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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천연가스 관련주 바닥 찍고 반등…왜?
  • 석탄·천연가스 관련주 바닥 찍고 반등…왜?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엘니뇨에 이어 올 하반기 라니냐까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천연가스와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이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상이변으로 원자재 수급 불균형이 일어나며 상품 가격을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중국 석유·천연가스 회사 페트로차이나 주가는 올 들어 30% 가까이 뛰었다. 석탄기업 신화에너지 주가도 연초에 견줘 20% 상승했다. 경기 둔화로 경유 수요가 줄면서 민간 정유사의 정제시설 가동률이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는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하순 30년 만에 역대 최저가를 기록했던 천연가스 선물 가격도 바닥을 다지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헨리허브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달 20일 100만BTU(열량 단위)당 1.522달러까지 밀렸다가 지난 26일 기준 1.7달러대까지 올랐다. 최저점에 견줘 18%가량 오른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올 하반기 주목해야 할 원자재로 천연가스와 석탄 등을 손꼽았다. 올 상반기 이상고온 현상인 엘리뇨가 약화한 뒤 곧바로 라니냐의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전력원 관련 원자재 값이 기상이변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엘니뇨 영향권에선 이상 고온으로 난방 수요가 약화하지만, 라니냐가 오면 반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난방 수요가 급증하고, 멕시코만 일대는 허리케인 발생 빈도가 늘어나 원유 공급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로 갈수록 라니냐가 기승을 부리면서 에너지 관련주와 상품 가격이 회복세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엘리뇨로 온화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30년 수준으로 돌아갔던 천연가스 가격이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곡물 가격 역시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라니냐가 주요 곡창 지대의 가뭄을 일으켜, 공급 차질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다만 라니냐발 가뭄은 미국 등 곡창 지대의 파종과 수확 주기를 고려하면, 올 하반기보다 내년 상반기에나 공급 차질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겨울철 난방 수급 불안이 몰고 올 파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겨울 난방 수요 급증으로 천연가스와 연료탄 가격이 뛰면, 이를 원료로 삼는 질소계 비료 값이 오르고, 결국 곡물 가격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라니냐발 임팩트로 원자재 소순환 사이클이 재개할 수 있다”며 “동태평양 연안 해수면 온도와 동남아, 중국 남부의 라니냐 전조 현상인 폭우 등을 체크하며 조기 도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03.28 I 양지윤 기자
‘극한날씨’ 엘니뇨 가고 라니냐 귀환…파장은?
  • ‘극한날씨’ 엘니뇨 가고 라니냐 귀환…파장은?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올 상반기 코코아 가격을 급등시킨 엘니뇨가 가고 하반기엔 라니냐가 예상보다 빨리 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면서 곡물과 원유 등 가격이 요동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가뭄으로 농부들이 가축에 먹이를 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소들이 들판에서 풀을 뜯고 있다.(사진=AFP)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기후예측센터(CPC)는 3월 기준, 오는 8~10월 사이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을 기존 74%에서 82%로 상향 조정했다. 라니냐의 귀환 시점을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올해 말로 예상했는데 올 들어서 앞당겨질 확률이 커진 것이다. 라니냐는 엘니뇨와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현상이 6개월 이상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역사적으로 라니냐는 강력한 엘니뇨 이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기상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라니냐의 귀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세계 각지에 ‘극한날씨’를 발생시킨다. 라니냐는 일차적으로 주요 곡창 지대인 남미와 미국 캘리포니아에 가뭄과 이상고온 현상을 일으키고, 동남아시아와 인도, 호주 등에는 폭우가 내리는 이상기후를 발생시킨다.이에 곡물의 성장과 수확에 안 좋은 영향을 주게 되는데 글로벌 곡물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는 ‘애그플레이션(농업+물가상승)’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경석 KB금융연구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남미 곡물 수출량이 미국을 추월하면서 글로벌 곡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증가했다”며 “라니냐로 인한 남미의 피해는 곡물 수출량 감소로 글로벌 곡물 가격 상승과 직결된다”고 말했다.라니냐는 원유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라니냐로 멕시코만 일대 허리케인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난방 수요 증가와 원유 공급 위축 같은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주요 원유 생산시설이 밀집한 텍사스주 휴스턴에 허리케인발 공급 차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 라니냐 시기 휴스턴에 허리케인 상륙이 빈번했는데 2005년 8월 카트리나와 2021년 9월 아이다가 대표적이다. 겨울철 날씨가 영상 10~19도로 온화한 편에 속한 휴스턴은 2021년 2월 라니냐발 한파 시기에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며,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이 최대 45%까지 급감하기도 했다.라니냐 귀환으로 올 겨울철 난방 수요가 급증하면 천연가스와 연료탄의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과거 2006~2008년 원자재 슈퍼 사이클 당시에도 2007년 6월 라니냐발 강추위로 난방 전력 수요가 급증해 연료탄 가격은 220% 뛰었다. 이를 원료로 삼는 질소계 비료는 155% 상승했다. 이는 다시 농가에 부담으로 작용해 곡물과 사료 값 등을 자극하는 ‘도미노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과 달리 라니냐 발생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하반기 귀환할 라니냐가 과거 원자재 슈퍼 사이클처럼 강력할 것이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과거 기상이변의 위력을 고려했을 때 사전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19일(현지시간) 베트남 남부 벤째에서 한 남성이 플라스틱 양동이를 들고 가뭄으로 바닥이 갈라진 연못을 걸어가고 있다. 베트남 곡창지대인 메콩강 삼각주 지역에는 한 달째 극심한 가뭄으로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있다.(사진=AFP)
2024.03.28 I 이소현 기자
휴온스,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자신’…히든 카드는
  • 휴온스,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자신’…히든 카드는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휴온스(243070)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휴온스의 주력 제품인 리도카인 국소마취제의 수출을 확대하고 국내에선 건기식 사업으로 성장을 지속하겠단 전략이다. 여기에 자회사 실적 성장도 뒷받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온스는 지난해 매출이 5520억원으로 12.1% 늘고 영업이익이 550억원으로 34.6% 증가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휴온스는 지난 14일 올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전망치가 6353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휴온스, 의약품 수출·국내 건기식 사업 박차휴온스의 올해 사업계획에 따르면 휴온스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566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약품 수출 성장을 가속화하는 한편, 국내에선 메가 브랜드 육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휴온스는 지난해 주사제 중심으로 수출이 늘면서 수출액이 597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급증했다. 주사제는 534억원으로 전체 수출액의 89.4%에 달했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 품목허가(ANDA) 승인을 받은 리도카인 국소마취제 등 주사제 5개 품목은 북미 시장에 272억원어치 수출됐다. 이는 전년 대비 113% 성장한 수치로 나머지 국가에서 수출된 금액(272억원)과 비등한 수준이다.이러한 북미 수출 증가에는 미국의 만성적인 국소마취제 공급 부족 현상도 작용했다. 미국은 주 제조사인 화이자의 미스 라벨링 이슈에 따른 리콜 및 생산 지연, 수요 증가 등이 겹쳐 국소마취제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여기에 지난해 허리케인으로 인해 일부 현지 공급의 가동률도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휴온스는 미국향 국소마취제 수출 확대를 위한 제천 제2공장의 주사제 라인도 증설 중이다. 다만 해당 라인 증설은 올해보다는 내년을 위한 투자다. 증설 중인 주사제 라인은 내년 하반기에 가동될 전망이다. 따라서 올해는 외주를 활용해 리도카인 수출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올해에는 휴온스의 수출 품목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수출국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북미 시장에서는 지난해 6월 허가 받은 2% 리도카인 마취제 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나트륨(CMC) 점안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유럽과 중동 시장에서는 ANDA 품목 기반 신규 등록을 추진한다.국내에선 메가 브랜드 육성을 통한 성장을 지속할 예정이다. 휴온스의 메가브랜드로는 ‘엘루비 메노락토 프로바이오틱스’(이하 메노락토)가 있다. 2020년 4월 출시된 메노락토는 출시 첫 해 매출 17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 400억원, 2022년에는 420억원을 넘어서며 3년간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메노락토는 국내 최초, 유일의 여성 갱년기 맞춤 유산균 건기식으로 갱년기 유산균 제품 중 구매율·인지도·선호도 1위 제품이다.출시 2년 차인 ‘전립선 사군자’를 통해 남성 전립선 건기식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전립선 사군자는 전립선 건강 개별 인정형 원료인 ‘사군자추출분말’을 함유한 제품이다. 지난달 휴온스는 ‘전립선 사군자 프리미엄’을 리뉴얼해 출시했다.국내외 매출 증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도 꾀한다. 휴온스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13.3%→2021년 10.4%→2022년 8.3%로 떨어지다 2023년 10%로 반등했다. 휴온스 관계자는 “주력 제품인 리도카인의 북미 수출을 넘어 수출국을 다변화하고 건기식 사업도 강화할 것”이라며 “새롭게 자회사로 편입된 크리스탈생명과학에서 나올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자회사 통한 매출 성장·이익 개선도 기대휴온스는 자회사를 통한 매출 성장과 이익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휴온스는 올해 휴온스푸디언스(구 휴온스네이처)가 502억원, 크리스탈생명과학이 253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휴온스푸디언스는 휴온스가 74.5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이다. 크리스탈생명과학은 지난해 12월 100% 지분을 인수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일단 작년 말에 새롭게 생긴 연결 기준 종속회사로 인한 추가 매출로 253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매출 목표치는 크리스탈생명과학이 인수되기 전 3년간 매출이 2021년 295억원→2022년 313억원→2023년 349억원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보수적으로 산정한 수치다.회사 측은 “크리스탈생명과학 인수 이후 적응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고 약간의 매출이 감소할 것을 감안했다”며 “(크리스탈생명과학의 매출 감소 현상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가 지나면 빠른 시일 내 평소 매출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아울러 휴온스는 연내 크리스탈생명과학의 흑자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크리스탈생명과학의 순손실은 2020년 76억원→2021년 40억원→2022년 28억원으로 감소 추세였다. 휴온스는 크리스탈생명과학 인수를 통해 확보한 고형제 의약품 생산라인으로 시너지를 창출, 수익성까지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휴온스푸디언스의 2022년 1월 출범한 종합 건기식 기업이다. 휴온스가 건기식 사업의 프리미엄화를 추구하고 있다면 휴온스푸디언스는 보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가성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휴온스푸디언스는 올해 건기식 수출국을 늘리고 다변화하는 등 해외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다이어트 건기식 사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지난해 휴온스푸디언스는 조성천 신임 대표를 선임해 조성천·이충모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한 것도 휴온스푸디언스의 건기식 사업에 힘을 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표는 휴온스에서 건기식사업본부장을 지내며 메노락토의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고 전립선 사군자 론칭을 이끈 인물이다.휴온스푸디언스는 조 대표 선임을 기점으로 라인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다이어트 건기식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휴온스는 올 초 체지방 감소 기능성을 인정받은 신소재 개별인정형 원료 양춘사 추출물로 건기식 ‘살사라진 혈당컷 다이어트 양춘사’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건기식 시장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홈쇼핑에서 론칭하는 등 영업·마케팅에 열올리고 있다.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도 2% 리도카인 품목의 비중 확대 및 기타 국가 확대를 통한 마취제의 고성장이 기대되며, 올해부터 연결회사로 편입될 크리스탈생명과학의 매출 인식으로 추가 성장도 가능하다”며 “올해에도 지속적인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2024.02.16 I 김새미 기자
“재난 리스크에 투자…캣본드 투자, 지금이 적기”
  • “재난 리스크에 투자…캣본드 투자, 지금이 적기”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지금이 캣본드를 투자하는데 적기입니다.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데 있어서 적합하고, 안정적으로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스테판 루오프 슈로더 캐피탈 ILS(보험연계증권) 부문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이안 등 예기치 못한 자연 재해로 위험 스프레드가 올랐고 인플레이션으로 담보계정 쿠폰(이자) 수익률이 크게 상승했다”며 “이를 합산해 반영한 캣본드 채권의 수익률이 이전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수준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스테판 루오프 슈로더 캐피탈 ILS 부문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모처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슈로더 캐피탈)◇ 금리 사이클과 무관…고수익에 캣본드 ‘주목’최근 캣본드(Catastrophe bond·재난 채권)가 주목받고 있다. 캣본드란 홍수나 태풍, 지진 등 대규모 재난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주는 채권을 일컫는다. 보험사와 재보험사가 자연 대재해와 관련된 상품을 판매한 뒤 해당 상품에 대한 위험을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분산시키는 구조의 채권이다.보험사는 캣본드 등의 ILS를 발행해 리스크를 투자자들에게 이전하는 대신 재보험 수수료(프리미엄)와 이자 수익 등을 제공한다. 캣본드는 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재해가 발생하면 재보험 수수료 상승으로 금리가 높아지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캣본드의 강점은 글로벌 경기 사이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금리 사이클과도 상관관계가 낮아 하락장에도 방어 능력이 있어 상당수 헤지펀드들이 대체투자 차원에서 캣본드를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대체투자자산 데이터를 제공하는 컨설팅 회사 프리퀸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계의 지난해 평균 캣본드 투자 수익률은 14% 이상으로 집계됐다. 특히 루오프 대표는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사모자산 전문 브랜드 슈로더 캐피탈(Schroders Capital)이 운용하는 슈로더 가이아 캣본드에 주목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한다. 슈로더 가이아 캣본드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개방형공모펀드(UCITS) 캣본드 펀드 중 하나다. 슈로더 그룹에서 내놓은 플래그십 상품으로 운용자산(AUM)이 27억 달러(약 3조6000억원)규모에 달한다.가이아 캣본드의 포트폴리오 내 자연재해 리스크 분포 비중은 미국 플로리다주를 포함 미국 동부 및 남부 대서양에서의 열대성 폭풍이 68.7%를 차지하고, 캘리포니아 지진, 기타 북대서양 열대성 폭풍이 각각 9.6%, 7.6%를 차지한다. 유럽의 모든 자연재해에도 5.3% 비중으로 담겨 있다.루오프 대표는 “가이아 캣본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준수하고 있는 개방형 펀드로 유동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가이아 캣본드를 포함 자매 캣본드까지 합친 지난해 연간 수익은 17%를 초과한다”고 답했다. 이어 “다른 경쟁 펀드와 비교했을 때 슈로더 가이아 캣본드의 예상 손실률을 감안한 극단적 리스크 지표도 훨씬 더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캣본드 전망 밝아…지금이 투자 적기”캣본드의 전망도 밝을 것으로 예상됐다. 리스크 스프레드가 높아 매력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루오프 대표는 “위험에 대한 보상 등 보험료를 반영하는 캣본드의 스프레드가 역사적으로 높은 상황이라 좋은 투자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포트폴리오상으로 비교해봐도 스프레드 자체가 하이일드 대비 250bp(1bp=0.01%포인트)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루오프 대표는 특정 지역에 인구 밀도가 높아진다는 점과 미국의 부동산 인플레이션도 가이아 캣본드의 투자 매력도를 높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우리가 포트폴리오로 담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 전입 인구가 많고, 부동산 등 건물도 매년 집중적으로 세워지고 있어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높아지고 있다”며 “리스크 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캣본드의 시장 공급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또한, 인플레이션 때문에 부동산 가치가 급등하고 있어 익스포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향후 슈로더 캣본드 펀드 편입 채권의 평균 기대수익률도 13%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캣본드 시장은 지속 성장하는 추세다. 기후변화에 따라 열대성 폭풍 등 예상치 못한 재난이 늘어나면서 보험사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캣본드 금리가 높아지고, 채권 발행 규모가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캣본드 발행 규모는 164억 달러(약 22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 발행 규모도 역대 최대인 450억 달러(약 60조원)로 집계됐다. 주요 캣본드 발행사 중 한 곳인 세계은행은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인 현재 발행 규모를 향후 5년간 50억 달러(6조6000억원)로 5배 늘릴 예정이다.루오프 대표는 “캣본드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언제든지 캣본드 투자를 권장하지만, 지금이 적기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높은 기대 수익률 자체가 유리한 상황이고, 주식시장이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확실하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측면에서 캣본드의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2024.01.24 I 이용성 기자
'재난'에 투자한 헤지펀드 웃었다…수익률 배가 넘네
  • '재난'에 투자한 헤지펀드 웃었다…수익률 배가 넘네
  • 허리케인 이안이 휩쓸고간지 하루가 지난 2022년 9월 2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의 파손된 가옥과 잔해들의 모습. (사진=AP)[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해 헤지펀드들이 홍수나 태풍 등 재난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주는 채권, 일명 ‘캣본드’(Catastrophe bond·재난 채권)에 투자해 큰 수익을 올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공개 자료, 외부 추정치 및 내부 소식통 등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헤지펀드 테넉스 캐피털, 텐전시 캐피털, 페르마 캐피털이 관리하는 기후위기 재난 관련 펀드들은 지난해 캣본드에 투자해 업계 벤치마크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체투자자산 데이터를 제공하는 컨설팅 회사 프리퀸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계의 지난해 캣본드 수익률은 14% 이상이다. 재보험사 스위스리의 ‘글로벌 캣본드 성과지수’의 수익률은 무려 19.7%에 달했다. 이는 프리퀸이 집계한 헤지펀드 업계 전체 수익률(8%)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캣본드란 보험사가 자연재해, 기후변화 등과 관련된 상품을 판매한 뒤 해당 상품에 대한 위험을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분산시키는 구조의 채권이다. 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재해가 발생하면 금리가 높아지는, 즉 확률에 의존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그럼에도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상당수 헤지펀드들이 대체투자 차원에서 캣본드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고 있다. 캣본드는 손실 위험이 커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금리 대비 연 6~8%포인트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데, 지난해에는 이 스프레드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테넉스 캐피털의 토비 푸그헤 애널리스트는 “캣본드가 처음으로 발행됐던 1990년대 이후로 이런 시장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테넉스 캐피털은 지난해 캣본드 투자에서 약 18%의 수익을 거뒀다. 캣본드 시장은 지속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캣본드 발행 규모는 164억달러(약 22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 발행 규모도 역대 최대인 450억달러(약 60조원)로 집계됐다. 주요 캣본드 발행사 중 한 곳인 세계은행은 10억달러인 현재 발행 규모를 향후 5년 간 50억달러로 5배 늘릴 예정이다. 기후변화가 캣본드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주된 이유로 꼽혔다. 예상치 못한 재난이 늘어나면서 보험사들이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보험금을 인상하는 것 외에도 채권 발행 규모를 늘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스위스리에 따르면 2022년 9월 허리케인 ‘이언’이 미 플로리다를 강타한 이후 주택보험 가입 수요가 기존 8%에서 20%로 급증했다. 텐전시 캐피털의 도미니크 하게도른 공동창립자는 “지난 12∼18개월 동안 캣본드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관심이 매우 큰 폭 증가했다”며 “현재 (미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어느 정도인지를 감안하면 (관심이 집중되는) 현재와 같은 상태가 앞으로 1년 정도 유지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에도 대규모 재난은 발생할 것으로 낙관하며 10∼12%의 수익률을 전망했다.
2024.01.22 I 방성훈 기자
다보스 모인 글로벌 금융수장 “美경제 안심 못해…금융·지정학 리스크 우려"
  • 다보스 모인 글로벌 금융수장 “美경제 안심 못해…금융·지정학 리스크 우려"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월가를 주름잡고 있는 금융투자업계 수장들이 금융 부문과 지정학적 부문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경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미국 경제가 이미 ‘연착륙’했다는 낙관론이 팽배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부채를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가 불러올 변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사진=AFP)◇다이먼 “순조롭다는 가정은 실수...나는 좀 더 신중”‘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CNBC방송 인터뷰에서 금융·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향후 2년 미 경제에 대해 안심할 수 없다며 “이처럼 매우 강력한 힘들이 2024년과 2025년에 여파를 미칠 것이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정부라면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무엇을 할지 준비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홍해에서의 테러, 양적긴축(QT)이 어떻게 작동할지에 대해 우리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두개의 전쟁의 여파가 어떻게 미칠지는 여전히 미지수인데 QT로 인해 시중의 유동성이 사라지면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다. 이런 이유로 다이먼은 줄곧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시나리오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는 지난 2022년에도 연준의 양적 긴축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제에 ‘허리케인’이 닥칠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고, 이후에도 지속해서 미 경제가 침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해 왔다. 다이먼 CEO는 “모든 것이 순조롭다고 가정하는 것은 실수라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연말부터 금융시장이 강세를 보인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다이먼 CEO는 “주가가 오르면 모두가 괜찮은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이는 일종의 마약과 같지만, 우리는 너무 많은 통화 부양책을 실시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신중한 편”이라고 했다.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도 금융시장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에 경고를 했다. 그는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인플레이션 진전을 이뤘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만큼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은 합리적”이라며 “다만, 개인적으로 올해 7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시장의 전망은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데이터를 주시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리를 결정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 폭은) 데이터가 보여주는 내용, 올해 경제 상황에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솔로몬 CEO 역시 지정학적 문제를 비롯해 미국의 부채 문제가 최대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정학적 이슈를 제외한다면 시장의 상황은 1년 전에 비해 낫지만, 미국의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부채 증가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6개월래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우리가 처리하고 고려해야 할 큰 리스크”라고 진단했다.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는 계속 불어나며 사상 처음으로 34조 달러(약 4경4000조원)를 넘어섰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023년초 31조 4000억 달러였던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같은 해 9월 말 33조 달러를 돌파했고 12월 말에는 34조 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는 미 국내총생산(GDP) 27조달러의 약 1.2배에 달하는 규모로 역사적으로 최고 수준이다. 빌 윈터스 스탠다스차타드 최고경영자(CEO) (사진=AFP)◇윈터스 “미 부채 해결 못 하면 국채 보이콧 나올 수도”영국계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의 빌 윈터스 CEO도 미국의 급증하는 부채가 최대 리스크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의회에서 미국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보이콧’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그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현재 (민주당, 공화당) 어느 한쪽에서도 재정준칙을 적용할 조짐이 거의 없어 우려된다”며 “의회가 부채 문제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할 경우 (미 국채에 대한)‘약간의 보이콧’을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몇년간 은행에 대한 자본 규제 강화를 시행하면 이미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시장이 자본을 회수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미 국채 경매가 실패하게 되면 (보이콧의) 확실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4.01.18 I 김상윤 기자
한국·멕시코 외교장관 회의…FTA 협상재개, 태평양동맹 가입 협조 요청
  • 한국·멕시코 외교장관 회의…FTA 협상재개, 태평양동맹 가입 협조 요청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박진 외교장관은 지난 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방한한 알리시아 바르세나 이바라 멕시코 외교장관과 회담을 개최하고 △양국 관계 △실질 협력 △국제무대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박진 외교부 장관이 알리시아 바르세나 이바라 멕시코 외교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외교부)이번 한-멕시코 외교장관회담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회담에 이어 한 달 만에 개최된 것으로, 바르세나 장관은 지난 10월말 멕시코 아카풀코시를 강타한 허리케인 오티스 긴급 피해복구 물품의 조속한 확보를 위해 우리 정부 및 기업과 협의차 방한했다.박 장관은 아카풀코시 허리케인 피해에 대한 위로를 재차 전달하며 “불행도 나누면 덜 아프다”는 멕시코 속담을 인용하면서, 피해복구 물품의 신속한 조달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하였으며, 바르세나 장관은 이에 대해 깊은 사의를 표하였다.박 장관은 작년 수교 60주년을 기념한 멕시코는 우리가 중남미 국가 중 최초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2005년)한 국가이며, 한국전쟁 당시 많은 멕시코 청년들이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동참하는 등 양국간 오랜 우의에 기반한 긴밀한 협력관계가 지속 발전 중임을 평가했다.특히, 박 장관은 우리의 중남미 최대 교역국이자 제2위 투자국인 멕시코와의 교역액이 작년 최초로 200억불을 돌파한 가운데, 글로벌 니어쇼어링의 대표적 수혜국인 멕시코와의 교역 및 투자 협력을 더욱 증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하고, 이를 위해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와 한국의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 협상 개시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바르세나 장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하였다. 이에 대해 바르세나 장관은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 및 한국의 태평양동맹(PA) 준회원국 가입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화답하였다.바르세나 장관은 우수한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한 한국 기업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올메카’ 정유시설 사업(일명 ‘도스 보카스(Dos Bocas)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하며, 멕시코의 태평양-대서양 회랑 건설 사업에도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또한 양 장관은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공동 가치에 기반한 믹타(MIKTA) 차원의 협력을 강화해 가기로 하였으며, 한반도 정세 관련 우리 정부의 ‘담대한 구상’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 중단과 비핵화 협상 복귀 유도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회담 직후 양 장관은 한식 오찬을 갖고 △한-멕시코 국방협력(미군 소속 멕시코 출신 한국전 참전용사 예우 등) △니어쇼어링 추세 속 양국간 경제협력 증진의 잠재력 △멕시코 내 여성의 정치?경제 참여 △멕시코 내 한류 열풍 및 풍부한 멕시코 문화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관심 등 정치?경제?사회?문화 다양한 방면에 걸쳐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눔으로써 양국간 우의를 더욱 돈독히 하였다.
2023.12.08 I 윤정훈 기자
‘지옥불 견디고 찬물 풍덩’..배터리 화재 방지하는 12개 관문
  • [르포]‘지옥불 견디고 찬물 풍덩’..배터리 화재 방지하는 12개 관문
  •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지난 23일 오후 방문한 광주시 친환경자동차부품 인증센터 내 화재시험챔버. 아파트 3층 높이의 원통형 화재시험 챔버(시험실) 내부에 마련된 대형 가스버너에서 한순간 시뻘건 불길이 확 솟구쳤다. 버너 위에 놓여 있던 전기차 배터리팩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여 그 형체를 제대로 알아보기 어려웠다. 동시에 매캐한 유독가스가 뿜어져 나와 챔버를 가득 채웠다. 이날 친환경자동차부품 인증센터 가이드를 맡은 문보현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카트리) 미래차연구본부 소속의 책임연구원은 “연구원에서는 이걸 ‘배터리 불지옥 시험’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광주시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내 친환경자동차부품인증센터 화재시험챔버에서 배터리 화재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이른바 배터리 불지옥 시험으로 불리는 화재연소시험은 900도에 이르는 뜨거운 불길로 150초동안 배터리를 달궈 그 내구성을 검증하는 시험이다. 시험이 끝난 뒤에도 약 3시간 가량 폭발이 없어야만 진짜 시험을 통과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 시험의 특징은 기존 휘발유를 활용했던 연료를 액화석유가스(LPG)로 바꾼 것이다. 문 책임연구원은 “직접 시험을 해보니 휘발유는 반복성과 재현성이 떨어졌다”며 “반면 이 장비는 LPG를 활용해 누가 시험을 하더라도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내서 개발한 이 LPG 장비가 국제기준으로도 채택됐는데, 국내 자동차 역사상 국내 기준이 국제기준으로 채택된 것은 이것이 최초”라고 강조했다. 광주시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내 친환경자동차부품인증센터 화재시험챔버 전경.(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광주광역시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내 자리잡은 친환경자동차부품 인증센터는 총 393억원(국비 194억원, 지방비 199억원)의 자금이 투입된 곳으로 국내 전기차 배터리 화재를 방지하는 최종 관문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사업주체로 만든 이 센터는 완성된 전기차와 배터리의 화재 위험성을 검사하는 역할을 한다. 오는 2025년 2월부터 제조사들은 전기차 양산 전에 미리 정부로부터 배터리 사전 인증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배터리의 경우 제작사들이 정부가 정한 안전기준에 적합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증하는 자기 인증제도를 실시해왔다. 2020년 8월에 착공해 올 11월 충돌충격 등 부대장비까지 총 26종의 장비들이 이달 모두 구축된 센터는 24일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차량 시험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다.배터리시험동, 충돌시험동, 충격시험동 및 화재시험챔버 총 4개의 시험동으로 구성된 인증센터는 친환경차 인증에 특화돼 설계된 게 특징이다. 배터리시험동은 8개 시험실 중 4개 시험실이 배터리 화재 및 폭발에 대비한 방폭구조로 이뤄져 있다. 진동시험기, 충격시험기, 배터리 침수 및 압착시험기 등이 이곳에 설치돼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서 유일하게 배터리 안전 관련 12가지 시험을 모두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이는 유럽연합유럽경제위원회(UNECE) 산하 국제 자동차기준 조직인 WP.29의 기준(10개 항목)보다 강화된 평가 수준으로 배터리 안전평가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국제기준에 끌려가지 않고 주도적으로 기준을 마련해나가는 것이다. 친환경자동차부품인증센터 구동축전지 충격시험실 내부.(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이날 화재시험챔버에 앞서 배터리시험동에 마련된 다양한 시험 장비들을 실제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전기차가 사고가 날 경우 배터리 안전성을 평가하는 구동축전지 충격시험실에서는 충격시험을 시연하기도 했다. 시험실 내부에는 전기차 배터리가 고정된 널따란 철제 판이 놓여 있었는데 이를 금속 원기둥이 튀어나와 강하게 때리는 시험이었다. 원기둥이 가하는 충격의 힘은 최대 28G(중력가속도)에 달한다고 한다. 슈퍼카가 급가속할 때 받는 힘이 1G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힘으로 충격을 준다고 볼 수 있다.친환경자동차부품인증센터 구동축전지 침수시험실.(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이외에도 배터리시험동에는 냉각장치가 고장났을 때 한계온도(60도)를 얼마나 버티는지 시험하는 과열방지시험, 배터리가 급격한 온도변화에 안전한지 확인하는 열충격시험 등이 마련돼 있었다. 열충격 시험은 배터리를 영하 40도에서 6시간을 노출시킨 뒤 다시 영상 60도에 6시간 노출시키는 것을 5회 반복해서 총 60시간 동안 배터리에 강한 열충격을 가하는 시험이다. 배터리를 바닷물에 빠뜨려 화재 위험성을 판단하는 침수시험도 있다. 특히 이 침수시험은 국제기준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나라가 그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험 중 하나다. 당초 유럽과 미국에서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다가 미국 플로리다주 허리케인 침수 사태로 전기차 화재가 보고되며 미국 측에서도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보현 미래차연구처 책임연구원이 배터리 화재 시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문보현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사전인증하는 제도도 도입하고 전기차가 꺼진 후에도 화재를 감지하도록 BMS(배터리 매니지먼트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하는 평가를 만드는 등 전기차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11.24 I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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