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2,079건
- 봄 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수족구병’ 영유아 조심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설렘과 불안으로 시작한 새 학년 새 학기도 벌써 보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완연한 봄기운과 함께 화사한 봄꽃들이 하나둘 손님맞이 채비를 한다. 그러나 봄은 우리 아이들의 건강관리엔 노란색 경고등이 켜지는 시기다. 심한 일교차에 면역력은 떨어지고 각종 바이러스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반면, 우리 아이들은 야외활동이 늘며 이러한 외부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맘때 우리 아이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감염병 중 하나가 ‘수족구병’이다. 수족구병은 4월 말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6월 중순 또는 7월까지 유행하는 급성바이러스질환이다. 영유아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집단생활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 이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날씨가 온화한 봄철 이후 특히 주의해야 하는데 비교적 전염성이 강해 한 아이가 걸리면 다른 아이들도 쉽게 걸릴 수 있다”며 “그동안 코로나19 대유행 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수족구병이 주춤했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해서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실제 국내 수족구병 환자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한해 51만8687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 각각 3만3210명과 1만6328명으로 급감했지만, 2022년 코로나19의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25만5849명으로 다시 크게 늘었다. ◇증상은 열 감기와 비슷… 손·발 등에 수포성 발진 나타나수족구(手足口)병은 병명 그대로 손, 발, 입안에 물집이 잡히는 질환이다. 영어 질환명 역시 ‘Hand-foot-and mouth disease’다. 원인은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us A16) 또는 엔테로바이러스 71(enterovirus 71) 등 장바이러스 감염이다. 엔테로바이러스 71에 의해 생긴 수족구병이 콕사키바이러스보다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뇌염, 마비성 질환 등 심한 신경계 합병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생후 6개월에서 5세 이하의 아이들에서 많이 발생하고 침, 가래, 콧물, 대변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수족구병은 손, 발, 입안의 안쪽 점막과 혀, 잇몸 등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영유아는 발뿐 아니라 하지나 기저귀가 닿는 부위에 수포가 발생하기도 한다. 발진은 발보다 손에서 더 흔하고, 3~7㎜ 크기의 수포성으로 손바닥과 발바닥보다는 손등과 발등에 더 많다. 또 발열, 두통과 함께 설사, 구토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물을 삼키거나 음식을 섭취하기 어려워 탈수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드물게는 뇌간뇌염, 뇌수막염, 급성이완성 마비, 신경원성 폐부종, 폐출혈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증상은 열나는 감기와 비슷하다. 대개 가벼운 질환으로 미열이 있거나 열이 없는 경우도 있다. 입안의 물집이 터져 궤양이 생기면 음식을 먹을 때 아프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식사량이 줄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7~10일 후면 자연 회복된다. ◇탈수 막는 게 치료 핵심… 부드럽고 뜨겁지 않은 음식 권장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렸다면 우선 잘 먹여야 한다. 입안이 아파 잘 먹지 못할 때는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준비한다. 뜨거운 음식보다는 온도를 낮춘 음식을 더 잘 먹을 수 있다. 설사만 없다면 요거트, 소프트아이스크림 등을 먹일 수도 있다. 찬물도 괜찮다. 열이 많이 난다면 해열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래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미지근한 물수건을 잘 짠 후 몸통을 닦아준다. 다만 수족구병을 진단받은 영유아가 △38도 이상의 열이 48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39도 이상의 고열이 있는 경우 △구토·무기력증·호흡곤란·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걸을 때 비틀거리는 경우에는 합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지만, 간혹 탈수나 합병증으로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며 “아이가 잘 먹지 못하고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 탈수를 의심하고, 열이 심하면서 머리나 배를 아파하고 토하거나 처지는 경우에는 뇌수막염이나 심근염 등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등 예방법 없어, 손씻기 등 위생관리 철저히 해야수족구병은 현재 백신이 없다. 따라서 예방을 위해서는 우리 아이들이 손씻기를 생활화하도록 지도하는 등 개인위생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또 장난감, 놀이기구, 집기 등을 소독하는 등 환경을 청결히 한다. 비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침 예절도 준수하도록 한다.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는 열이 내리고 입의 물집이 나을 때까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이진 교수는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높고 어린 나이부터 아이를 보육 시설에 맡기는 경향이 있어 수족구병이 급속히 유행할 가능성이 큰 환경이다”며 “수족구병은 주로 발병 첫 주에 가장 전염성이 크지만,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분변 등을 통해 수 주간 계속해서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 전염성이 강한 시기에는 자가 격리를 하도록 하고 이후에도 분변 관리나 손씻기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공의 파업에 환자들 `발길 뚝`…빵집도, 약국도 `울상`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서울의 대형병원에 가려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손님들이 확 줄었어요. 저희로선 그분들이 단골인데 타격이 크죠.” (대형병원 인근 빵집 주인)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 파업으로 ‘빅5’(서울아산, 서울대, 삼성서울, 세브란스, 서울성모) 병원 수술·입원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병원 인근의 상권과 약국 등에 불똥이 튀었다. 여기에 전국 19개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현실화하고 이들 대형병원의 기능이 마비되면 이들의 생계까지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서울 강남역 수서역 내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사진=이유림 기자)◇지방 환자 감소로 활기 잃은 상권서울 강남구 수서역은 삼성서울병원(서울 강남구, 약 2㎞), 서울아산병원(서울 송파구, 8㎞), 서울성모병원(서울 서초구, 14㎞) 등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지하철 3호선과 수인분당선, 수서고속철도(SRT) 등 여러 노선이 맞물려 있어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하는 중증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방 거주 국민 가운데 빅5 병원에서 진료받은 숫자는 2022년 기준 71만명에 달했다. 자연스레 수서역을 중심으로 상권도 형성됐지만 이 상권은 지난달 19일 전공의들의 집단 파업이 시작된 이후 직격탄을 맞았다. 역사 내에서 베이커리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부부는 “수서역은 SRT 고속열차를 타고 지방에서 원정 오는 환자들이 많다. 보통 일주일, 보름마다 정기적으로 내원하기 때문에 저희 입장에선 단골 고객”이라며 “그런데 의료대란 이후 발길이 뚝 끊겼다”고 울상을 지었다. 역내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여성도 “매출이 30%가량 줄어 걱정스럽다”며 “뭐든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여줘야 장사도 같이 잘되는 것 아니겠냐”고 한탄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20대 여성은 “예전에 사람들이 더 북적였는데 요즘은 기차 시간이 되어도 뜸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액세서리, 가방 등을 판매하는 가게에서는 손님이 한 명도 없어 애꿎은 먼지떨이로 청소만 반복했다. 서울 시내의 약국(사진=뉴스1)◇병원 앞 약국, 처방전 감소 실감병원과 ‘운명 공동체’인 약국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형병원이 외래 진료를 줄이고 신규 환자를 받지 않으면서 처방전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는 탓이다. 약국들은 임대료와 인건비는 고정 지출인데 환자 수만 감소했다고 입을 모았다. 환자보다 약사 수가 더 많은 약국도 있었다. 수서역 인근의 ‘ㄱ’약국은 “우리는 병원 바로 앞에 위치한 약국은 아니어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수요로 그럭저럭 버티고 있다”며 “아마도 문전약국(병원 바로 곁에 있는 약국)은 상황이 더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후문에 위치한 ‘ㄴ’약국은 “병원에서는 환자들 치료는 못 하고 약 처방만 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손님이 예전보다 30%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약국체인 ‘ㄷ’사 관계자는 “문전약국 조제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빅5 급에서 최소 15~20% 처방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도가 커지면서 상황은 안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의료기기 판매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대병원 정문에 위치한 ‘ㄹ’의료기기 판매업체 관계자는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 원래 병동으로 기저귀 등 배달도 많이 했는데 요즘엔 거의 없다시피 하다”며 “사태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1만 2907명의 근무현황 점검에서 지난 8일 오전 11시 기준 계약 포기 및 근무 이탈자는 1만1994명으로 92.9%에 달한다. 복지부는 지난 11일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5565명에게 면허정지 처분 사전 통지서를 발송하는 등 행정절차에 착수했지만 의사들은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며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