몰래 정보를 훔치고 있다는 어떤 결정적·구체적 증거도 미국이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反)일대일로 캠페인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을 다른 나라들을 경제적으로 종속시키려는 ‘악마’처럼 묘사하고 있지만, 제3국 입장에선 미국의 인도태평량 전략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 정부가 불법 보조금 등 불공정한 방법으로 자국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비판해 왔다. 그러나 미국 역시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워 오랜 동맹인 EU와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가 미국에 많은데 미국산 자동차는 유럽에 없지 않느냐는 주장을 편다.

이탈리아와 스위스 등이 일대일로에 참여키로 하고, 다른 유럽 국가들이 일대일로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미국의 횡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앤서니 가드너 EU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EU를 경제적 동맹으로 여기고 많은 일을 함께 도모해야 하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EU와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부상하는 것을 관리하려면 군사력(힘)이 아닌 ‘규칙(rules)’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대일로 참여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향후 미국과 중국 중 한 쪽 편에 서야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중국과 채무관계로 얽히게 되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어 딜레마에 빠질 수 있어서다.

호권핑 반얀트리 회장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크레디트스위스 주최 컨퍼런스에서 “아시아 국가들, 특히 중국 인접 국가들의 딜레마는 더욱 크다”면서 “중국의 종속 국가가 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서방 국가들처럼 중국을 악마화 시킬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호 회장은 이어 “쇠퇴하는 국가(미국)와 떠오르는 국가(중국)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중국을 주요 플레이어로 받아들이고 국제 경제 질서를 재구축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새로운 규칙에 기반한 새로운 질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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