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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시기, '마태 수난곡'의 아름다운 음악이 필요할 때죠"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3시간 동안 침묵을 지키며 이 미친 세상(this crazy world)과 잠시 단절할 필요도 있습니다.”세계적인 카운터테너 필립 자루스키(46)는 최근 이데일리와 서면 인터뷰에서 바로크 음악의 대가 바흐가 300여 년 전 작곡한 ‘마태 수난곡’을 21세기에 감상해야 하는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매우 어려운 시기에 바흐의 ‘마태 수난곡’이 전하는 영성(spirituality)과 아름다운 음악을 느끼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다음달 서울과 통영에서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바흐 ‘마태 수난곡’을 공연하는 카운터테너 필립 자루스키. (사진=롯데문화재단)자루스키는 다음달 롯데콘서트홀(4월 3일), 통영국제음악당(4월 5일), LG아트센터 서울(4월 7일)에서 열리는 독일 악단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마태 수난곡’ 공연에 출연한다. 자루스키가 서울에서 관객과 만나는 것은 2014년 LG아트센터 공연 이후 10년 만이다.‘마태 수난곡’은 바흐가 1727년 작곡한 작품으로 예수의 수난 과정을 노래한다. 전곡 연주에만 무려 3시간이 걸리는 대곡으로 바로크 음악의 정수로 손꼽힌다. 이번 공연은 바로크 시대 악기로 당시의 연주를 재현하는 ‘원전 연주’로 꾸민다. 스위스의 취리히 징-아카데미 합창단, 한국의 바로크 음악 전문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까지 60여 명이 출연하는 대규모 무대다.자루스키는 “‘마태 수난곡’은 20년 전 몇 번만 공연했던 작품이다. 더 성숙한 목소리와 경험으로 (이 작품을) 다시 노래할 수 있기를 오래전부터 꿈꿔왔다”라며 “이 공연의 일부가 되는 것은 관객뿐만 아니라 무대에 서는 저에게도 강렬한 영적 여정이다”라고 기대했다.자루스키는 이번 공연에서 39번 아리아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Erbarme dich)를 부른다. 알토가 주로 부르는 곡이다. 예수의 제자 베드로가 예언대로 예수를 3번 부인한 뒤 통한의 눈물을 흘리는 심정을 담고 있다. 바이올린이 오블리가토(연주에서 생략할 수 없는 악기나 보컬 파트)로 쓰인다. 자루스키는 “이 아리아를 위해 6개월 이상 집중적으로 작업하고 있다”며 “바이올린과의 대화 같은 곡으로 후회하는 감정의 강렬한 표현과 극적인 면을 기악적으로 접근해야 해 어려운 곡이다”라고 설명했다.다음달 서울과 통영에서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바흐 ‘마태 수난곡’을 공연하는 카운터테너 필립 자루스키. (사진=롯데문화재단)프랑스 출신의 자루스키는 이 시대 최고의 카운터테너 중 한 명이다. 순수한 고음과 풍부한 중음, 자연스럽게 감정을 전달하는 표현력까지 두루 갖췄다. 바로크 이전의 고(古)음악은 물론 낭만주의 음악과 현대 음악, 재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게 활동 중이다. 10세 때부터 바이올린도 연주했지만, 노래에서 더 많은 자유와 기쁨을 느껴 성악가의 길을 선택했다. 현재는 성악가는 물론 지휘자로도 활동 중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젊은 음악가 육성에도 앞장서고 있다.카운터테너는 남성이지만 여성처럼 높은 음역을 내는 성악가다. 보통 가성으로 고음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루스키는“가성(falsetto)이라는 단어에는 ‘거짓’(false)이 들어가 있어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며 “소프라노처럼 두성(頭聲)으로 노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운터테너는 음역(音域)보다 노래하는 방식을 정의한다”며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를 거쳐 이제는 알토까지 더 많은 곡을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자루스키는 ‘천사의 목소리, 악마의 기교’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사람들은 제 목소리 색깔이 매우 선명하고 맑고 미묘해서 ‘천사처럼 노래한다’고 말한다”라며 “지금은 온몸으로 더 많이 노래하면서 더 다양한 색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예전에는 카운터테너가 ‘독특함’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이제는 탄탄한 목소리를 가진 전문 카운터테너가 많아지고 있다”며 “한국의 김강민, 정민호도 훌륭하다”고 덧붙였다.다음달 서울과 통영에서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바흐 ‘마태 수난곡’을 공연하는 카운터테너 필립 자루스키. (사진=롯데문화재단)
- 바로크 음악의 정수, 바흐의 '수난곡'을 아시나요?[알쓸공소]
- ‘알쓸공소’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공연 소식’의 줄임말입니다. 공연과 관련해 여러분이 그동안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재밌는 소식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음악의 아버지’ 바흐(1685~1750) 작품 중 국내에선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수난곡’이 최근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바로크 음악 전문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은 지난 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흐가 1724년 작곡한 ‘요한 수난곡’(작품번호 245) 전곡을 공연했습니다. 독일의 고음악 단체 프라이부르크 오케스트라는 바흐가 1727년 작곡한 ‘마태 수난곡’(작품번호 244)을 다음달 롯데콘서트홀(4월 3일), 통영국제음악당(4월 5일), LG아트센터 서울(4월 7일)에 올립니다.◇전곡 연주 2~3시간 달하는 ‘수난곡’, 부활절 맞이해 무대로다음달 롯데콘서트홀, 통영국제음악당,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공연하는 독일 고음악 단체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사진=롯데문화재단)클래식 초심자에게 ‘수난곡’은 낯선 음악입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당한 고난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바흐의 ‘마태 수난곡’과 ‘요한 수난곡’은 각각 마태복음, 요한복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바흐는 복음의 종류에 따라 4개, 혹은 5개의 수난곡을 작곡했다고 합니다. 다만 현재 전곡이 완전히 전해지고 있는 작품은 ‘마태 수난곡’과 ‘요한 수난곡’입니다.오는 31일 부활절을 앞둔 만큼 지금 시기에 바흐의 수난곡을 접하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사순절에 교회와 공연장에서 바흐의 수난곡을 자주 연주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바로크 음악 전문 연주자 및 단체가 많지 않은 한국에서는 자주 접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마태 수난곡’은 전곡 연주에 무려 3시간, ‘요한 수난곡’도 2시간이나 소요되는 만큼 이들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도 어려웠습니다.작품의 배경만 놓고 보면 종교 음악으로 여겨지는 수난곡을 21세기인 지금 왜 들어야 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흐가 남긴 바로크 음악의 정수가 수난곡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수난곡은 오페라처럼 성악가들이 연기를 하지 않을 뿐, 기악과 성악의 모든 요소가 들어 있는 ‘종합 예술’입니다. 종교를 떠나 음악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감동을 선사하죠. 한 관계자는 “바로크 음악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요한 수난곡’과 ‘마태 수난곡’을 근 한 달 사이에 국내 무대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클래식 팬으로서는 축복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멘델스존 통해 부활한 ‘마태 수난곡’, 헤겔도 찬사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이 지난해 3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선보인 바흐의 ‘마태 수난곡’ 공연 장면. (사진=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Brantist)특히 ‘마태 수난곡’은 바흐의 음악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흐가 독일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교회에서 칸토르(성가대 지휘자 겸 음악감독)로 재직하면서 작곡하고 초연한 작품입니다. ‘마태 수난곡’은 이중합창 구조로 지휘자 양쪽에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각각 자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2개의 합창단·오케스트라가 각각 분리 배치해 웅장한 무대를 선사합니다.‘마태 수난곡’이 지금까지 공연되기까지에는 재미있는 사연도 있습니다. 바흐가 1727년 완성한 이 작품은 1729년 초연했는데요. 이후 몇 차례 더 공연했지만, 바흐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거의 연주하지 않았습니다. 사라져가던 ‘마태 수난곡’을 발견한 건 멘델스존(1809~1847)이었습니다.멘델스존이 정육점에서 사온 고기 포장지를 통해 ‘마태 수난곡’의 악보를 발견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이는 스페인 감독 페레 포르타베야 감독이 2007년 발표한 영화 ‘바흐 이전의 침묵’에 등장한 것으로 영화 속 허구라고 합니다. 실제로는 멘델스존이 14세 생일 때 자신의 할머니로부터 ‘마태 수난곡’의 악보를 받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스무 살이던 1829년, 대규모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동원해 바흐의 무대를 재현했죠. 당대 최고의 철학자였던 헤겔은 이 공연을 본 뒤 “바흐는 위대하고 진실한 신교도였으며, 강인하고 박식한 천재였다”고 찬사를 보냈다고 합니다. 다음달 열리는 프라이부르크 오케스트라의 ‘마태 수난곡’ 공연은 지휘차 프란체스코 코르티의 지휘 아래 스위스 취리히 징-아카데미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등 60여 명이 출연하는 대규모 무대를 예고합니다. 예수 역의 바리톤 야니크 데부스, 복음사가 역의 테너 막시밀리안 슈미트 등이 3시간 동안 68곡의 숭고한 음악 세계 선보입니다. 특히 현역 최고의 카운터테너 필립 자루스키가 부르는 39번 알토 아리아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Erbarme dich)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하네요.
- 모두투어, 인천-취리히 직항 신규 노선 기념 기획전 출시
- 모두투어 제공.[이데일리 문다애 기자] 모두투어는 스위스 항공 인천-취리히 재취항을 기념해 스위스 기획전을 출시했다고 18일 밝혔다.스위스 항공은 오는 5월 8일부터 취리히-서울/인천 직항 노선을 주 3회 운항한다. 인천-취리히 직항 정기편은 스위스 국제항공의 전신인 스위스에어가 지난 1986년부터 1998년까지만 운항한 바 있다.최근 스위스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국이 스위스 트래블 패스(스위스 전역을 기차, 버스, 유람선으로 무제한 이동할 수 있는 티켓) 판매량에서 글로벌 3위에 오르는 등 스위스 여행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이번 기획전은 스위스항공 왕복 직항을 이용하는 △스위스 완전 일주, △스위스&이태리 일주 상품으로 구성했다.대표 상품 ‘취리히 직항, 스위스 완전 일주 8일’은 오는 5월 11일부터 10월 5일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매주 토요일 출발하는 일정이다. 스위스 대표 관광지 △취리히, △베른, △인터라켄, △루체른, △체르마트를 비롯하여 △브베, △라보, △로이커바드, △몽트뢰 등을 방문한다.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융프라우에서는 톱니바퀴 산악열차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까지 이동해 스핑크스 전망대, 얼음궁전 등을 둘러본다. 2020년 개통한 최신식 곤돌라 ‘아이거 익스프레스’에 탑승해 아이거 북벽을 감상하며 오르고 아이거글레처에서 클라이네샤이덱까지 3Km 구간 아이커워크 하이킹 체험도 할 수 있다.아체르마트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서는 알프스 최고의 미봉으로 꼽히는 마테호른을 감상할 수 있고 알프스에서 가장 큰 천연 스파가 있는 로이커바드에서 온천 체험을 할 수 있다. 스위스 기차 여행의 백미로 불리는 ‘골든패스 라인’과 융프라우 레스토랑 및 현지 특식 3회를 특전으로 제공한다.조재광 모두투어 상품 본부장은 “인천-취리히 직항 노선 재개로 비행 시간이 7시간 줄었다”며 “이를 활용해 비즈니스 클래스 전용 상품, 모두시그니처, 자유여행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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