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저감기술 R&D 절실…환경부 "민간참여 위한 인센티브 검토"

韓 초미세먼지 농도, 유럽·북미 평균 2배 넘겨
“군·미군부대 등 빠져…통계 ‘사각지대’도 존재”
집진기술 경쟁력 갖춰…세계 4위內 특허보유국
산업용 특허건수 4위…주거용 2위, 차량용 4위
  • 등록 2019-01-31 오후 5:32:07

    수정 2019-01-31 오후 5:32:07

김법정(왼쪽 두번째)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과 권민(왼쪽 첫번째) 서울시 대기정책과장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로 환경재단에서 열린 ‘미세먼지 심층 토론회’에 참석해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이민화(가운데) 창조경제연구회(KCERN) 이사장의 사회로 김 정책관과 권 과장을 비롯해 최열(오른쪽 첫번째) 환경재단 이사장, 차원용 KCERN 연구위원 등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사진=창조경제연구회)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기후변화로 인해 대기정체를 중심으로 한 기상여건이 악화된 데다 노후경유차, 석탄화력발전소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원에 대한 저감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중국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김법정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로 환경재단에서 열린 미세먼지 심층 토론회에 참석, 정부가 판단하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요인 3가지를 이같이 진단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국가에 해당한다.

환경재단과 창조경제연구회(KCERN)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5.1㎍/㎥로 유럽연합(13.1㎍/㎥), 북아메리카(7.4㎍/㎥)와 비교할 때 평균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25㎍/㎥로 도쿄(13.8㎍/㎥)·런던(11㎍/㎥)·뉴욕(9.8㎍/㎥) 등 주요도시보다 나빴으며 OECD 평균인 12.5㎍/㎥와 견주면 50% 이상 높았다.

정부 미세먼지 집계정밀도 ‘도마 위’

발제를 맡은 차원용 KCERN 연구위원은 “서울의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지난 2001~2016년까지 계속해서 감소추세를 보이나 4일 연속 이상 이어진 고농도 사례의 경우 2001년과 2003년을 제외하고는 감소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권민 서울시 대기정책과장은 “서울시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003년 37㎍/㎥에서 2018년 23㎍/㎥로 크게 낮아졌으며 미세먼지는 측정 이래 가장 낮은 농도인 40㎍/㎥로 개선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권 과장은 “서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의 가장 큰 배출원은 난방·발전으로 39% 비중을 차지한다”며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 교체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설문 결과 미세먼지 오염도는 일반 시민의 90% 넘게 심각성을 인식하는 사회적 문제로 언급했다.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오염도를 보면 미세먼지(PM-10)는 44㎍/㎥, 초미세먼지(PM-2.5)는 25㎍/㎥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기준인 PM-10 20㎍/㎥, PM-2.5 10㎍/㎥를 2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이날 토론자로 나서 “미세먼지 집계를 정밀하게 해야 한다”며 “군부대와 주한미군 주둔지 등 군사시설들이 기밀 유지를 이유로 통계에서 빠져 있다”고 꼬집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통계에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허점이 있다는 것. 이민화 KCERN 이사장은 정부정책에 △미세먼지 현실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이터화’ △수집된 전국 미세먼지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축적하는 ‘정보화’ △축적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미세먼지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지능화’ △예측과 맞춤을 바탕으로 실제 미세먼지 대안을 구축하는 ‘스마트화’ 등 4단계 트랜스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18년 산업용 미세먼지 저감 기술 비교. (자료=환경재단)
2018년 주거용 미세먼지 저감 기술 비교. (자료=환경재단)
2018년 차량용 미세먼지 저감 기술 비교. (자료=환경재단)


민간투자 유도해야…“인센티브제 고심중”

특히 김 정책관은 다음달 15일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을 보름 앞둔 시점에서 민간 자율적인 환경투자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대기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시멘트 제조업·발전·철강·석유화학 등 4대 업종에 대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개발(R&D)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중부·남동·남부·서부·동서발전 등 5대 발전사는 지난 30일 향후 5년간 우수 환경기술 개발에 6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2025년 이후 계획까지 포함하면 총 1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이 투입된다. 이들 5대 발전사는 전체 발전시설 오염물질 배출량 가운데 80% 이상을 배출하고 있는데, 대규모 환경투자를 통해 대기오염물질을 50% 넘게 감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수소연료전기차(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 비전 2030’을 세우고 오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 규모의 수소차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1만1000대 △2022년 4만대 △2025년 13만대 △2030년 50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같은 기간 누적 투자규모도 3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 2조9000억원, 7조600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주요국 기술수준을 비교하면 미국이 핵심기술을 선점하고 있다. 한국도 부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 등록된 산업용 미세먼지 저감 특허기술 건수는 미국이 21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일본 17건, 독일 4건, 한국 3건으로 우리나라가 4위에 올랐다. 주거용 미세먼지 저감 특허기술은 4건을 보유해 미국(3건)을 제치고 일본(9건)에 이은 2위다. 차량용 미세먼지 저감 특허기술에서도 한국(2건)은 4위로 세계 5위권(미국 12건·일본 12건·독일 6건·프랑스 1건·영국 1건)에 진입했다.

차 연구위원은 “한국은 집진기술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차량용 배기장치 집진기술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초소형 측정장비(AMNAS), 대기의 복합유해물질을 측정하기 위한 NDIR, 탄소배출 측정 블랙카본 분석장치 등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의 연료전지 스택을 활용한 필터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다는 점을 프랑스의 에어리퀴드사 기술연구소에서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최 이사장은 “궁극적으로는 미세먼지와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가 고안되고 지속돼야 한다”며 “민간 주도의 사회 혁신과 사회 가치 창출에 대한 보상 구조를 마련해 민간 기업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김 정책관은 “R&D 투자가 필수라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 “정부도 민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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