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총 기자] 14일 0시 25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후회 없는 인생…자살’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대구 북구에 사는 이모(26)씨가 남긴 글이었다. 이씨는 “여기 계신 분들 후회 없는 인생 살고 계시냐?”고 물으며 “부모님에게는 불효자가 되지만 정말 행복한 웃음으로 간다”고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을 남겼다.
8분 뒤인 0시 33분 이씨는 다시 ‘너무 힘이 들어서’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차 내부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있는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번개탄 옆에는 ‘부모님에게’로 시작돼 ‘후회 없이 즐기다 간다’로 끝나는 이씨의 유서가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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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추적은 이씨를 알고 있다는 지인이 등장하며 급물살을 탔다. “0시 40분까지 이씨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눴으며 차종은 2012년식 아우디 A4 모델”이라는 지인의 말에 직접 차를 몰고 나와 이씨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수색한 시민들도 있었다.
약 1시간 뒤인 1시 30분경 복현지구대 경찰관들이 복현동 원룸촌 일대에 세워진 차량에서 이씨를 발견했다. 이씨는 경찰과 함께 출동한 대현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에 의해 인근 경북대학교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함께 출동했던 대현119안전센터에도 치킨과 음식들이 똑같이 배달됐다. 자신을 해당 센터 구급대원이라고 밝힌 남성은 이씨가 글을 올린 커뮤니티에 “새벽에 있었던 일로 (시민들이)황송하게 치킨을 보내주셨다”면서 “크게 한 일도 없는데 치킨 감사히 먹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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