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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드림카의 성지, 포르쉐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을 가다
- [라이프치히(독일)=이데일리 박민 기자] 독일 작센주(州)의 가장 큰 도시 라이프치히에 위치한 포르쉐 공장. 포르쉐 본사가 있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주펜하우젠 공장이 전통 스포츠카인 911과 718 등을 만드는 포르쉐의 역사이자 전통이라면 라이프치히 공장은 포르쉐의 변화와 도전을 상징하는 곳이다.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포르쉐를 SUV(스포츠유틸리차)와 4도어 세단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킨 요람과 같기 때문이다.라이프치히 공장은 지난 2002년 준공해 그 해 포르쉐 브랜드 최초로 출시한 SUV ‘카이엔’ 첫 양산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74만대를 생산하며 베스트셀링카 반열에 올렸고, 2003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총 1270대 생산을 끝으로 2006년 단종했던 슈퍼 스포츠카 ‘카레라 GT’도 모두 이곳 공장을 거쳤다. 현재는 포르쉐 최초의 4도어 스포츠세단 ‘파나메라’와 카이엔을 잇는 두 번째 SUV 모델 ‘마칸’ 등 2개 차종만을 생산하고 있다. 포르쉐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 길목에 세워져 있는 포르쉐 75주년 조형물.(사진=이데일리 박민 기자)지난달 24일(현지시간) 모든 이의 ‘드림카’라 부를 정도로 매력적인 차, 포르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라이프치히 포르쉐 공장을 다녀왔다. 이날 방문은 포르쉐의 3세대 신형 ‘뉴 파나메라’를 전 세계에 공개하기 전 미디어를 대상으로 미리 차량을 선보이고, 생산 시설을 둘러볼 수 있도록 마련한 프리뷰 행사였다. 아침 일찍 차량을 타고 포르쉐 라이프치히 공장 길목에 들어서자 올해 포르쉐 창립 75주년을 기념하는 투명한 유리 조형물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75라는 숫자와 함께 포르쉐를 상징하는 방패 모양의 크레스트(엠블럼)이 붙여진 조형물은 유리 뒤로 비추는 장엄한 아침 하늘과 조화를 이루며 묘한 느낌을 선사했다. 공장에서 들어서자 관제탑처럼 높이 솟은 건물이 방문자를 반겼다. 높이 32m의 이 건물은 고객들이 직접 포르쉐 브랜드를 체험하고 실제 차량을 타고 트랙을 달려볼 수 있도록 마련한 일종의 체험공간이다. 포르쉐는 라이프치히에 공장을 지으면서 고객 체험시설인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PEC)도 함께 구축해 운영중이다.포르쉐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 내 높이 32m로 지어진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 건물.(사진=이데일리 박민 기자)포르쉐 라이프치히 공장 전경.(사진=포르쉐 코리아)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에는 포뮬러 원 설계자인 헤르만 틸케(Hermann Tilke)가 설계한 주행 트랙이 깔려 있다. 11개의 화려한 곡선 구간과 3.7 km 길이의 원형 서킷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스즈카의 S 커브(일본 스즈카) 또는 파라볼리카 구간(이탈리아 몬짜)처럼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레이싱 트랙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곳이다. 서킷의 내부에 새로 만든 2.2km의 다이내믹 코스에는 인공비가 내리는 고속 주행 구간과 120m 직경의 원형 구간이 포함돼 있다. 포르쉐 관계자는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포르쉐 그 자체를 경험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라고 설명했다.이날 공장 투어는 파나메라 어셈블리(조립) 라인에서 이뤄졌다. 현재 라이프치히 포르쉐 공장에서는 직원 4400여명이 근무하며, 하루 평균 파나메라 160대~180대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SUV 마칸까지 포함하면 하루 평균 생산량은 총 600대에 달한다. 공장 내 무거운 차체를 나르거나 차량에 색을 입히는 도장작업 등 사람이 처리하기 어려운 작업은 1000대에 이르는 최점단 로봇이 지원하고, 나머지 과정은 대부분 작업자를 통한 수작업 조립으로 이뤄진다. 이는 차체만 같은 뿐 서스펜션(충격 흡수 장치)에서 배기관, 바퀴 휠, 시트 색상과 바느질까지 수백여개의 옵션을 제공해 고객 맞춤형 차량을 생산하는 포르쉐의 인디비주얼 오더(Indivisual order) 방식 때문이다. 고객 요구가 각기 다른 만큼 똑같은 차량을 찍어내듯 생산하는 게 불가능하다. 실제로 이날 둘러본 파나메라 어셈블리 라인에서 구동계를 얹은 차체가 들어서고 난 뒤 각종 부품이 결합되는 과정에서 동일한 인테리어 차량을 찾기 어려웠다. 포르쉐 신차를 계약한 이후 차를 인도받기까지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현장에서 직접 절감한 순간이었다.특히 공장 투어 내내 시끄러운 기계음이나 흔히 자동차공장이라면 풍길만한 쇳밥이나 기름 냄새도 전혀 나지 않을 정도로 공장은 깨끗하고 차분했다. 완전 자동화를 이룬 조립 모듈 시스템 덕분이다. 숙련된 작업자들은 각자의 공간에 서 차체의 조립상태를 점검하며 후속 결합작업을 진행했다.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들도 무인 운송차가 유도 루프를 타고 제공하는 물류 시스템 덕분에 모든 과정이 매끄럽게 들어맞았다. 이날 투어진행을 맡은 포르쉐 직원은 “이전에는 18시간 동안 사용될 부품만 보관했지만, 지금은 36시간 사용될 부품을 보관하면서 생산 효율이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포르쉐 3세대 신형 파나메라.(사진=이데일리 박민 기자)포르쉐 3세대 신형 파나메라.(사진=이데일리 박민 기자)포르쉐는 이곳 라이프치히 공장에서 앞으로 3세대 신형 ‘뉴 파나메라’도 생산할 계획이다. 3세대 신형 파나메라는 지난 2016년 공개한 2세대 파나메라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다. 역동적 성능과 스포티한 외관 디자인, 광범위한 디지털 기능, 더 강력해진 전기모터가 특징이다. 국내에는 내년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아울러 포르쉐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차 타이칸의 뒤를 잇는 두 번째 전기차 마칸 전기모델도 내년에 출시하고 이곳 라이프치히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라이프치히 공장은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는 포르쉐가 의지가 명확히 드러나는 곳이다. 100% 재생 에너지 전기로만 운영한다. 자체 태양광 설비만으로도 연간 최대 5000MWh(메가와트시) 전기를 제공한다. 공장에 있는 탄소 중립 생물자원 발전소는 도장 작업에 필요한 열에너지 중 80%를 책임진다. 또한 공장 외부에 자연상태의 농장을 구축해 암소 75 마리, 엑스무어 조랑말 25마리를 키우고 있고, 꿀벌 300만 마리 등이 살 수 있는 서식지를 만들어 자연과 공존하는 공장으로 운영하고 있다.포르쉐 관계자는 “라이프치히 공장은 전기 생산과 사용 등 균형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미 탄소 중립으로 가동되고 있다”며 “머지않아 제로 임팩트 팩토리(Zero Impact Factory)를 실현해 생태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생산 현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 내에서 바라본 라이프치히 공장 일대 모습.(사진=이데일리 박민 기자)
- [이상훈의 신경영 비전] 전기차 메이커 리비안의 기업가치
- [이상훈 전 두산 사장·물리학 박사]미국의 전기차 메이커 리비안의 IPO가 화제다. 지금까지 판매한 전기차가 160대에 불과한 스타트업 회사가 지난 11월 10일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상장과 동시에 시총에서 GM과 포드를 앞지르고 일주일 만에 시총이 180조 원을 돌파했다가 최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뒤에도 시총 130조 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IPO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고 미래에 전기차 세상이 온다고 해도 이미 테슬라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토요타, 벤츠, 폭스바겐, 포드 등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시장을 차지하려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양산 능력조차 검증되지 않은 스타트업의 시총이 130조 원이라는 것은 지나친 거품이 아닐까. 리비안은 MIT를 졸업한 로버트 스캐린지가 2009년 설립한 전기차 제조회사이다. 테슬라와 달리 리비안은 SUV, 트럭과 같은 어드벤처 차량과 밴과 같은 상업용 차량으로 제품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설립 후 9년 동안 스텔스 모드로 있다가 2018년 LA 오토쇼에서 SUV와 트럭 모델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2019년 아마존과 포드의 투자를 받으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아마존은 자본 투자뿐 아니라 2030년까지 리비안의 전기밴을 10만 대 구매하겠다고 발표하여 리비안의 위상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전기밴 한 대의 가격이 5만 달러 정도이니 10만 대면 50억 달러에 이르는 선주문을 확보한 것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가 주주이자 고객이니 리비안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할 만도 하다. 하지만 9년간 6조 원의 주문 만으로는 130조원의 시총을 설명하기 부족해 보인다. 리비안의 시총을 판단하려면 아마존의 선주문 금액 규모보다 아마존이 전시용 모델만 발표한 스타트업 회사의 밴을 왜 10만 대나 선주문했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마존은 2019년 기후 공약을 발표하면서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기후 공약을 실천하려면 상품을 실어 나르는 아마존 트럭과 밴을 모두 전기차로 바꿔야 한다. 물론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가 있지만 테슬라는 승용차 중심이어서 테슬라가 상업용 밴을 개발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아마존이 주목한 게 리비안의 트럭이었다. 리비안이 2018년 공개한 전기 트럭과 전기 SUV 모델은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모터, 파워트레인, 브레이크 등을 스케이트보드라고 부르는 동일한 모듈에 모두 장착하여 자동차의 바디와 인테리어만 바꾸면 트럭을 생산할 수도, SUV를 생산할 수도 있는 구조였다. 따라서 밴에 해당하는 바디와 인테리어를 스케이트보드에 얹기만 하면 전기밴을 생산하는 게 가능했던 것이다. 또한 리비안의 스케이트보드는 자동차의 네 바퀴에 강력한 힘과 토크를 전달하고 각각의 바퀴를 정밀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내재되어 있어 SUV나 트럭과 같은 오프로드용 자동차 시장에서 리더가 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이는 것 역시 아마존이 리비안에 투자하기로 한 이유였을 것이다. 리비안의 창업자 스캐린지는 회사 설립 후 9년동안 회사를 스텔스 모드로 운영하면서 테슬라뿐 아니라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오프로드용 전기차 스케이트보드 모듈을 개발했다. 리비안의 오프로드 운행 능력은 최근 출시된 리비안 전기트럭의 시승기를 보면 알 수 있다. 급경사와 바위투성이의 험지, 그리고 얼음이 얼어 미끄러운 도로를 미끄러지거나 멈추는 일 없이 내연기관 트럭보다 훨씬 쉽게 주파해낸다는 평가이다. 최고의 오프로드 운행 능력을 갖춘 리비안이 전기 SUV, 전기 트럭, 전기 밴시장에서 리더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시장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30년에 이 세 전기차 시장의 규모는 350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리비안이 이 시장에서 10%의 점유율만 차지해도 연간 매출이 350억 달러에 이르게 된다. 매출 500억 달러인 테슬라의 시총이 1200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매출 350억 달러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리비안의 시총이 130조 원인 것이 거품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9년 동안 묵묵히 오프로드용 스케이트보드를 개발한 스캐린지도 놀랍지만 리비안의 기술력을 알아보고 조 단위의 투자와 10만 대의 전기밴을 선주문한 아마존의 선구안도 놀랍다. 이런 선구안 덕에 아마존은 지금까지 리비안에 투자한 18억 달러의 투자금이 이번 상장으로 200억 달러가 넘게 되어 2년 만에 10배 이상의 투자 수익을 올리게 되었다. 앞으로 리비안이 양산에 성공하여 테슬라에 버금가는 전기차 회사로 성장할지 기대를 갖고 지켜봐야겠다.
- (42)4차 산업혁명의 시대, 플랫폼을 만들기 어렵다면 플랫폼에 올라타라!
- [편집자주] ‘발가벗은 힘(Naked Strength)’은 회사를 떠나 야생에서도 홀로서기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발가벗은 힘을 키워야 언제든 퇴사하고 싶을 때 퇴사할 수 있고, 야생에서 자신 있게 생존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필자는 자신이 누렸던 대기업, 임원, 억대 연봉 등의 타이틀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40대 중반에 퇴사해 전문가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야생에 소프트랜딩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데일리는 필자가 ‘발가벗은 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매주 소개한다. 이를 통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직장인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자신만의 Plan B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42) 4차 산업혁명의 시대, 플랫폼을 만들기 어렵다면 플랫폼에 올라타라!‘코로나19’가 4차 산업혁명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격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 ‘언택트(untact) 문화’가 갑자기 우리 일상으로 파고들면서 특히 정보기술(IT) 기반의 신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코로나 여파로 경제가 악화되면서 고용 불안감 또한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실제로 5월에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30~40대 직장인 23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퇴사 불안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최근 회사의 사정 등으로 인해 급작스럽게 퇴사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76.4%를 차지했다. 직장인 10명 중 7명 이상은 코로나19 사태로 퇴사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접촉 기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판매·서비스직의 경우 ‘퇴사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직장인 비율이 81.0%로 가장 높았다.4차 산업혁명의 촉발과 고용 불안이 동시에 작용하는 현재, 고민 많은 직장인들은 돌파구의 하나로 창업을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업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방법은 ‘플랫폼(platform)을 만들거나 플랫폼에 올라타는 것’이다.먼저, 플랫폼을 만드는 방법과 사례는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의 의미와 파급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보자.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3D 프린팅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첫 번째 키워드로 ‘플랫폼’을 꼽고 있다. ‘플랫폼’은 사람들이 기차를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평평하게 만든 장소, 즉 승강장을 말한다. 목적은 ‘많은 사람이 쉽게 이용하거나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특징을 차용한다. 플랫폼은 열차를 타기 위한 물리적 공간, 즉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기 위해 무조건 가야만 하는 곳이다. 따라서 플랫폼에는 사람들도 모이고 물건들도 모인다. 19세기에 증기기관차로 수많은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나르면서 산업혁명을 촉발한 곳도 바로 이 플랫폼이다.그런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이 플랫폼의 역할이 디지털 세계로 옮겨갔고, 플랫폼이 디지털 시대에 핵심가치로 등장하고 있다.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구축한 플랫폼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이 모이고 상품과 서비스가 거래된다. 이런 플랫폼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디지털 기반 플랫폼을 만든 기업들은 어떤 파급력을 갖고 있을까? 2006년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하고 모두 에너지와 금융 기업이었다. 하지만 2016년에는 1위에서 5위까지가 모두 플랫폼 기업(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이었다. 미국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스콧 갤로웨이(Scott Galloway) 교수는 현 시대를 장악하는 기업들 중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4개사를 일컬어 ‘디지털 4대 깡패’라고 했다. 플랫폼을 만들어 기업이나 소비자가 자유롭게 뛰어놀게 하면서 자신들은 이익을 챙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제조업을 대표하는 제너럴모터스(GM)가 1908년 창업 이후 기업가치 680억 달러를 달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7년이지만, 신생 플랫폼 기업인 우버는 이를 불과 5년 만에 달성했다. 또한 페이스북은 140년 역사의 세계적인 제조기업이자 혁신기업으로 정평이 난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시가총액을 2015년 11월에 추월했다. GE는 종업원이 수십만 명이고 160여 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데, 페이스북은 종업원이 2만여 명에 직접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사실상 없다.미디어 전략가인 톰 굿윈(Tom Goodwin)은 2015년 3월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다음과 같은 글을 기고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 기업인 우버는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가 없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미디어인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소매업체인 알리바바는 물품 목록이 없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 제공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소유한 부동산이 없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는 부동산을 전혀 소유하지 않고도 호텔 비즈니스를 뒤흔들고 있다. 현재 191개국 3만 4,000개의 도시에서 300만 개의 숙소와 1억 6,000만 고객을 확보한 에어비앤비는 4,400개의 호텔에 65만 5,000여 개의 객실을 보유한 세계 최대 호텔기업 인터컨티넨탈 그룹이 65년에 걸쳐 이룩한 업적을 단 4년 만에 달성했다. 대규모 인력이나 공장, 설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플랫폼 기업은 성장도 빠르다. 과거 기업들은 시장가치 10억 달러가 될 때까지 성장하는 데 평균 20년이 걸렸지만 페이스북은 6년, 에어비앤비는 채 3년도 걸리지 않았다.[사진 출처: Pixabay]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3D 프린팅 등 여러 기술을 융합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런 기술을 토대로 플랫폼을 만들어야 진정한 강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사실 개인들은 이런 거대한 플랫폼을 만들기가 어려울 수 있다. 창업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우선 질문에 대한 답을 하면, 우버와 에어비앤비 창업자가 돈이 많아서 창업을 한 것은 아니다. 스티브 잡스도 돈이 많아서 애플을 창업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을 만들 자신도, 힘도, 돈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플랫폼에 올라타면’ 된다.사례를 들어 보겠다. 미국에서 월마트 같은 저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사서 아마존에서 팔아 연 수백만 달러를 버는 라이언 그랜트(Ryan Grant)라는 청년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2014년에 이 사업을 시작해 월매출 300만 원을 올리다가 2017년에는 330평 규모의 창고에서 11명의 직원들을 거느리며 월평균 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비결은 뭘까?라이언 그랜트는 나름대로 제품을 선택하고 가격을 책정하는 원칙이 있었다. 제품은 일단 쉽게 살 수 있고 배송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선택했다. 주로 1+1 상품이다.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는 식품은 제외했고 장난감이나 인테리어 제품을 취급했다. 아마존에서 판매했기 때문에 아마존과의 경쟁 여부에 따라 가격을 결정했다. 아마존과 경쟁하지 않는 제품은 최저가에 1.5% 추가마진을 붙였고, 아마존과 경쟁하는 제품은 아마존 판매가로 팔았다. 인기 있는 제품일 때는 아마존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했는데, 아마존 재고가 다 소진되면 판매 기회가 늘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물류는 창고를 임대하고, 배송은 FBA(Fulfillment By Amazon: 아마존 직배송)를 이용해 최적화했다. 결국 정보 격차와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돈을 번 셈이다.한국의 호미를 아마존에서 팔아 대박이 난 사람도 있다. 영주에서 52년째 낫을 만드는 석노기 씨다. 그는 2018년에 ‘경상북도 최고장인(匠人)’에 선정됐지만 일상에서는 달라진 게 없었다. 그가 만든 호미와 낫은 여전히 개당 4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그랬던 그의 호미가 아마존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국내에서 4000원가량 하는 이 호미는 아마존에서 14.95~25달러(1만 6000원~2만 8000원)에 팔렸고, ‘가드닝(gardening·원예)’ 부문 톱10에 오르며 2000개 이상 팔려 나갔다. 이제는 영주대장간 호미는 미국을 비롯해 독일, 오스트리아, 호주 등 세계 곳곳에 진출했다. 호미 사례도 플랫폼에 올라 탄 사례다. 외국 사례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네이버 스토어팜 등에 입점해 성공한 사람, 인스타그램에서 옷을 팔아 성공한 사람도 많다. 이 역시 플랫폼에 올라탄 사례로 볼 수 있다.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업, 플랫폼을 만들기 어려우면 플랫폼에 올라타라. 특히 직장인들의 경우 플랫폼에 올라타는 방법을 스마트하게 활용한다면, 고용 불안을 해소하는 동시에 미래를 준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발가벗은 힘’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다.◇이재형 비즈니스임팩트 대표전략·조직변화와 혁신·리더십 분야의 비즈니스 코치(CPCC·PCC·KPC). 주로 기업의 CEO·임원·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강의와 코칭을 하고 있다. KT 전략기획실 등을 거쳐 KT그룹사 CFO 겸 경영기획총괄로 일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학위를 취득했으며, 저서로는 《발가벗은 힘》, 《테크노 사피엔스》,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 《전략을 혁신하라》, 《식당부자들의 성공전략》, 《인생은 전략이다》가 있고,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 [여행팁] 미술관보다 더 미술관 같은 호텔 '베스트4'
- 인천 영종도의 파라다이스시티[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가을이 완연해 졌다.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줄 예술 작품을 만나고 싶다면 미술관 대신 호텔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각종 문화 혜택을 제공하는 호텔이 많아지고 독특한 감성을 자랑하는 부티크 호텔이 늘어나면서 호텔이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복합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와 작가들이 실력 발휘를 한 아름다운 예술 호텔 4곳을 소개한다. 올가을, 미술관보다 더 미술관 같은 호텔의 로비나 객실에 앉아 예술 작품들을 바라보며 마음의 휴식을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서울 홍대의 라이즈오토그래프홍대 객실◇밀레니얼 세대 취향 저격한 예술 호텔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홍대’이 호텔은 소비력 충만한 밀레니얼 세대가 인정한 호텔이다. 홍대로 대표하는 한국의 ‘힙’(아주 멋진)한 감성과 세계적으로 통용하는 젊은 감각을 반영한 새로운 개념의 호텔이다. 이 호텔이 탄생 배후에는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가 열광한 디자이너와 작가를 투입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베를린의 소호 하우스 설계를 맡았던 세계적인 디자인 건축 기업 ‘미켈리스 보이드(Michaelis Boyd)’가 맡아 호텔 전체가 힙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특히 국내외 아티스트가 인테리어에 참여한 4개의 아티스트 스위트는 객실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꾸며졌다. 크리에이티브 플랫폼인 매칸(Maekan), 설치미술가 박여주, 사진작가 로랑 세그리셔(Laurent Segretier)와 페인팅 아티스트 찰스 문카(Charles Munka)가 각각의 아티스트 스위트를 디자인했다. 각각의 객실은 독립 예술 전시공간이고, 그 공간에 묵는 투숙객도 이미 작품 일부다.인천 영종도의 파라다이스시티 호텔◇호텔 그 이상의 예술 뮤지엄 호텔 ‘파라다이스시티’파라다이스시티에 들어서는 순간 없던 예술적 영감이 생긴다. 이곳에 들어가는 순간 하나의 예술도시에 여행 온 듯하다. 지난 9월 유러피안 감성을 모티브로 예술적 감각을 더한 럭셔리 부티크 호텔 ‘아트파라디소’를 비롯해 스파·클럽·플라자·예술전시공간 등으로 구성한 2차 시설의 개장만큼 주목받은 건 이 호텔에 설치한 작품 라인업이었다.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국내 유명작가들부터 세계적인 유명작가들의 작품들이 발길 닿는 곳마다 있다.현대미술의 대가 제프 쿤스(Jeff Koons)의 ‘게이징볼-파르네스 헤라클레스’(Gazing Ball-Farnese Hercules), 이탈리아 출신 세계적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의 조각품 ‘파라다이스 프루스트’(Paradise Proust),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골든 레전드’(Golden Legend),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작품 ‘노란 호박’(Great Giant Pumpkin), 하우메 플렌자(Jaume Plensa)의 거대조각상 ‘Anna B in Blue’ 등이 이 호텔 작품 라인업의 일부다. 이곳은 호텔 그 이상의 예술 박물관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다.JW 메리어트호텔◇품격 있게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JW 메리어트 호텔’호텔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 작품이 압도한다. 1층 로비 중앙에 비치된 총 15m 높이의 ‘아이보리 더블 목걸이’ 때문이다. 호텔을 들어선 모든 이 작품을 기억하는 것은 위치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프랑스 출신의 설치 미술 작가 장 오토미엘의 작품이서다. JW메리어트 호텔에는 그의 작품 외에도 알젤름 키퍼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이 투숙객의 발걸음이 닿는 곳에 있다. 이곳이 일반 갤러리 작품을 잘 감상 할 수 있는 이유는 투숙객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마저 세계적 작가들이 신경 썼기 때문이다. 객실과 공용공간, 식음업장 등은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거장인 에이전시 포비아이(AGENCY 4BI)의 브루노 무와나르(Bruno Moinard), KPF, 올슨 쿤딕(OLSON KUNDIG), 카사포(CASAPPO), 계선(KESSON) 등과 협업해 완성했다. 인테리어와 더불어 플라워 데코레이션이 작품과 더해지면 가을 호텔이 여느 갤러리만큼 사색하기 좋은 공간이라는데 동의할 것이다.호텔 28 명동◇영화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충실히 그려낸 ‘호텔28 명동’호텔이 고급 영화촬영 세트장 같다. 호텔28은 영화 촬영장을 모티브로 삼아 영화적 체험이라는 개념을 완성해 호텔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체크인 시 영화관 개념에 맞게 웰컴 선물로 팝콘을 제공하는 감각도 색다르다. 객실로 올라가는 동선을 따라 신기한 빈티지 영화 소품들이 있고 텅 빈 곳에는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영화라는 하나의 예술 콘셉트로 이뤄진 데는 이 호텔의 명예회장이 영화배우 신영균이기 때문이다. 객실마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흑백사진이 걸려있는데 모두 신영균이 배우로 활동 당시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투숙객이 객실 외에도 쉴 수 있는 곳인 라이브러리에는 한국 영화 발전에 이바지한 영화배우 신영균의 트로피와 정보들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명동 한 중심에 있는 만큼 서울관광과 이색적인 문화 예술 호텔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최적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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