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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우 감독 "60년 만에 만난 영화 '배신', 감회 남달라"
- 영화 ‘배신’의 정진우 감독이 26일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미보유 발굴 필름 공개 및 기관 창립 50주년 기념 언론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사람 나이로 따지면 환갑이 지난 영화입니다. 영화를 썩 잘 만들었다고 말할 순 없지만, 60여년 전에 이런 영화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감회가 남다릅니다. 한국영화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도 자부심을 갖습니다.”1960년대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정진우 감독(87)이 자신의 연출작인 ‘배신’(1964)을 다시 마주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정진우 감독은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서 열린 미보유 발굴 필름 공개 및 기관 창립 50주년 기념 언론간담회에서 “1960년대 당시 영화 제작 편수가 1년에 180편에서 280편 정도가 됐었다”며 “지금은 여러 극장에서 동시 상영이 가능했지만 당시엔 서울의 개봉관이 6개밖에 없었다. 영화를 제작해도 극장 개봉을 하기 위해선 고생이 상당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당시엔 영화를 만들고 2~3년 뒤에나 개봉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개봉일 기준으로는 ‘배신’이 1964년 작품으로 기록돼 있는데, 사실 1962년에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밝혔다.정진우 감독은 1963년 영화 ‘외아들’로 24세에 영화계에 데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진우 감독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감독 데뷔 시기는 1년 전인 1962년이 된다. 정진우 감독은 당시 보기 드문 젊은 감독이란 점과 함께 구태의연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주목받았다. 영상자료원을 통해 세상에 공개된 ‘배신’은 현대 멜로 드라마와는 다르게 비현실적이고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상 현실의 묘사는 줄어든 대신에 운명적 사랑 때문에 세상과 절연하게 되는 젊은이의 모습을 탐미적 감성적 스타일로 재현했다. 특히 ‘배신’은 고(故) 신성일과 엄앵란이 현실커플이 되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영화 ‘배신’ 정진우 감독(왼쪽 두번째)이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미보유 발굴 필름 공개 및 기관 창립 50주년 기념 언론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정진우 감독은 ‘배신’의 연출 방향성에 대해 “언어보단 영상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했다”며 “구태의연한 한국영화 문법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새로운 기법으로 영화를 만드는데 주력했었다”고 말했다.영상자료원은 그간 유실돼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던 1960~1970년대 극영화 16편을 발굴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디지털화한 ‘배신’(정진우, 1964), ‘어머니의 힘’(안현철, 1960), ‘서울로 가는 길’(이병일, 1962), ‘목메어 불러봐도’(김기, 1968), ‘석녀’(김수용, 1969) 등 5편을 공개했다. 이들 작품은 오는 6월 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발굴복원전을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더불어 영상자료원은 일부 장면 및 사운드가 유실, 훼손돼 불완전판으로 보유 중이던 극영화 19편을 완본으로 발굴했다. 이중에는 임권택 감독의 ‘전장과 여교사’(1965), 김수용 감독의 ‘만선’(1967) 등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 원장이 26일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미보유 발굴 필름 공개 및 기관 창립 5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한편 이날 영상자료원은 기관 창립 50주년 기념 5대 사업으로 △한국영화 국가 등록문화재 추가 등재 △한국영화 100선 선정·발표 △고전영화 디지털 복원작 해외 특별전 추진 △디지털 영상 아카이빙 심포지엄 개최 △시네마테크운동 컬렉션 구축 및 공개를 선정했다.영상자료원은 한국고전 영화필름 중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1962년 이전 극영화 8편(‘오발탄’, ‘하녀’, ‘성춘향’, ‘수업료’, ‘돈’, ‘지옥화’, ‘마부’, ‘낙동강’)을 엄선, 파주시청에 국가등록문화재 등재 신청을 완료했다. 이후 시·도문화재위원회에서 가치 여부를 검토해 문화재청에 신청하면 관계 전문가 현지 조사 후 문화재위원회 등록 최종 심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김홍준 영상자료원장은 “1974년 한국필름보관소로 시작해 어느덧 50주년을 맞게 됐다”며 “자축하는 내부 행사보단, 영상자료원을 알리고 관련 사업을 지속해나갈 수 있도록 미래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5대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임진모의 樂카페]K팝도 '라디오스타' 꿈꿔라
-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사진=이데일리DB)[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깃발’, ‘행복’의 시인 유치환은 자작 수필 ‘나는 고독하지 않다’에서 라디오가 제공하는 경이를 이렇게 묘사했다. “겹겹이 벽이 가로 질러있고 문이 꼭꼭 닫혀진 방 안에서도 수만리 바깥 원격한 말소리며 노래를 손에 쥐듯 듣다니 얼마나 귀신같은 신비스런 노릇인가.” 저 옛날 TV가 등장하기 전 라디오는 정말 놀라운 매체였다. 동네의 모든 사람들이 드라마, 뉴스 그리고 음악을 듣기 위해 라디오를 보유한 집에 몰려들었다. 얼마 전 작고한 국내 최초의 디스크자키 최동욱이 1960년대 말 ‘탑튠쇼’를 진행할 때 그의 인기는 신성일보다 우위였고 1990년대 중반까지도 인기 라디오 프로는 같은 시간대 시사교양 TV프로 시청률을 압도할 정도였다. 영화배우를 빼고 유명연예인은 곧 ‘라디오스타’였다. 대중음악 역사는 라디오와 궤를 함께한다. 1920년대 미국에 라디오방송국이 생겨나면서 근대적인 의미의 대중음악이 부상했다. 특히 스테레오가 가능한 FM라디오, 즉 음악전문채널이 1960년대 말 미국, 1970년대 말 한국에서 보편화하면서 라디오는 곧 음악이라는 등식이 확립됐다. 어떤 면에서 베이비붐세대는 라디오가 맺어준 ‘상상공동체’이며 라디오에 대한 깊은 정서적 헌신이 두드러진 세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라디오의 정체성은 이처럼 아무 공통점도 없는 사람들과 나를 연결해주는 매체, 기이한 사회적 연대를 형성하는 매체라는 점에 있다. 하지만 지금 젊은 세대는 음악청취 행태에 관련해 라디오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아이팟이 말해주는 ‘나만의 라디오’, 내가 좋아하는 노래만 모은 이른바 ‘나의 플레이리스트’로 중심이 바뀌었다. 멜론, 지니 등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이트들도 이 부분을 강조한다. 특정 팬덤이 위력을 발하면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라디오의 파괴력은 갈수록 하락세를 보인다. 물론 라디오와 팟캐스트, 오디오 콘텐츠의 미래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이 있지만 2000년대부터 음악보다는 시사와 토크가 라디오의 헤게모니를 쥐면서 음악 매체로서 라디오가 선두라고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라디오 종사자들부터 음악프로는 청취율이 낮다고 한숨을 쉰다. 무엇보다 지금은 유튜브와 OTT가 웅변하듯 소리 아닌 ‘영상’ 시대다. 모든 것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라디오는 왠지 따분하다. ‘비디오는 라디오스타를 죽였다’는 노래제목은 1979년에는 맞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세계화로 내달리고 있는 K팝도 라디오와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있다.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와 빼어난 패션과 비주얼을 내세운 K팝은 기본적으로 영상이 우월하게 작용한다. 듣는 쪽보다는 보이는 쪽이 성패를 가른다. 어느덧 아시아와 세계 시장에 등장한 지 20년이 넘어가면서 K팝도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과 같은 그룹 퍼포먼스에 맞춘 후크, 일렉트로닉 리듬양식의 반복은 물림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 새로움을 수혈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각보다는 감동을 우선시하고, 퍼포먼스 속에서도 음악성을 놓치지 않는 예술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많은 음악 프로듀서들이 “라디오가 살아나야 K팝이 롱런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문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다양성’이 작동해야 여러 스타일의 음악을 누릴 수 있는데, 그것을 라디오가 음악 매체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고 다수가 청취함으로써 음악예술성이 전면 부활하는 단계로 가야한다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지금 단계에선 확실히 ‘듣는 음악’이 필요하다. K팝이 영상만이 아니라 라디오에도 흘러나오고 이를 청취자가 응원하는 게 안 되면 힘들어진다. 참고로 지상파 라디오의 위세가 강한 나라는 각국의 비교통계는 없지만 디지털 라디오로의 전환이 빨랐던 청취율 90%의 영국과 역시 2019년 12세 이상의 국민 89%가 라디오를 들었다는 미국으로 알려져 있다.
- 지하철 무임승차 20%, 출·퇴근시간대 이용…노인 기준연령 72.6세(종합)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하철 무임승차 적자 해소 방안 중 하나로 출·퇴근시간대 이용 제한을 거론한 가운데, 무임승차자 ‘5명 중 1명’은 해당 시간대에 탑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임승차 수요의 20%가 몰리는 이 시간대 이용을 제한할 경우 상당한 반발이 우려되고, 노인복지법 및 시행령 위반 가능성도 커 바우처(지불 보증서) 지급 등 보완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만 65세 이상인 무임승차 연령의 상향과 관련해선 서울 노인(1957년 이전 출생자)이 생각하는 노인의 기준 연령이 72.6세란 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70세 이상 상향시 혜택에서 제외되는 65~69세가 전체 약 35%로 가장 비중이 높아, 연령 상향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서울 지하철 2022년 하반기 무임승차자 시간대별 이용 현황. (자료=서울교통공사·단위=명)6일 서울교통공사의 2022년 하반기(7~12월) 무임승차 현황에 따르면 전체 무임승차자 1억 1535만 1462명 중 출·퇴근 집중배차 시간인 오전 7~9시와 오후 6~8시 이용자는 2254만 8514명으로 전체 19.5%로 집계됐다. 시간대별로 살펴보면 △오전 7~8시 508만 4463명(4.4%) △오전 8~9시 654만 1609명(5.7%) △오후 6~7시 653만 9126명(5.6%) △오후 7~8시 438만 3316명(3.8%) 등이다.최근 여당인 국민의힘과 오세훈 시장 등이 출·퇴근 시간대 이용 제한을 거론한 배경에는 65세 이상 노인들이 해당 시간대 이용이 적을 것이란 추정에 근거한다. 실제로 무임승차는 △오후 3~4시 1121만 7123명(9.7%) △오후 4~5시 1053만 7737명(9.1%) △오후 2~3시 1036만 5265명(9.0%) 등의 시간대에 가장 많았다. 또 하루 중 오전 6시부터 계속 늘어나 오후 3~4시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문제는 출·퇴근시간대 무임승차자 탑승 비율도 약 20%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또 현행 법과 시행령을 바꾸지 않을 경우, 바우처 지급 등 무임승차자에 대한 추가 보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추가 보전 비용은 2021년 무임수송손실(2784억원)을 기준으로 약 550억원에 이른다. 서울시도 자체 검토 결과 무임승차 연령 상향없이는 출·퇴근시간대 무임승차 이용 제한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서울 노인의 연령 구성. (자료=서울시)무임승차 연령 상향과 관련해선 서울 노인이 생각하는 노인의 기준이 72.6세란 조사결과가 나와 관심이 쏠린다.서울시가 이날 발표한 ‘2022년 서울시 노인실태조사’ 결과(3010명 대면면접)에 따르면 서울 노인은 평균 73.5세로 65~69세가 35.1%로 가장 비중이 컸고 70~74세 24.6%, 75~79세 18.7%, 80세 이상 21.5% 등이었다. 외출시 교통수단은 버스(28.7%), 지하철(27.8%), 도보(26.5%), 자가용(12.9%) 등이었다. 이들은 노인 기준을 평균 72.6세라고 답했지만,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높일 경우 65~69세는 혜택에서 제외돼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변수가 될 전망이다.신성일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무임승차는 교통카드나 신용·체크카드 기반으로 이용하고 있어 시간대별로 무료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시스템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만 65세 이상 무임승차를 법과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어 출·퇴근시간대 무료 이용을 제한하면 그 비용을 사후에 바우처 지급 등 다른 방식으로 정부나 지자체가 다시 보전해줘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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