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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밀리 뮤지컬, 엄빠와 이모의 지갑을 열어라[홍정민의 뮤지컬 톺아보기]
- 한국 뮤지컬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에는 라이선스 작품(해외 원작을 현지화한 작품)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해외에서 유명한 작품이라고 해서 한국에서도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관객의 기대와 수요에 맞게 적절히 현지화해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뮤지컬 번역 전문가인 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가 국내에서 크게 흥행한 해외 라이선스 작품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이들 작품이 어떻게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소개한다. ‘편집자 주’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 ‘빌리 엘리어트’, ‘마틸다’, ‘라이온 킹’.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히트작으로 국내에서도 크게 흥행한 이들 뮤지컬은 모두 동화 또는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거나 어린이가 주인공인 작품들이다. 따라서 작품의 가사와 대사를 번역할 때는 아동의 이해와 흥미를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실질적으로 이들 작품의 ‘관극’을 결정하고 티켓 가격을 지불하는 것은 부모이기 때문이다. 즉, 이들 작품을 번역할 때는 아동 관객뿐 아니라 성인 관객의 눈높이까지 모두 맞추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실제로 뮤지컬 업계에서는 아동뿐 아니라 부모 모두를 관객층으로 포용한다는 점에서 이들 작품을 ‘패밀리 뮤지컬’이라고 지칭하며 가족 관객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족 관객의 경우 1차적으로는 자녀와 부모가 함께 관람하기 때문에 티켓 3~4장을 한 번에 판매할 수 있는 높은 수익 구조를 창출한다. 게다가 장기적으로는 아동 관객들이 미래의 잠재 관객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뮤지컬 시장의 정체 타개를 위안 대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 뮤지컬 시장 관객층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20~30대 여성 관객에 대한 고려도 필수적이다. 즉, 패밀리 뮤지컬 번역자는 아동 관객과 부모 관객뿐 아니라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젊은 여성 관객, 즉 이모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아야 하는 ‘삼중고’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의성어·의태어로 아동 관객 눈높이 맞춰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그 어려운 작업을 해낸 작품이 뮤지컬 ‘마틸다’다. 이 작품은 2018년 제7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베스트외국뮤지컬상, 2019년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올해의 프로듀서상, 앙상블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또, 6개월의 공연 기간 동안 객석 점유율 90%라는 흥행 기록을 달성하며 작품성뿐 아니라 대중성까지 인정받았다. 국내 최대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 기준으로 예매자가 20대 29%, 30대 31%, 40대 31% 등 전 연령대에 균형 있게 분포됐으며 가족 단위로 추정되는 예매자(티켓을 3장 이상 구매한 30대 이상)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이 작품이 아동 관객뿐 아니라 부모와 이모 관객의 취향까지 효과적으로 저격했음을 시사한다우선, 아동 관객을 위해 사용된 전략으로는 의성어·의태어의 사용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이를 통해 의미를 감각적,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리듬감을 강화해 아동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 이들의 흥미를 높였다. 마틸다가 도서관 사서 펠프스 선생님에게 자신이 지어낸 동화 ‘탈출 마술사와 공중 곡예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이 단적인 예다.이야기 초반 마틸다는 탈출 마술사와 공중 곡예사에 대해 설명한다. 원작은 ‘an escapologist, who could escape from any lock that was ever invented’(지금까지 발명된 어떤 자물쇠라도 탈출할 수 있는 탈출 마술사), ‘an acrobat, who was so skilled, it seemed as if she could actually fly’(기술이 너무 뛰어나서 실제 하늘을 나는 것처럼 보이는 공중 곡예사)로 길게 설명한다. 반면 한국어 대사는 ‘한 명은 어떤 자물쇠라도 뚝딱 열고 나올 수 있는 탈출 마술사, ‘또 한 명은 하늘을 슝- 날아오르는 우아한 공중 곡예사’로 의성어, 의태어를 적절하게 사용해 의미를 좀 더 감각적으로 전달하고 리듬감을 살린다.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이 작품의 주요 넘버 중 하나로 마틸다가 부모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마틸다가 그러한 부당함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부르는 ‘노티’(Naughty)에서도 그러한 특징이 두드러진다. 한국어 제목은 ‘똘끼’로 번역되었다. 넘버 중간에 나오는 “Every day starts with the tick of a clock. All escapes start with the click of a lock”는 ‘매 순간은 시계가 째깍거리면서 시작되고 모든 탈출은 자물쇠가 딸깍하면서 시작된다’는 의미다. 한국어 가사에서는 “일초씩 매 순간 똑 하고 딱”, “한발씩 춤추듯 쓱하고 싹”으로 번역됐다. 단어 하나 하나의 뜻을 직역하기보다 ‘똑’, ‘딱’, ‘쓱’, ‘싹’ 등의 의성어, 의태어를 통한 리듬감 전달에 초점을 둔 것이다.바로 이어지는 ‘Cause if you’re little you can do a lot, you mustn’t let a little thing like, ‘little’ stop you”는 ‘작기 때문에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작은 일 때문에 멈춰서는 안 된다’는 의미인데 “쬐끄만한 게 뭐가 어때. 자꾸 쬐끄만 것 갖고 신경 쓸 것 없고”로 옮겼다. 영어 단어 자체의 의미를 충실히 재현하는 대신 ‘쬐끄만’이라는 의태어 반복에 따른 리듬감 강화 효과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꾹꾹”, “찌릿한”, “짜릿한”, “깜짝”, “따끔”, “굽신굽신” 등 넘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가 자주 사용된다.어린이들에게 친숙하고 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도 원작보다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작품의 첫 넘버인 ‘미라클’(Miracle)에서 “My mummy says I’m a miracle”(우리 엄마는 내가 기적이래)는 “울 엄마는 내가 짱이래”, “special little guy”(특별한 사내 아이)는 “오구 이쁜 강아지”로, “teacher”는 “쌤”으로 번역하는 등 원문의 일반적 표현들이 어린이들에게 좀 더 익숙한 명사, 감탄사 등으로 대체함으로써 아동 관객이 작품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 극의 흐름에 보다 효과적으로 몰입하도록 도왔다.◇성인 관객 공략 위한 언어유희 번역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하지만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실질적으로 이 작품을 선택하고 티켓을 구매하는 엄마, 아빠 관객, 나아가 한국 뮤지컬 시장을 견인하는 이모 관객의 흥미를 높이려는 시도가 ‘전략적’으로는 좀 더 중요할 수 있다. 성인 관객을 공략하려는 시도는 이 작품의 중요한 특징인 언어유희의 번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실제로 이 작품의 번역은 원작 특유의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언어유희를 재치 있게 살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의 대표 넘버인 ‘스쿨 송’(School Song)은 어린이가 처음 학교라는 조직 사회에 들어가서 겪는 두려움과 혼란을 알파벳 철자를 순서대로 배치해 표현한 언어유희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So you think you’re able (A-ble) to survive this mess by being a Prince or a Princess (B-ing). You will soon see (C) there‘s no escaping tragedy (trage-D)”(공주님이나 왕자님으로 이 혼란을 피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곧 이 비극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될 거야)와 같이 알파벳 철자를 순서대로 나열하면서 학교 생활이 기대와 다를 것임을 경고한다. 이 부분의 한국어 가사는 “오 그래쪄요. 에이(A)이구. 근데 지금부터 삐(B)지거나 울진 마라. 반항할 시(C) 죽이는 블랙 코메디(D)”로, 각 알파벳의 발음을 살리면서 영어 원문의 단어를 하나하나 직역하기보다 그 의미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뒤에 이어지는 “But if I try I can remember (rem-M-ber) Back before my life had ended (N-ded)”(하지만 노력해보면 내 인생이 끝나기 전을 기억할 순 있어)는 “이상하니. 뭔가 애매(M)해? 이런 반전 새드엔(N)딩”으로, “Before I first heard the pealing of the bell (P-ling)”(종소리를 처음 듣기 전에)는 “니 인생 종쳤다. 피(P) 볼 준비해”로 옮겼다. 역시 각 알파벳이 등장할 때마다 유사한 한국어 단어로 대체해 원문의 언어유희를 가급적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특히 “블랙 코메디”, “덫에 걸린 쥐”, “애매”, “반전”, “새드앤딩” 등은 아동 관객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표현으로 번역 과정에서 성인 관객에 좀 더 초점을 두었음을 알 수 있다.다만, 아동 관객을 위한 장치도 사용되어 번역 과정에서 다양한 관객층에 대한 고민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이 작품의 제목은 한국어로 ‘ABC 송’으로 번역돼 관객에게 해당 넘버에서 알파벳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함을 전달한다. 또, 프로그램북에 수록된 한국어 가사에도 각 한국어 가사에 해당하는 알파벳 철자를 위의 설명과 같이 배치하여 아동 관객들도 언어유희를 좀 더 직접적, 명시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층적 관객군의 기대와 수요를 좀 더 정교하게 충족시키고자 했다.◇신조어·비속어 대신할 창의적인 번역 대안도 있어야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은 “죽이는”, “종쳤다”, “피 볼” 등은 어린이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비속어에 해당하는 표현이며, “짱”, “쌤” 등의 표현은 아동 관객에게 친숙하긴 하지만 신조어로 교육적 측면에서 적절한 표현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신조어와 비속어는 다른 넘버에서도 자주 등장하며, 원문에는 없던 표현이 추가되거나 원문보다 강한 표현으로 대체된다. 일례로 “My daddy says I’m a bore”(우리 아빠는 내가 지루하대)는 “울 아빠는 토 쏠린대”로, “My daddy says I should learn to shut my pie hole. No one likes a smart-mouthed girl like me”(우리 아빠는 입 닥치래. 나같이 건방진 여자애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대)는 “늘 하는 말 너는 싸가지가 없어. 꼴값 떨지 말고 입 닥쳐”로 원문보다 좀 더 비속어가 강화되었다.이러한 양상은 마틸다와 같은 학급 아이들이 그동안 자신들을 괴롭히던 트런치불 교장에게 반기를 들면서 부르는 ‘리볼팅 칠드런’(Revolting Children)에서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넘버의 한국어 제목은 ‘토 쏠리게 개기는 아이들’이다. 이 넘버에서 “Using revolting rhymes”(반항적인 각운을 사용해)와 “Now we’ve sent the Trunchbull bolting”(우리 덕분에 트런치 불이 도망쳤어)는 각각 “빡친 춤을 추고”, “이젠 트런치불 잘 꺼졌다”로 번역되었다. 심지어 원문의 “She can take her hammer and S-H-U”(망치를 잡고 슝)에서 “S-H-U”는 트런치 불의 학대를 상징하는 해머가 날아가는 소리와 ‘shit’의 완곡어인 ‘shoot’의 발음을 동시에 연상시키면서 이중적 의미를 전달하는데, 한국어에서는 “씨ㅂ”이라는 욕설로 번역됐다.이 작품이 8세 이상 관람가인데다 평균 연령 10세 안팎의 아동 배우들이 작품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표현들은 공연을 관람하는 아동 관객이나 해당 넘버를 부르는 아동 배우의 교육과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원작 자체가 잔혹 동화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만큼 마틸다를 학대에 가까운 수준으로 괴롭히는 부모의 행태나 트런치 불에 대한 아이들이 분노와 화 등 원작의 분위기나 정서를 전달하는데 이러한 접근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특히 해당 작품이 아동뿐 아니라 성인 관객을 함께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 번역 과정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물론 모든 성인 관객이 극적 정서와 자극적 표현을 선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부모 관객의 경우 아동의 교육과 정서를 더 중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중성과 상업성이 강한 뮤지컬의 장르적 특성상 티켓 구매를 이끄는 기존 성인 관객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이들 관객에 대한 고려가 어쩌면 더 중요할 수 있다. 다만, 성인 관객에 대한 소구의 방법으로 신조어, 비속어 등이 주로 사용됨으로써 아동 배우와 아동 관객의 교육과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좀 더 창의적이고 다양한 언어유희 사용 등 성인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그 밖의 대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본 칼럼은 2021년 출판된 ‘패밀리 뮤지컬 번역과 아동 관객: <마틸다>를 중심으로’ 제하의 논문 일부를 발췌 및 수정한 것입니다. 원작은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공식 계정에 2017년 2월24일 업로드된 유튜브 영상과 뮤지컬 넘버 가사를 제공하는 ‘올 뮤지컬즈’(All Musicals) 사이트를, 한국 공연은 2022년 1월 5일 업로드된 한국 재연 공식 프레스콜 유튜브 영상을 참고한 것입니다.△필자 소개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영어통번역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뮤지컬 번역으로, ‘Taboos, Translation, and Intersemiotic Interaction in South Korea‘s Successful Musical Theaters’, ‘국내외 뮤지컬 번역 연구 현황 및 향후 연구 방향’, ‘패밀리 뮤지컬 번역과 아동 관객: ‘마틸다’를 중심으로’, ‘뮤지컬 번역에서 상호텍스트성에 대한 멀티모달적 고찰: ‘썸씽로튼’을 중심으로’ 등 라이선스 뮤지컬 번역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한 논문을 A&HCI급 국제 학술지, KCI 등재지 등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활발하게 출판하고 있다.
- 삼정KPMG·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 반도체 산업 환경경영 전문가 포럼 개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연세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원과 삼정KPMG는 지난 2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반도체 산업 환경경영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고 반도체 산업 특수성을 고려한 환경경영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왼쪽부터) 김병주 KDI 교수, 전형석 UL Korea 팀장, 김정남 삼정KPMG 상무, 신창환 성균관대 교수, 곽주영 연세대 교수, 이연호 연세대 교수,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김경아 삼성전자 DS부문 기후전략그룹장, 박노혁 SK하이닉스 이천환경팀장이번 ‘’GEEF for ALL‘ Special Forum with KPMG: 반도체 산업 환경경영 전문가 포럼’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부상하는 현 비즈니스 환경에서 대한민국 핵심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환경경영 현황과 과제를 논의하고자 마련됐다.축사를 맡은 반기문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 명예원장은 “반도체 산업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 산업으로서 반도체 산업계가 환경경영 성과를 효과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하는 방안은 기업과 환경적 측면뿐만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이 가지고 있는 위상을 고려한 국제적 측면까지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 세계 2위, 메모리 세계 1위인 한국 반도체 산업은 미국, 중국, 대만 등과 함께 글로벌 시장주도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상황이라고 전하면서, ESG 환경경영 측면에서도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제조공정시설의 전력사용원 전환 △수자원의 친환경 관리 △전자제품의 전력소모 감축 등 과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한편 김경아 삼성전자 DS부문 기후전략그룹장, 박노혁 SK하이닉스 SHE(Safety Health Environment) 이천환경 팀장은 반도체 기업의 ESG 환경경영 사례를 소개했다. 김경아 그룹장은 반도체 공정에서의 온실가스 사용량 최적화와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설치를 통한 탄소 저감 활동을 소개하며, 저전력 반도체 개발, 매립 폐기물 제로화 등 반도체 전 단계에 걸친 감축 노력에 대해 공유했다. 박노혁 팀장은 SK하이닉스가 공급에서 소비까지 전 과정에 대한 환경오염 예방을 위해 오염 예방자로서 ESG 경영을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세부 추진 내용을 공유했다. 이어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 패널들은 환경경영 글로벌 트렌드 등을 공유하는 한편,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환경경영 가이드라인 개발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부, 산업계, 학계 등이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함께했다.김정남 삼정KPMG 상무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환경 목표 설정, 전략체계 구축 및 실행, 이해관계자 소통 등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으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이 ESG 환경경영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이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한다면 반도체 업계 내 ESG 확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창환 성균관대 교수는 “코로나로 인해 ICT 산업의 꾸준한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관리하기 위한 반도체 공장 내 온실가스 저감장치 도입 및 관련 연구개발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에너지 조달 믹스와 관련된 제도적 인프라 구축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며 “ESG 환경경영은 개별 반도체 기업만의 숙제가 아닌 정부, 산업계, 학계 모두의 과제”라고 말했다.또한 “반도체 산업 특성에 부합하는 친환경 활동을 실행하고 이를 제대로 평가받음으로써 글로벌 반도체 리더십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각계가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반도체 산업 환경경영 가이드라인 구축을 위해서는 기존에 ESG 환경경영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이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전형석 UL코리아 팀장은 “반도체 산업계가 기술 중심으로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일반적인 기업 대상의 ESG 지표로는 이러한 노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이에 따라 산업적 특성에 적합한 글로벌 가이드라인이 개발된다면 반도체 기업의 친환경 경영활동이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SK에너지, 디지털 DNA로 딥체인지 가속화 나선다
-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SK에너지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T)을 중심으로 딥체인지를 더욱 가속화한다. 현재 주력사업인 석유정제업이 대외 변수들에 취약해 위기가 반복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DT를 통한 친환경, 플랫폼 중심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구조를 전환키로 한 것이다.19일 SK에너지는 최근 조경목 사장을 비롯한 전사 본부장급 이상이 참여하는 월간 단위의 회의체인 ‘행복 디자인 밸리’를 화상회의를 열고 △디지털 O/E (Digital Operational Excellency) △디지털 그린(Digital Green) △디지털 플랫폼(Digital Platform) 등 ‘DT 3대 추진방향’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이 최근 화상회의로 진행한 ‘행복 디자인 밸리’에서 SK에너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SK에너지)조 사장은 “이제껏 겪어 보지 못했던 최근의 위기 상황은 통상적 수준의 변화로는 극복하기 어렵고 극복 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생존과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당면한 위기를 본질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DNA를 기반으로 석유사업의 한계를 넘는 딥체인지를 가속화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는 ‘석유사업 기반의 디지털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자”며 “3대 전략 방향에 맞게 사업별, 업무별 구체적 실행방안을 만들어 강력하고 과감하게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행복 디자인 밸리’에서 매달 실행 정도를 점검키로 했다.◇‘울산CLX 전 공정에 스마트 플랜트’ 확대 도입 SK에너지의 핵심 생산거점인 SK 울산CLX의 수많은 공정과 설비의 경쟁력 및 생산성,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O/E 를 더욱 강화한다. 이를 위해 2017년 국내 최초로 울산 CLX 일부 공정에 도입했던 AI,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플랜트(Smart Plant)를 울산CLX 전 공정으로 확대 적용키로 했다. 스마트 플랜트 확대로 △보다 최적화된 공정 운영 체계 구축, △설비 신뢰도 향상 및 비용 절감 등 SK 울산CLX의 생산성 및 경제성이 향상되고 △중대사고 예방&비상대응 능력 강화 등 안전건강환경(SHE) 분야 경쟁력 또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일 수 있게 된다. 물류 영역에도 빅데이터 기법을 활용, 물류 최적화 기술을 도입해 비용을 절감하는 스마트 물류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SK에너지는 아울러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사가 추진하는 그린 밸런스(Green Balance) 2030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 아래 디지털 그린을 추진해 환경분야의 SV가 마이너스인 석유사업을 친환경, 필환경 기업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SK에너지는 AI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현장에 적극 활용해 친환경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장 폐수 재처리 과정에 AI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워터 솔루션, 2027년부터 오염물질 배출 감축 의무가 본격 적용될 예정인 항공유 시장에 대비한 바이오 항공 (B-Aviation) 플랫폼 구축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디지털 플렛폼으로 고객에게 편의 제공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SK에너지는 고객에게 보다 다양한 생활 편의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 전략을 더욱 확장해 자동차 관련 모든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올인원 자동차 케어 플랫폼(All-In-One Car Care Platform)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우선 전국 3000여개 SK에너지 주유소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 주유·물류·세차·주차 등의 서비스를 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개선하고 중고차 거래, 전기차 충전까지 가능하게 함으로써 SK주유소가 고객 생활편의 오픈 플랫폼이 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SK에너지는 2018년 개인 간 택배 서비스 홈픽(Home Pick)을 런칭하는 등 플랫폼 사업자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시작했다. 향후에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홈픽 등과 같은 고객 편의를 높일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를 지속 발굴할 예정이다.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SK에너지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은 에너지·석유화학 산업이 첨단 기술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냄으로써 그린밸런스2030 방향의 딥체인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피용익의 록코노믹스]헤비메탈이 노동계층의 음악이 된 사연
-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헤비메탈은 노동계층의 음악이다.’미국과 영국의 음악계에선 널리 통용되는 말이다. 메탈리카 등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일부 밴드들을 제외하고는 헤비메탈 공연장은 주로 공장 노동자들과 식당 종업원들이 채우는 것이 사실이다.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고소득 직장인들과는 차림새도 다르고 말투도 다른 계층이다.도대체 음악과 계층이 무슨 상관이 있겠나 싶겠지만, 헤비메탈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면 왜 노동계층의 음악이 됐는지 어느정도 고개가 끄덕여진다.1950년대 이후 경제적 풍요로움의 산물과도 같은 록은 기본적으로 ‘즐기는’ 음악이었다. 젊은이들은 흥겨운 리듬에 몸을 흔들었고, 이들의 자유로운 삶은 종종 술과 마약, 섹스를 수반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삶을 살 수 있는 건 아니었다.빠른 속도의 경제 성장은 양극화를 불러왔다. 돈을 버는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벌었지만, 하층민의 삶은 상대적으로 피폐해졌다. 영국 경제학자 피터 타운젠드와 브라이언 아벨-스미스의 1965년 논문에 따르면, 당시 영국인의 14%에 달하는 750만명이 빈곤층이었다. 특히 전체 빈곤층에서 15세 미만 어린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달했다. 영국 버밍엄과 같은 공장 지대에 사는 청소년들의 삶에는 희망이 없었다. 비틀즈에 열광하는 런던 시민들의 삶과는 괴리가 점점 커져갔다. 이들은 여전히 즐거움이 아닌 생존을 위한 삶을 살고 있었다.당시 상황은 1948년 버밍엄에서 태어난 헤비메탈 뮤지션 오지 오스본의 회고에도 드러난다. 그는 2010년에 발표한 자서전 ‘I Am Ozzy’에서 “전쟁 이후의 삶은 그렇게 쉽진 않았다. 아버지가 GEC 공장에서 야간근무를 마치고 아침에 돌아오면, 어머니가 루카스 공장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이것은 무척이나 단조로운 고역이었다”라고 썼다. 물론 오지 오스본도 당시 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 비틀즈의 팬이었다. 그는 비틀즈의 1963년 곡 ‘She Loves You’를 듣고 뮤지션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다만 가난과 범죄에 노출됐던 그가 만드는 음악이 비틀즈의 음악처럼 밝고 아름다울 수는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어두운 정서는 그가 버밍엄에서 결성한 밴드 블랙 사바스의 음악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앤드루 L. 코프는 저서 ‘블랙 사바스와 헤비메탈의 출현’에서 “블랙 사바스의 초기 작품에 분명하게 드러나는 어둡고, 분노에 찬, 심각한 음악은 중부 산업화 지역의 막다른 노동계층의 공장 인생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실제로 오지 오스본과 함께 1968년 블랙 사바스를 결성한 기타리스트 토니 아이오미는 공장 노동자였다. 그는 공장 일을 하다가 손가락을 잃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존 음악에서 들을 수 없었던 블랙 사바스의 무겁고 시끄러운 사운드는 토니 아이오미가 매일같이 경험한 공장의 기계 소음에서 비롯됐다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블랙 사바스와 비슷한 시기에 레드 제플린과 딥 퍼플도 활동을 시작했다. 블랙 사바스와 마찬가지로 멤버들의 생활 형편은 썩 좋지 못했다. 레드 제플린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지미 페이지의 아버지는 공장 근로자들을 관리하는 매니저였고, 딥 퍼플의 보컬리스트 이언 길런의 아버지는 공장 창고지기였다. 이들은 런던에 사는 부유한 대학생들과 똑같은 정서를 공유할 리 없었다.자연스럽게 이들이 만든 음악은 일반 대중이 즐기는 록 음악보다 빨랐고, 시끄러웠으며, 무엇보다 어두웠다. 헤비메탈의 탄생이었다. 데뷔 초기의 블랙 사바스. (사진=블랙 사바스 홈페이지)
- (마이클 브린의 서울Insight)한국의 브랜드는?
- [이데일리 마이클브린 칼럼니스트] 관광산업에서는 약간의 이미지 정보를 가공만 잘해도 유망한 사업분야로 급부상 할 수 있다.진위여부는 상관없다. 몇 개의 단편적인 정보만으로도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가 있는 것이다. 알제리를 생각해보자. 무엇이 떠오르는가? 먼지투성이에 위험하고, 외국인들에게 적대적인 정서가 떠오르지 않는가?그 정도의 정보라면 관광객들에게 이미 목적지를 바꿀만한 충분한 이유를 만들어 준 셈이다.사람들은 다양한 나라들에 대해 특정한 인상을 갖기 마련이다. 사실 아무런 인상이 없는 나라는 손에 꼽아보기 힘들 정도다. 간혹 그런 나라도 있긴 한데 내겐 그린란드가 그러하다. 그린란드 하면 내 머리 속은 온통 눈으로 하얗게 덮여온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 어쨌든 그 나라는 결코 녹색창연하지 않을 거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 같은 사실을 간파해왔다. 소비자들은 그들이 인지하고 있건 그렇지 못하건 간에, 어떤 인상에 따라 구매 의사를 결정한다.기업의 이윤은 그 기업이나 상품 혹은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게 마련인데, 그 특성이란 것은 바로 소비자들의 수요와 요구가 소비자에게 남겼던 인상이 만나는 지점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그 특성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는다.비결은 중첩의 지점에서 긍정적인 인상이 나오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그 것이 바로 브랜드의 역할이다.만약 누군가 세상에 단 세 명만이 알고 있는 극비의 비법으로 만들어진 갈색의 설탕음료를 내게 권한다면 난 결코 입을 대려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난 언제나 이 음료를 마시고 있다. 왜? 세계의 넘버 원 브랜드, 코카콜라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까닭이다. 이처럼 브랜드는 상품적 값어치를 좌우하게 된다.지금 한국은 자국을 브랜드화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우리의 상품-한국-은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차별화될 필요가 있다. 만약 누군가 여행사로 찾아가 아시아의 허브 패키지 여행 상품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하자. 이때 여행사 직원이 “어디로 가시려고 그러시는데요? 싱가폴, 홍콩, 상하이, 인천, 부산, 군산, 여수, 목포, 중구 중에 어딜 가실 건가요?”라고 되묻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한국의 브랜드는 또한 우리가 매혹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맞춰져야 한다.만약 한국의 브랜드를 알려 주요 관광객으로 유치하고자 하는 고객층이 20대 미혼의 남자들에게 맞춰져 있다면, 그들에게 관광 상품으로 조선왕조 학술적 이미지로는 그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힘들 것이다.따라서 가장 중요한 점은, 브랜드가 그들의 수요를 감각적으로 자극시키는 느낌을 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이미지가 다른 관광 지역과 차별화되고 해당 목표층에 적절하게 맞춰졌다 하더라도 사람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알아줬으면 하는지를 생각하기 전에 우린 먼저 한국이 무엇을 원하는 가를 알아야 한다.여기 그 실례와 반례가 있다.-아일랜드: 1995년 아일랜드 정부는 전문 기업과 손을 잡고 브랜드 작업에 착수, 3000만 불을 들여 세계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벌였다. 그 결과 한 때 침체된 유럽 변방국에 불과했던 아일랜드는 이제 켈트족의 호랑이로 간주되고 있다.-스페인: 80년대에 스페인은 가난한 독재국가에서 현대적인 민주국가로 대 변신하였다. 관광산업의 이미지 역시 호안 미로라는 예술가가 주창한 ‘태양 아래 모든 것’이라는 슬로건 아래 새롭게 탈바꿈했다. 다만 그 브랜드화의 노력이 실제 관광산업의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는지에 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코트디부아르: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는 세계 커피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품질이 조악하여 다른 커피와 함께 섞여 팔리는 것이 보통이다. 반면 콜롬비아는 코트디부아르와 비슷한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높은 가격에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차이는? 브랜드에 있다. 콜롬비아는 지난 25년 동안 후앙 발데즈와 노새의 이미지로 판매를 계속 하고 있다.-그리스: 올림픽과 월드컵을 유치하는 국가에겐 돈으로 살 수 없는 홍보의 기회가 주어진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을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비교해보자. 그리스는 브랜드를 개발하고 알리는 데 실패했다. 정부가 관심을 보이지 않은 탓이다. 그 결과는? 이미지도 개선되지 않았고, 지난 한해 동안 관광산업과 무역, 투자 어디에서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한국은 우선순위를 정하고 고유의 판매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 이를 통해 여타 경쟁국가와도 국제적으로 차별화되어야 한다.브랜드는 반드시 현실적이어야 한다. 희망 가득한 브랜드도 좋지만 무엇보다 정직해야 한다.`방글라데시: 지구의 지붕`이라던가 `카불: 언제나 여름`과 같은 브랜드는 적절하지 못하다.또 "아름다운 울산"(항구도시)처럼 요점이 없는 브랜드나, 아무 의미도 없는 "하이! 서울", 포부만 가득한 "평양:투자자들의 천국"과 같은 브랜드 역시 의미가 없다.한국은 선진경제, 인터넷강국, 맛나는 음식, 활력 넘치는 사람들, 태권도, 세계수준의 영화, 한류의 견인차인 드라마와 같은 긍정적 요소들을 한껏 부각시키고 부정적 요소들을 가려주는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내가 브랜드 주제나 슬로건을 제시하지 않으려고 상당히 노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이런 가정을 해보자. 한국인들은 자국의 이미지가 40년의 개발기를 거쳐온 성장국가의 이미지로 인식되기보다는 환경보호주의의 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생각해 보자.우리의 브랜드 주제는 `푸른 한국`이 될 것이다.정부의 개발정책 역시 DMZ 계획, 습지보존, 간척사업, 도시재개발계획 등에 걸쳐 푸른 한국이란 브랜드에 걸맞도록 조정될 것이다.정부는 환경보전을 위한 연구를 촉진하고 이에 부응하는 기업들에 보상을 줄 것이다. 지자체는 자전거도로를 만들거나 산책로를 조성하고 환경친화산업을 지원할 것이다. 녹색의 관광산업은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도시는 살기 좋은 거주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관광객들은 "서울: 깨끗한 도시"로 모여들 것이다.그럼 "한국:아시아의 축"이라는 브랜드는 어떨까? 물류와 편의성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 금융의 허브가 되기 위해 필요한 단계를 밟아 나갈 것이다. 관광 슬로건으로는 “세계 모든 나라로 통하는 곳” 정도가 어떠할까.물론 녹색과 축, 두 가지를 함께 갖고 가지 못할 이유는 없다. 여하튼 한국이 브랜드화 되고자 한다면, 포부를 밝힐 것이 아니라 선택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마이클 브린(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즈 컨설턴츠 대표이사)<영어원문> Column Title: What is Korea’s Brand?In tourism, a little bit of knowledge can be bad for business.A couple of facts, true or false, are all that’s needed to keep people away. Consider Algeria. What comes to mind? Dusty, dangerous, anti-foreign violence?That’s all you need to decide to visit somewhere else.We feel something about most countries. In fact, you might be hard-pressed to name a country that you don’t have impressions of. Greenland is one rare case for me. It’s a sheet of snow in my mind. I don’t think I’ve ever heard anyone mention it. My only thought is that I bet it’s not green.Companies have long understood that, with or without knowledge, people form the perceptions which determine their attitudes and purchasing behavior. Profits rise and fall at precisely this point &8211; where a consumer’s needs, desires and perceptions meet. And this place is elusive.The trick is to do what you can to make sure the perceptions coming out of the place are positive. This is what branding does. I would never drink brown gassy sugar water made with a secret formula that only three people in the world know- but I do drink it all the time because it’s called Coca-Cola, the world’s No. 1 commercial brand.To this end, it’s high time Korea branded itself.Our product -Korea- needs to be differentiated in the consumer’s mind from other countries. It’s no use if she walks into a travel agency and asks for a package tour to the Hub of Asia, to be asked, “Which one? Singapore, Hong Kong, Shanghai, Incheon, Busan, Kunsan, Yeosu, Mokpo or Jung-gu?Also, our brand must be relevant to the people we’re trying to attract. We can’t sell young single males on the Yi Dynasty. And, most important, to accept our brand, the consumer needs to feel good about it. Korea may be different and relevant, but if people feel bad about it, they won’t buy.Before we ask ourselves what we want people to know, we have to know what Korea itself wants.Here are examples of countries that have and haven’t done it.-Ireland: In 1995, the Irish government set up a brand entity in partnership with the private sector and invested $30 million in a global marketing campaign. Once a dreamy backwater on the edge of Europe, Ireland is now seen as the Celtic Tiger.-Spain: In the 1980s, Spain changed from being a poor, backward dictatorship into a modern, democratic state. The image for tourism changed, too, helped by a brand designed by Spanish artist Joan Miro with the slogan "Everything Under the Sun." It is arguable that the tourism industry would not have developed, and with it the country, without the unifying effect of this brand. -Ivory Coast: This African state has around 40 percent of the international coffee bean market. Its beans are seen as low quality and are usually blended with other beans before being sold. Colombia, on the other hand, has a smaller market share, but sells its coffee at premium prices. The difference? Branding. Colombian coffee has been sold under the Juan Valdez and his mule image for the last 25 years.-Greece: The Olympics and the World Cup provide hosts with a measure of international exposure that cannot be bought. Look how well Sydney came out of 2000 compared with Athens in 2004. Greece failed to develop its brand because no part of government saw it as its job. The result? No increase in image, tourism, trade or investment in the last year.What Korea needs to do is identify a priority that gives its Unique Selling Point and by which it becomes identified internationally and distinguished from its rivals.It is important to accept that a brand must be based on reality. It may be aspirational, but it must be honest. You can’t have, say, “Bangladesh: Roof of the Earth” or “Kabul: Every Day is Summer.” Nor can you have a brand that misses the whole point, like, “Beautiful Ulsan” (the Korean shipbuilding city), or says nothing (“Hi! Seoul), or is way too aspirational “Pyongyang: Investor Paradise.” The approach for Korea should be to leverage the positive-advanced economy, wired city, great food, vigorous people, taekwondo, cool movies, sweet soap operas- under a broad theme that captures the essential qualities while also reflecting the aspirations of citizens, and by so doing, overshadow the negative.As you can tell, if you’ve made it this far in the column, I’m desperately trying to avoid suggesting a brand theme or slogan. But let’s make suppose that our research shows that, following 40 years of development, Korea’s citizens want, above all else, that their country be a model, not of more growth, but of environmentalism.And that this is how they want to be distinguished from other Asian states. There is our brand theme: “Green Korea.” Now, government projects, like the plans for the DMZ, the preservation of wetlands, reclamation projects, urban renewal schemes, support a theme of national identity.The government will want to promote environmental research and reward exemplary companies. Local governments will want to develop bicycle tracks, jogging trails, and promote environmental industries. Green tourism will become a big thing. City promotion will emphasize livability.Tourist will be encouraged to “Visit Seoul: the Clean City.” And so on.On the other hand, what if our brand were to be “Korea: Axis of Asia”? Then we would emphasize logistics and convenience. We would want to take the necessary steps to become a financial hub. Our tourism slogan might be “You can get here from anywhere.”There is, of course, no reason why the country cannot be both green and an axis. But, if Korea is to be branded, it must make its choice.By Michael Breen(The president of Insight Communications Consulta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